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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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여행은 좀 더 느긋하게, 마음 가는 데로, 어쩌다 본 광경과의 만남을 즐기는 사람에겐 정반대의 여행 방식입니다. 또 그런데 무대탐방까지 염두에 둔다고? 아고고..

 

그렇지만 이번 겨울의 홋카이도여행에서 이동에 대한 걱정과, 또한 거기에 오랜만에 가족여행인지라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패키지 여행을 택했습니다.

 

그래도.. 그래도오 말이죠. 지금까지 봤던 작품의 배경을 지나가는 식이라도! 비슷한 풍경이라도! 하다못해 분위기라도!!! 란 심정으로 여행가기전 봤었던 작품들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작품으론 삿포로 시를 배경으로 하는 카논. 이걸 실시간으로 봤다면 당신은...

 

두 번째로는 은색 아득히. 삿포로를 주 배경으로 눈 내린 풍경과 함께 중학생 때 시작된 인연이 성인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긴 호흡으로 표현한 게임. 한번 skip으로 진행했는데도 루트당 한 시간이 걸리는 무시무시한 분량.

 

세 번째로는 중2병 극장판. 주인공들이 사랑의 도피를 한답시고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거기서 여주인공의 부모님을 뵈러 홋카이도로 갑니다. 삿포로시는 짧게 나오지만 명물을 압축해서 보여주죠.

 

과연 전 이번 비에이 - 오타루 - 삿포로 로 이어지는 패키지여행에서 얼마나 건질 수 있었을까요? 그 처절한? 분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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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비에이로 가는 길

치토세 공항에 도착. 공중에서 내려볼때도 그렀지만 찻길 빼고는 전역이 눈에 덮여있는 듯한 풍경의 홋카이도.

 

하도 입국하는 사람이 많아 공항에서 빠져나가는데만 2시간은 서서 줄 섰던 것 같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 아마 평소엔 이자카야인것 같은 곳에서 된장 닭도리탕 같은 한상을 빠르게 먹고 비에이로 출발.

 

중간에 가는 길에 있던 조그만 휴게소에 어딘가 눈에 익는 귀여운 녀석이 있어서 바로 주워왔습니다. 별명으로 '눈의 요정'이라 적혀있는데 그 정체는

블루아카의 세이아가 한 손에 들고 있는 새이기도 하고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서번트x서비스에서도 잠깐 나오는 흰머리오목눈이입니다.

 

어쩌다 득템한 감동도 잠시

 

많은 눈으로 고속도로가 막혀버려 국도를 타고 가느라 첫날에 비에이의 숙소까지 가는데 장장 6시간...  패키지는 그래도 버스 타고 멍 때리고 가니 몸은 편하겠지 하는 편견이 산산조각 난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간신히 숙소에 도착해서 호텔뷔페저녁. 호텔뷔페엔 그다지 기대를 안 했는데..

오호?

오호!

중2병 극장판에서 입맛을 다시며 소개한 (먹지는 못한) 칭기즈칸 구이! 미리 계획된 패키지 음식엔 없어서 먹어볼 기대는 버렸었는데 이런 행운이!

 

아 맛은 단맛 없는 짠 간장 갈비구이였습니다. 한국은 맵기에 대한 정도가 없는 음식이 있는데 일본음식 먹다 보면 여긴 짠맛에 대한 정도가 없을 때가 느껴져요.

후식으로는 당시에도 지금도 화두였던 수성의 마녀 콜라보 제품인 달달한 팝콘과 삿포로 캔 생맥주 및 오이시이우유. 우유 제목에 어그로가 끌려서 집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팝콘은 그냥 팝콘과 딸기맛으로 달달하게 코팅된 팝콘이 섞여있는데 안주로 꽤 괜찮았습니다. 아 빨간 딸기... 빨간 토마토....... 토마토...

... 다행히 막방을 방영하기 전에 가서 다행이군요?

 

왔으니 노천탕 한번 가다가 온천무스메와 만났습니다. 어째서 온천대표 캐릭터인지 모를 디자인이 일품입니다. 저런 옷인 주제에 신발만 털부츠인 것이 묘하게 킹받는 디자인. 분명 외부인은 모를 선정과정이 있었으리라.

 

- 2일째 - 비에이

비에이에선 너른 평원에 펼쳐진 눈부신 설경에서 사진을 찍고

눈을 뚫고

사진 찍고

눈을 뚫고

 

사진 찍는 여정의 연속. 중간에 러브 래터의 배경이 된 곳이 있다 하지만 전 러브래터를 본 세대가 아니어서 말이죠..

 

그렇게 오늘은 무대탐방이라 할만한 게 없다 싶었는데...

오 눈이 이쁘게 쌓여 있는 이 열매는?

카논에서 나온 눈토끼에 (아마도) 쓰인 마가목의 열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주변엔 침엽수 잎만 좀 살아있고 저런 잎은 없어서 나중을 위해 일단 열매만 챙겼습니다.

 

그리고 또 눈보라가 엄청나서 거의 화이트 아웃돼버린 고속도로를 (시속 80km feat 구글맵 gps속도측정) 달리는 버스를 타고 다음 숙소로

 

다 와갈 때가 돼서야 눈보라가 멈춰줬네요..

 

드디어 숙소에 도착하고 저녁뷔페! 그리고 또 뜻밖의 만남!

중2병 극장판에서 (먹지는 못한) 나왔던 홋카이도 미소라면! 이번에도 호텔에 직접 만드는 미소라멘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혹시 중2병에서 나온 3대 음식을 호텔로 클리어할 수 있나?

 

아 근데 맛은.. 분명 국물은 된장색인데 왜 짠맛이 더 돋보이는 거죠.

 

이후 노천탕 뒤 매체에서 목욕 후에 자주 나오는 푱하고 뚜껑을 따는 우유와 함께 오늘 하루는 종료

 

 

- 3일째 - 오타루와 삿포로

아침의 서프라이즈론 의외로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초밥의 기원. 발표의 젖산을 통해 보관성을 높이는 방법이라 들어 시큼할까 했는데 오히려 젓갈하고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짭짤하고 물렁물렁.

 

눈 덮인 산길을 지나서

드디어 '눈 없는' 찻길로 들어서면

 

오타루 운하에 도착!

 

그리고 드디어 성지순례라고 할 수 있는 장소에 도착! 가이드말로는 여기가 굉장히 오래된 창고래나요

은색 아득히에서 유즈키를 쫓아갔던, 그리고 어렸을 때 추억이 있던 장소로 등장합니다. 분위기 있는 가로등이 게임에선 추가됐네요.

하긴 빨간 벽돌로 된 건물의 색감이 오타루 운하에 있던 건물들에선 돋보이게 이쁜 건물이라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작중 주인공으로부터 선물 받고 고장 나버린 오르골을 고치러 갔던 오르골관으로

이런저런 오르골들이 있지만 곡들은 대부분 오르골에 쓰이는 클래식, 애니메이션 쪽은 그나마 지브리 정도나 있습니다. 날개를 주세요가 있길래 그거라도 집어오려다가 너의 이름은 음악 코너가 있어서 가져왔네요. 하도 유명하고 오는 사람들이 한 번씩 다 돌려봐서 그런지 사진 아래처럼 손잡이가 빠진 채 고장 난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사이즈 오르골로는 주요 멜로디의 반 정도나 간신히 연주될락 말락 합니다. 덕분에 끝맺음이 미묘한 채 멜로디 앞부분만 반복되는 음악들..  으앙 내가 영상매체들에서 듣던 오르골 소리는 이러치 안아

그러면 좀 더 큰 오르골이면 될까? 했더니 가격이 와우.. 앤티크 오르골당이라 더 비싼 감도 있기야 하겠지만 오르골당 가격 보면 오르골 선물해 준 주인공들이 다 정말로 큰맘 먹었던가 아니면 그냥 오르골 음악을 연주하는 장치던가 하는 거 같습니다. 역시 주인공들은 어릴 때부터 떡잎이 달라.

 

이제 오타루를 나와 아직 눈과 눈 치운 흔적이 남아있는 삿포로 시내를 지나

 

어디선가 본 듯한 눈 덮인 공원을 지나면

 

홋카이도 신궁에 도착합니다.

직선으로 곧게 솟은 나무사이 길이 인상적인 곳인데

 

은색 아득히에서 새해참배 가는 곳으로 늘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죠. 중딩-고딩-성인까지 다루다 보니 다른 만화에선 한두 번 갈까 말까 한 새해참배를 몇 번을 가는 건지

 

신사에 볼게 많진 않으니 잠깐 짬이 생겨서 이전에 챙긴 마가목 열매를 써서 카논에서 나온 이 눈토끼를 연성해보려고 했습니다.

...

일단 눈이 굉장히 잘 바스러지고 뭉쳐지지 않아서 모양 잡기도 힘들기도 했지만, 토끼의 귀여움의 지분을 담당하는 귀를 담당할만한 넓은 잎이 하나도 없습니다. 잎이 붙어있기라도 한 것은 침엽수들밖에 없으니

 

에잇.

 

신사를 나와서 모이와야마 전망대로 향합니다

올라가다 보면 골든 카무이를 통해 접했던 아이누족 문화를 작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같은 곳에서 골든 카무이 굿즈도 보이더군요.

 

케이블카를 타고 무시무시한 추위 속에서 야경을 담아낸 뒤

 

은색 아득히에서 지겹게도 본 TV 타워와 오도리 거리 공원으로! 한창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온갖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되어 있고

 

은색 아득히에서 빵구경하러 다녔던 뾰족뾰족한 크리스마스 노점상이 가득한 거리도 설치되어 있어요. 한국에서도 광화문 광장에서 하고 있었더군요.

 

여러 장식들 사이에서 사진 찍다보니 좀 추워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출국 전날 저녁은!

대게!

대게 회!

대게 맑은탕!

대게 마키스시!

대게그라탕!

대게튀김!

유루캠프 극장판에서 대게먹방씬마냥 말없이 클리어하며 삿포로에서 마지막 밤이 가고 있었습니다.

 

- 4일째 - 삿포로 마무리

 

이번 호텔 뷔페 조식에서도 반가운 음식이 등장. 오른쪽 위에 있는 수프카레입니다.

결국 호텔 뷔페에서 어찌저찌 중2병 극장판 3개 음식을 다 찍먹해보네요. 맛은.. 카레탄 맑은 비프스튜?

 

마지막 행선지는 공항으로 가는 길에 시계탑을 버스 안에서 지나가기며 보기.

중2병 극장판에서도 잠깐 나오는데

1905년을 배경으로 하는 골든카무이에서도 나온 만큼 굉장히 오래된 건물입니다. 잘 보면 삿포로 맥주에도 있는 붉은 별이 있죠.

다만 은색 아득히에서도 러시아에서 온 베슬리가 벙찌듯이 관광지? 느낌의 아담한 건물.

 

시계탑은 차창관광이라 길레 그래도 관광버스가 잠깐 멈추기라도 하고 갈 줄 알았는데 그냥 쓱 지나가기만 해서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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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그래도 패키지여행치고 매체에서 접했던 홋카이도의 눈이 가득한 겨울 분위기를 잔뜩 체험하고 온 것 같습니다.

제한된 코스 속에서 반가운 장소를 만났을 때 재미는 더 했고요. 한 달 만에 간신히 작성한 여행기지만 여전히 그때 눈 가득한 세상이 떠올려집니다.

 

언젠가 다시 가서 게를 더 많이 먹고 왔었으면..

 

 

- 번외 1 -

왜 홋카이도에서 왔는데 한국이 더 추운 거죠? (홋카이도보다 한국 서울이 5도정도 더 낮았던 걸로 기억)

 

- 번외 2 -

 

promega 치즈 과자, 눈의 연인 과자, 멜론과자, 등등 먹을거리를 이것저것 많이 샀는데 이 바움쿠헨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너무 달지도 덜 덜지도 않은 절묘한 단맛이 일품.

 

은색 아득히에서 품절을 걱정할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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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x]

1, 2일차 - 나고야 & 히다이치노미야 - 이키비나 (살아있는 히나) 축제 - 빙과 무대탐방

3일차 - 타카야마 - 빙과 무대탐방 + 너의 이름은 조금

4일차 - 히다후루카와 - 너의 이름은 무대탐방

5일차 - 이세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무대탐방

6일차 - 이세 신궁 내궁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무대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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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밝았습니다! 여행 전에 휴가를 위해 불타오르다가 얻게 된 불면증이 아직도 맹렬하게 괴롭힌 탓에 자기 전 마신 한 캔의 술도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아 잠이 좀 부족합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오늘 돌아다닐 곳이 많으니 더 이상 늦게 행동하면 안 되겠죠.

 

  오늘은 본격적으로 빙과의 주요 배경이 된 타카야마를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후... 긴 여행의 예감이 드는군요. 그와 비례해 이 글도 엄청나게 늘어지겠지요. 일단 출발해 봅시다~

 

  좋은 시설의 게스트 하우스인만큼 가벼운 아침까지! 1인당 빵 두 개와 간단한 페이스트들, 그리고 직접 만들 수 있는 수프! 차이니즈 스탁은 뭔가 하고 먹어봤다가 입만 버렸습니다. 웩 sea weed는 미역국스러운 건가 싶었는데 그냥 미역만 있었습니다. 된장은 알아서 지참? 덕분에 제일 왼쪽 옥수수 수프가 저의 유일한 동반자였습니다.

 

  타카야마 시내만 돌아다닐 거라면 걷는 것으로도 괜찮겠지만 오늘은 자전거 렌탈 샵에서 걷는 것에 비해 3배는 효율이 좋다는 문명의 이기,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그냥 바구니 자전거나 생각했는데 기대도 하지 않은 3단 기어에 플랫한 손잡이입니다. 관리도 잘 돼있어 반짝반짝. 기대 이상의 자전거에 기분이 UP. 오랜만에 밟아보는 페달의 감촉에 더더욱 UPUP!

 

  젊은 남자 혼자서 자전거 빌린다니깐 주인 할아버지가 잠시 쓰윽 보더니 "너의 이름은? 빙과?"라고 물으십니다. 하하 그렇지요 하하하. 빙과라고 하니 꺼라위키에서 봤던 빙과 무대탐방용 지도를 줍니다. 꺼라위키에선 역에 있다 했는데 없어 슬퍼하던 차에 여기에서 받게 될 줄이야. 주인 할아버지와 함께 지도를 보며 빙과의 무대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들릴 수 있는 아침시장이나 박물관 위치도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잘 알려진 강가에 있는 타카야마 아침시장과 달리, 또 하나의 아침시장을 여는 오래된 건물 앞을 할아버지께 듣고 찾아갔습니다. 규모는 작아도 은근 이것저것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외국인 대상 투어가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가이드가 설명하고 있어 슬며시 끼어들어서 살짝 듣고 빠져나옵니다. 혼자 여행하며 맛보는 재미죠.

 

  이 주변 지형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그런지 몰라도 사과가 종류가 참 많습니다. 시식할 수 있어 먹어보니 다들 조금씩 풍미가 다르면서도 단맛이 일품입니다. 참 일본이나 우리나 과일 달달한 거 좋아합니다. 저번에 동남아 갔더니 망고와 파인애플 외 과일들은 달기보다는 신맛이 너무 많아서 슬펐었죠.

 

  채소와 쌀을 파는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사루보보 인형을 만났습니다. 보통 다른 곳은 저 몸통에 있는 글씨가 "히다"라고 써 있는데, 이건 직접 만들어서 "타카야마"로 적혀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선 직접 만들지 않으면 진열도 못한다고 말씀하시긴 하는데 정말인진 모르겠니다만, 다른 기념품점에는 다 히다로 적혀있기도 하니 희소성을 노리고 넘어가드립니다. 몇 개씩 사니 조금 세일해주신 건 덤. 쌀파는 봉투가 어쩐지 정겹습니다.

 

  이쪽은 잘 알려진 타카야마 아침시장 쪽입니다. 여기에도 빙과 배경이 있긴한데 사람이 지금은 너무 많아서 아침시장 구경이나 하고 나중에 사진을 찍기로 했네요. 나중에 다시 와도 되겠죠?

 

   그렇겠죠?

 

 

  지나가다 조그만 붕어빵을 파는 곳이 있길래 먹어봤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갑자기 카논에서 아유가 행복하게 붕어빵을 먹는 애니메이션 캡처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이 이렇게 나오는 일본의 붕어빵이다!라고 아주머니가 말씀하십니다. 하하하 참 어찌 아시고 하하하. 한켠에 있는 방명록에 한국사람은 없다고 하니 몇 자 남기고 왔습니다. 다음에 오시는 분이 찍어주시겠죠. 참 붕어빵은 맛은 비슷한데 한입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가 재밌었습니다.

 

  왜인지 롤라도 이런 표고버섯 간장조림 반찬을 이렇게 포장해 파는 곳이 많았습니다. 근데 꽤나 맛있긴 합니다. 익숙한 약간 매운 간장 맛이 우리 입맛에도 맞네요. 짐을 벌써 많이 만들고 싶진 않아 집어 들진 않았지만 나중에 한번 만들어 볼까요? 맛을 보건대 대충 따라 하려면 간장 미림 고추를 섞어 달인 물에 표고버섯을 절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데 포스터가 걸려있는 히다규 꼬치와 술을 파는 집이 있었습니다. 어째서죠? 두 작품에서 히다규 꼬치가 나온 적이 있던가? 풍성한 아주머니의 입담에 살 뻔했지만 히다규는 전날 밤에 많이 먹기도 했고 아직 낮이니 술 마시고 라이딩은 위험하기에 밤에 다시 오기로 하고 일단 발을 옮깁니다.

 

  아침시장도 구경했으니 본격적인 빙과 무대탐방은 점심을 먹고나기로 하고 일단 점심을 해결하러 갑니다. 자전거 할아버지께 들었던 여기서 꽤나 전통 있다는 소바 가게로 향했습니다.

 

  한국에서 왔다 하니 한국말로 된 먹는 방법 만화도 주네요. 누가 그렸을까요? 오호 설명이 꽤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메밀면은 학생식당이나 대충 하는 집의 소바는 만화처럼 금방 면이 망가지곤 하지요. 흑

 

  역시 소바 하면 차가운 거여야지 VS 바깥이 존내 추운데 무슨, 온소바로 가자!

 

  이 두가지 의견이 머릿속에서 한 5분은 투쟁하다 결국엔 덴푸라소바를 주문했습니다. 날씨가 어제보다 맑아졌긴 한데 아직도 상당히 추워서 일단 몸을 덥혀야겠어요. 소바면이 메밀의 거칠함이 살아있으면서도 찰랑거리니 이거 꽤나 맛있네요. 만화에서 나온 것처럼 후루륵. 가격이 좀 센 것이 슬픈 단점이네요.

 

  배도 채우고 이제 본격적인 무대탐방이다! 하고 히에 신사를 향해 발을 땟으나 금방 중간에 새고 말았습니다. 제목은 빙과 무대탐방인데 아직까지 시작도 못 하고 있네요 하하. 여긴 타카야마 국립박물관의 별관에 있는 타카야마 예술작품관입니다. 대나무로 만든 등롱, 여러 가지 나무 공예품, 그리고 이 곳이 있었습니다! 너의 이름은 에서 나온 끈 만들기 체험!

 

  그냥 박물관 같은 것이 있길래 흐느적거리며 들어갔다가 만난 예상치 못한 반가움에 바로 체험을 신청했습니다. 만든 끈 + 단색 끈 해서 2200엔. 끈을 사면 2900엔 이상 하는 것을 생각하면 체험하는 비용으로 크게 아깝지 않습니다.

 

  만드는 것은 3색 끈. 너의 이름은 에서 나왔던 것에 비해 단순한 형태라, 얼마 안되는 순서를 잘 기억해두고 따라 하는 것을 반복하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순서를 틀려도 옆에서 지켜보고 말해주십니다. 생각보다 간단해서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어봐도 괜찮을 것 같네요.

 

  완성! 3색은 여러 가지 색의 끈에서 고를 수 있는데, 만들고 나서 보니 뭔가 한국적인 조합이 되었어요. 가르쳐주신 분이 한국인의 피가 무의식 중에 고른 게 아닐까 하십니다. 짧은 버전이라 그런지 애니메이션처럼 두 번 감지는 못하고 한번 감아서 간신히 매듭지을 정도네요. 손목이 조금 더 굵으면 매듭보다는 애니메이션 같이 걸쇠를 이용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가르쳐주신 아주머니에 뒤이어 오신 장인 포스를 가지신 주인 할머님이 한국에서 드라마의 그분을 닮았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았었냐 하면서 농을 걸어주십니다. 어찌 이 미천한 자에게 그런 황송할 말씀을.

 

자 드디어 본격적인 빙과 무대탐방의 시작!!! 도보 15분이라는 히에 신사로 갑시다! 아 자전거는 좋네요. 정말 좋아요. 걸을 때는 느끼지 못하는 이 밟을 때마다 슝슝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란!

 

  이였는데 잠시 히에신사로 가기 전 바로 앞에 있는 삼나무 뭐시기 신메이 신사의 계단을 보고 말았습니다. 히에신사보다 더 낡고 긴 이 시골틱한 돌계단이 있는데 이쪽이 더 '너의 이름은'에 나온 돌계단스럽게 보입니다. 올라가 보니 타카야마시가 대충 보이는 높은 곳까지 계단이 있네요. 아쉽지만 더 이야기 했다간 빙과를 시작도 못 하게 될 것 같으니 이번엔 생략합니다.

 

" 역시 정월. 차림새가 눈부신 사람도 있군. " - 빙과 20화 중

 

  짠 여기가 히애신사의 입구입니다. 빙과 20화에서 치탄다가 기모노 입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호타로를 새해 참배에 불러내서 만나는 곳이지요. 그리고 호타로는 그대로 가슴에 스트라이~크! 생각해보면 후반부로 갈수록 치탄다도 굉장히 요망해졌어요. 장난 스페셜리스트 타카기 못지않습니다.

 

  1쿨 오프닝과 20화에 나온 장면들. 1기 오프닝에서부터 이 신사가 나온줄은 여기 오고서야 알았네요. 저도 따라서 신사로 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1쿨 오프닝에서 나오는 본전 올라가는 계단 앞에 있는 빨간색 토리이.

 

  너의 이름은 의 빨간색 토리이의 배경이라고도 선전하던데 글쎄요? 그렇게까진 닮진 않았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조금 닮았을지도요?

 

"에너지 소비가 평온한 1년을 보낼 수 있기를. " - 빙과 20화 중

 

  계단을 놀라가 본전에 도착하니 거대한 신목과 함께 소원 비는 곳이 있습니다.  저도 사진을 찍으며 마음속으로 호타로와 같은 소원을 빌어봅니다. 돌아가서 제발 쓸데없는 일이 늘어나지 않기를.               이뤄지진 않겠죠. 압니다 알고말고요 흑흑

 

  신사내의 무녀복을 입고 부적을 팔던 매점입니다. 가끔 일본의 절에도 들리는데 파는 게 비슷해..아니 그냥 똑같아서 일본에서 절과 신사의 차이가 어떤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기 왼쪽에 조금만 건물들이 주르륵 있습니다. 대충 저쯤에 있는 창고에 갇혀있었겠지요.

 

  아마 대충 둘이 갇혀있던 곳은 이렇게 생겼겠지요? 다만 새로 지어져서 호타로 정도의 힘으론 틈조차 생길 것 같진 않네요. 자 이만 히에신사를 뒤로하고 다른 곳을 향해 페달을 밟습니다.

 

 "무사히 고교생이 된 너에게 누나로서 한 가지 어드바이스를 해 줄게. 고전부에 들어가렴." - 빙과 2화 중 -

 

2화 8화 때 나온 호타로 집 근처입니다. 호타로 집이 있었을 것 같은 곳은 지금은 공터만 남았네요.

 

 

  11화에 나왔던 호타로의 집 근처 도로입니다. 도로가 뭐 중요하나 싶지만 11화 빙과부 모두에게 한소리 들은 데다가 이리스와 대담 후 풀 확 죽은 호타로의 귀중한 모습이 있던 장면이기도 하지요. 배경을 따라가다 보니 재밌었던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 호타로가 얼마나 풀이 죽었는지 배경을 보면 집에 가는 길을 지나치기까지 합니다. 그 에너지 절약가 호타로가 말이죠!

"하지만 그런 후쿠 짱을 아직도 좋아하는 내가 가장 화가 나!" - 빙과 21화 중 -

 

  강 근처는 많이 모여있으니 금방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있단 먼 곳부터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여긴 21화 그 씁쓸한 발렌타인 이야기가 펼쳐지던 하나사토 구름다리입니다. 두 사람만 좋으면 그만이라 하지만 작중 다른 두 사람이나 보는 저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이바라네 집은 시내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지 이바라의 하굣길로 보이는 이곳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이제 더더욱 시내와 떨어진 먼 곳으로 갑니다. 지나가다 보이는 하수도구에 잠깐 찰칵. 어렸을땐 저런 하수도구 안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모험 기분을 양껏 내곤 했었지요.

 

  가는 도중 길을 건너야 하는데 횡단보도는 없고 대신 이런 지하도가 있습니다. 자전거로도 갈 수 있게 되어있네요. 상당히 낡은 모습입니다. 어디선가 싱하형이 10초 만에 달려올법한 지하도네요.

 

 지금 목표하는 곳은 서쪽끝에 있는 타카야마 전경을 볼 수 있는 스카이파크. 이름 그대로 높은 곳에 있긴 한데 아직은 완만한 길이라서 3단으로 어찌 올라갈 만 한데 도중 자전거 주차장이 만났습니다. 어째서 이런 곳에 자전거 주차장이?

 

  헥.....헥..........자전거 주차장을 지나고나서부터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단단히 기억하십시오. 구글맵에서는 위아래가 없습니다. 으앙 살려줘요. 거기 지나가던 트럭 아저씨 좀 태워주소.

 

  기어가 3단밖에 없긴 하지만 MTB였어도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건 힘들었을 겁니다. 어찌 터벅터벅 끌면서 15분은 구부정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점심 먹고 신사에 갈 때만 해도 바람이 스쳐나가는 사이클링에 기분이 좋았지만 어느샌가 하드한 트레이닝이 되어버렸습니다. 헉헉...

 

  어떻게 올라왔습니다! 위에 펼쳐진 너른 잔디밭에서 현지 사람들은 자동차에 어린이용 조그만 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가족단위로 놀고 있더군요. 

 

  일단 올라왔으니 기념 삼아 한 장 찍었습니다. 나중에 절 포함해 찍어주신 분에게 물어봤더니 걸어서 올라온 적은 있어도 자전거 끌고 올라오는 사람은 못 봤다고 합니다. 하하하 이런 하하하

 

"뭐라고 할지. 그... 신경 쓰인다." - 빙과 18화 중 -

 

18화 선생님의 헬리콥터 이야기에서 잠깐 나왔던 타카야마 전경입니다. 정말로 잠깐 나왔던 장면이요. 다행히도 올라오니 날씨가 맑아 멀리까지 보이는 좋은 날이었기에 망정이지 풍경도 안 좋았으면 여기 대체 왜 왔나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호타로가 작 중 처음으로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려 한 사건의 배경이니 조금은 특별하게 대접해주도록 하죠.

 

  일단 땀좀 식히고 체력게이지도 올릴 겸 올라오느라 더워 벗어던진 옷가지를 다시 입고 풀밭에서 잠시 죽어있겠습니다. 너무나 몰골이라 그대로 보여드리긴 좀 그렇네요.

 

  일어나 한 바퀴만 돌고 내려가려는데 저 멀리 남자아이들이 절벽에서 로프를 달고 오르내리며 놀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저런 거 참 좋아했죠. 다만 저렇게 흙 절벽에 로프가 아니라, 그냥 바위 절벽 틈을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어른이 있었다면 참 조마조마하게 보셨을 것 같네요. 

 

  자전거로 높게 올라온 자에겐 복이 있나니. 내려가는 길은 싱거울 정도로 시원합니다. 다만 이번에 여행 오기 전 깜박하고 여행자 보험을 들지 않았으므로 어디까지나 속도는 적당히 조절하며 바람을 타고 내려갑니다. 커브만 없었어도 어렸을 적 때처럼 페달이 헛도는 속도까지 내볼 텐데.

 

  엥? 이제 한 숨 쉴 겸 카페에 가는 도중 꽤 큰 세가 월드 건물을 발견합니다. 제가 또 이런 곳을 그냥 지나갈 수 없죠.

 

  저런 UFO캣쳐는 박스크기 1cm 차이에 따라 난이도가 급변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가장 빨리 뽑은 건 한 2000엔에 뽑았었네요. 그런데 바로 옆 지하의 중고매장에서 1500엔에 팔고 있는 걸 보고 멘붕 한 건 안자랑. 아마 고수들은 1000엔정도에 뽑나 봅니다. 대단들 하네요.

 

  아직 한국에선 보지 못한 게임들도 있네요. 패그오는 이름만 들었는데 아케이드도 있네요? 미쿠는 수많은 캐릭터가 뜨고 지는 가운데서도 아직 건재합니다. 거기에 이..거대한 경마장은 대체 뭐지요? 파칭코처럼 코인 따는 기계들도 있고 은근히 입문효과를 내는 것이 아닌가 슬쩍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스카이파크에 가면서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많이 써서 여유롭게 게임센터에 오래 있진 못 했습니다. 바로 나와 다시 달리던 도중 맥도날드를 발견합니다. 조금만 더 가면 있는 옛시가지와 상점가에선 전혀 볼 수 없는 패스트푸드점이죠. 빙과에 나오는 학생들을 저기로 가끔 갈려나요.

 

  달리고 달려 다리가 좀 후들거릴 쯔음 드디어 백파이프 카페에 도착합니다. 게스트 하우스 지도에도 있던 거 보면 빙과 이외에도 원래 꽤 유명한 곳인 듯합니다.

 

"내게 고백이라도 할 셈이야?" "고백이라고 한다면 그럴지도 몰라요." - 빙과 2화 중 -

 

  운 좋게도 사람이 많이 없어 그 자리에 갈 수 있었습니다. 방석에 비해 다소 딱딱한 의자, 나무 빛깔의 침착해지는 인테리어, 그에 반하는 많은 추시계들의 움직이는 딸깍딸깍하는 소리가 모순된 공간입니다. 사람이 없는 참에 조용히 들어보니 복수의 시계가 엇박자로 서로 똑딱똑딱하는 게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3화에서 저 흔들거리는 추가 하트 모양으로 바뀌는 연출은 새콤달콤했지요.

 

"저기...실은 저...! 저, 오레키 씨께!" - 빙과 3화 중 -

 

  작중 비엔나 초콜릿과 커피를 마신걸 떠오르고 시킨결과 메뉴가 이리 되어버렸습니다. 비엔나 커피와 초콜렛 케이크. 슬슬 지쳐가고 있기에 단맛으로 칼로리 보충을 합니다. 분위기 값인지 가격대는 은근히 있습니다. 그나저나 만나는 장소로 이런 좋은 분위기의 장소를 지정한 호타로라니. 얘도 은근히 속셈이 있었을까요.

 

  방명록은 최근까지도 계속 갱신되고 있었습니다. 빙과도 꽤 되었는데 많이들 오고 계시군요. 저도 시원찮은 실력이나마 그림 하나 남기고 옵니다. 배틀필드가 배움필드가 되기 전에 쓰던 직접 만든 치탄다 옆모습 엔딩버전 배틀필드 엠블럼을 그려넣고 옵니다. 인터넷 엠블럼 공유 사이트에 올려놨었는데 게임하다가 그 엠블럼 쓰는 사람한테 죽으면 반갑기도 하고 뭔가 짜증이 나기도 하고 오묘한 기분이었죠.

 

바로 근처에 이리스한테 비싼 거 떼어먹었던 찻집으로 갑니다. 뭔가 오늘은 문이 굳게 닫혀있어 들어가긴 힘든 포스를 자랑하네요.

 

이제 치탄다 집 쪽으로 가봅니다. 실제 치탄다가의 모델이 된 집은 이곳에 없지만 집이 있는 부근과 어떻게 그곳에 갔는지 경로는 따라 짚으며 갈 수 있지요. 아까 카페에서 시계를 눈여겨 보신분이 있다면 아시겠지만 벌써 오후 5시에 닿고 있습니다. 햇빛이 뉘엿뉘엿하네요. 일단 구글맵에서 걸어서 한시간이니 자전거로는 한 20분이면 되겠죠? 까페에서 충전도 했으니 또 자전거를 신나게 타 봅시다.

 

"그야 자전거 타기가 즐거운 거라고. 바람을 가로지르며 자신의 각력으로 달려 나간다." - 빙과 4화 중 -

 

  아무튼 가는 길은 잘 재현되어 있습니다. 가끔 가는 방향이 역방향으로 되기도 하며 왔다갔다해서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순서대로 가진 못 하지만요. 좁은 길에 독특하게 꺾인 표지판은 자동차가 지나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나요? 

 

  문제는 말입니다. 대략 여기서부터 치탄다집까지 가는 길은 매우 완만하게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입니다. 평범한 연구실에 박혀있는 사람에겐 너무나 혹독한 길이 이어집니다.

 

  이제 구글맵상으로 1/3 지점입니다만 벌써 저는 녹초가 되었습니다. 아 이제 그만 돌아갈까 가봤자 집도 없을 텐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아 몰라 일단 가자 아무튼 반쯤 이미 탈진 상태입니다. 어디선가 초콜릿 바라도 챙겨 왔어야 했는데. 사실 치탄다의 그 가느다란 다리는 집을 오가며 생긴 실전압축근육으로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깐 18화에서 너무나도 가볍게 호타로에게 뒤에 탈래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겠죠.

 

  솔직히 구글맵에서 여기가 골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반 조금 넘은 수준이었습니다. 헥헥헥... 완만한 오르막길을 너무 얕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시간은 오후 5시 30을 넘고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돌아올 땐 이미 껌껌한 길을 달릴 수 도 있을 텐데 호흡은 과호흡 상태.

  ㅎ허ㅎ헉 후우.. 사진 찍으며 쉴 때조차 숨은 멈출 기세를 보이질 않습니다. 스카이파크 가면서 이미 너무 혹사당한 다리로 오르막길 자전거 페달 밟을 기운이 없어 천천히 밀면서 올라갑니다. 이거 걷는 것보다 더 힘들게 가는 거 아닐까요.

 

  치탄다 가에 도착했습니다!!! 거의 걸어서!!! ...허ㅎ헢ㅎ허ㅔㅁ...  이미 비교할 기운도 없습니다. 집이 있을 평야 대신 뭔가 조그마한 언덕과 함께 사찰이 하나 있습니다. 구글맵에선 불교 사찰이라는데 토리이가 있네요. 아 몰라요. 저기까지 가는 잠깐의 길조차 오르막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여기까지 왔으나 이제 돌아갈 길을 모색할 시간입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여기서 바로 그 배경이 된 고등학교까지 치탄다의 등굣길을 짚어보며 가보기로 하였죠.

 

 그런데 구글맵이 가르쳐 주는 길이 영 이상합니다. 대충 이런 길을 구글맵이 가라고 합니다. 대체 이런 길은 왜 알고 있나 싶습니다...만 따라가보죠. 한번 왔던 길로 가고 싶진 않으니깐요.

 

 

  6시 다되어가 해가 지기 직전 석양을 받는 비닐하우스는 거기서 풍겨오는 특유의 거름냄새 빼고는 꽤 좋은 경치입니다. 문제는 이 카메라 오토 HDR 옵션으로는 영 해를 잘 못 찍는 거 같습니다. 저쪽에서 무슨 폭발이라도 일어난 비주얼이네요. 어렸을 때 등굣길에 태풍에 구멍송송뚫린 비닐하우스 보면 은근 마음이 아프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까 치탄다네 집 갈 때는 계속 오르막이라고 했었지요? 자전거로 올라간 자에겐 복이 있나니! 밭 사이의 길을 잠시 지나니 계속해서 내리막길이 신나게 펼쳐집니다. 치탄다도 지각은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신나는 내리막이니깐요! 

 

  15분 정도 계속 내리막길을 가다 보니 학교에 도착합니다. 해가 이제 막 산을 넘어가려 하고 있네요. 그나마 아직 밝을 때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저 오른쪽 건물 위치가 대략 애니메이션에서 옛날에 화재가 일어났다는 건물 위치쯤 되려나요.

 

  보다시피 학교랑 운동장 사이에 웬 길이 하나 있습니다. 덕분에 좀 더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빙과 14화에서 저기 저 4층 지구과학실 고전부 부실에서 2쿨 들어 급격히 귀여워진 호타로가 사토시를 불러 밀가루를 던졌었죠. 한동안 빙과의 인기 캐릭터로서 짤방화 되기도 했었네요.

 

 

 

  일단 여기까지 먼길을 수고해준 3단 자전거와 함께. 오늘 자전거 빌린 값을 제대로 뽑고 있습니다. 대충 애니메이션 포스터 그림이 되었을 벚꽃나무도 보이지요?

 

  해가 지는 시간에 와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하교했기에 여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구경할 수 있었네요.

 

  애니메이션의 그 좋은 벚꽃과 함께하는 등굣길은 이 주변의 공사로 아쉽게도 이제 사라져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언가 아쉬움에 반대쪽에서도 찰칵. 이 등굣길이 은근 작중에서 많이 나오는 이쁜 길이였는데 사라져서 아쉽네요.

 

자 이제 길을 돌려 시내로 갑니다. 해가 벌써 다 져가서 제대로 사진이나 찍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작중 병원이 나오지도 않는 것 같은데 여기 이리스의 가족이 운영하는 병원 위치(실제 병원은 옛날에 이전)는 어찌 알았나 싶습니다. 이왕 왔으니 찍고는 가는 게 무대탐방 마음이죠. 한자는 못 읽기에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타카야마는 써있는게 뭔가 관공서인 모양입니다.

 

  하 드디어 아침에 보았던 강가에 돌아왔습니다. 아침 시장을 보고 난 뒤 7시간 만입니다. 다리가 페달 밟을 때마다 살살 떨리긴 하는데 그나마 이젠 평지만 있어 다행입니다. 듣자 하니 이렇게 계속 장시간 운동을 할 땐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계속해서 칼로리 섭취를 해줘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전 이미 글렀나 봅니다. 헤...에...엑...

 

  오프닝과 위염유발 스토리 21화 발렌타인데이에서 나온 그 후도우다리입니다. 왔을 때만 해도 불이 꺼져있었는데 사진 찍고 돌아가려는 순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후 다시 찍어야죠. 지금 다시 보니 눈발에 들어간 작화의 정성이 대단합니다.

 

  사각형의 흐릿한 램프가 다리를 은밀하게 비춰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램프가 켜졌다는 것은 정말로 어두워지는 것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거네요. 그럼 더 빨리!라고 하고 싶지만 이미 체력은 한계라 그냥 느긋히 움직입니다.

 

  그 밸런타인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됩니다. 다리를 건너서 좀만 가면 사토시가 눈 맞으며 멍 때리다 전화를 거는 히다 신사 앞이 있습니다. 사토시나 이바라나 이 에피소드에선 참... 달콤달콤한 22화 마지막 스토리를 위해 일부로 바로 전 발렌타인 데이를 더더욱 씁쓸하게 만든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건넌 다리를 또 건너 다시 반대편 강가로 돌아와 남쪽을 향해 터덜터덜 자전거를 끌고 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이미 끊어져버린 것으로 잘 알려진 야요이 다리 아래의 조그만 다리. 이젠 왜 다시 만들지 않는 걸까요? 어린애가 지나가다 물에 빠지기라도 한 걸까요. 아... 이제 완전히 어두워져 갑니다. 

 

  구글맵에 선발대가 찍은 위치 따라 가는데 참 이런 곳도 잘 체크하고 가는구나 싶습니다. 18화에서 학교에서 치탄다랑 도서관 데이트를 하러 가는 도중에 있는 야요이 다리 근처 교차로의 풍경입니다.

 

 이런... 야요이 다리에서 빙과 오프닝에 비중 있게 등장하는 예쁜 계단식 물길을 찍으려 했으나 이미 너무나 어두워져 버렸습니다. 제 스마트폰으로는 전문가 모드로도 이게 한계입니다 훌쩍. 오프닝 엔딩을 편집해서 모으는 오프닝 엔딩 영상 마니아에겐 매우 슬픈 순간입니다. 빙과의 오프닝 2개는 참으로 좋았죠. 내용, 연출, 음악 어느 것 하나 빠짐이 없었습니다.

 

  추가로 야요이 다리의 광경입니다. 학교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스팟에 있는 다리인 만큼 자주 나오곤 했죠. 너무 어두워져서 무대탐방앱의 AR기능을 쓰면 캐릭터가 너무 튀어서 못 찍을 것 같습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면 간략하게다." - 빙과 1화 중 -

 

 대부분 이야기가 방과 후 해지기 전에 진행되는 흐릿하지만 따듯한 빛깔 속에 진행되는 빙과인 만큼, 어두운 밤에 진행되는 이야기는 대부분 어둡고 진지하며 답답함을 일으키는 에피소드입니다. 여기는 1화 B파트에서 치탄다에게 괜한 거짓말을 하고 찔금찔금 거리며 변명하는 초반부의 호타로를 볼 수 있는 횡단보도이죠.

 

"하지만 이래서는 마치 누나는... 설마 그럴 리가." - 빙과 5화 중 -

 

  고전부에 억지로 들어가게 한 누나에게 편지를 또 정중하게 보네는 착한 동생 호타로를 볼 수 있는 우체통. 주인공보다 더 위를 달리는 캐릭터는 추리 관련 컨텐츠에 자주 나오는 클리쉐죠. 하지만 이 우체통을 찍는 시점에서 저의 체력은 바닥엔 바닥이 있다는 주식판의 명언을 실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자주 보이는 길 사진보다는 중요 에피소드에서 나온 중요 장면이나 찍기로 했죠.

 

  라고 제가 방금 말했나요? 지금 이 혼마치 상점가는 9화에서 호타로가 이리스의 마수에 걸려버리는 매우 중요한 씬에 있던 배경인데! 여행의 본래 목적이었던 느긋함과 휴양은 이미 어디론가 가버린 지 오래입니다. 거의 좀비 같은 상태군요.

 

  다시 또 강을 건너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1쿨 오프닝의 배경과 치탄다가 호타로를 은밀하게 불러 조인트 까던 11화 배경이 되었던 미야가와 강변을 볼 수 있습니다. 아! 지금은 어두워서 거의 못 보지만요! 일단 자전거도 비슷하게 두고 사진은 찍어둡니다. 

  키치다리를 배경으로 은은한 야경은 참 멋있지만 그만큼 여긴 광원이 적어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쪽 길은 아까 오전에 왔던 아침시장이 있던 길입니다. 그때 좀 찍어놨어야 했어요 흑. 이렇게 늦을지는 몰랐져..

 

  아까 오전에 아침시장에서 히다규꼬치랑 술 팔던 집이 웬 애니메이션과 관계가 있나 했었지요? 근데 다시 여기 오면서 보니 빙과 1쿨 오프닝 배경으로 나왔던 장소였습니다! (대충 상상도 못 할 정체 짤) 오전에 밤에 다시 와서 한잔 할 거라는 약속을 했었긴 했지만 전 지금 저녁도 먹지 못한 상태로 장소를 클리어하고 있으니 지금은 영 아닙니다. 언젠가 다시 여기 올 때 들리도록 하지요.

 

  18화 도서관 데이트가 끝난 뒤 둘이 헤어지기 전 건너는 카지 다리입니다.  저 익살스런 상도 여전하네요. 헤어질 때 거의 해가 넘어가고 있었으니 치탄다가 자기 집에 들어가려면 그 언덕길의 시골길에서 완전히 어두운 클라이밍을 했어야 했을 겁니다. 아무리 매일 같은 등굣길로 단련된 무쇠다리를 가진 시골여자 치탄다라도 상당히 힘들 길일 테지요.

 

  귀중한 오후 시간을 전부 소비하며 치탄다 있는 집까지 고생하며 올라갔던 그 경험은, 애니메이션에서 한번 치탄다의 집에 가본 호타로가 "도착할 쯤엔 완전히 밤이겠군" 하면서 이건 빚이라 느끼는 그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아주 조금의 쓸모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1,4,9,10,18화 여기저기서 여러 가지 구도로 많이도 등장했던 상점가 중간에 위치한 카지다리 근처 교차로에서 살짝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면

 

  11화에서 미야가와 근처에서 치탄다에게 확인사살 당한 뒤 영혼 나간 상태로 앉아있던 동그란 벤치가 있습니다. 온 김에 옆 화장실 들려서 손을 씻는데 물이 너무나 차갑습니다. 안 그래도 추운 타카야마가 해가 떨어지며 더욱 추워져 버렸습니다.

  자전거로 따듯해지는 몸은 그나마 나으나, 나아가는 방향을 지시하는 손은 가장 앞에서 바람을 맞으며 굳어가 이젠 핸드폰을 꺼내 사진 찍는 움직임조차 힘들 지경입니다. 물 묻은 손이 얼어붙을 것만 같습니다. 그나마 주머니 속에 가져온 핫팩 하나가 간신히 오늘 동상을 걸리는 것만은 피할 수 있게 해 주겠네요.

 

  1쿨 오프닝에 등장한 마네키네코인데 오프닝에선 빙과라는 글자에 가려 안보인 얼굴을 실제로 보니깐 생각보다 무섭게 생겼습니다. 왜 오프닝에서 가렸는지 알 것만 같네요.

 

  후우... 혼마치 상점가의 자잘한 배경은 이제 스킵하죠. 힘들기도 하고 자전거 렌탈 가게가 닫는 오후 8시가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어 잠깐만요. 뭔가 빼먹은 중요한 곳이 있는 것 같은데?

 

  아까부터 치탄다와 호타로의 도서관 데이트를 몇 번이고 말했는데 그 중요한 도서관을 빼먹었습니다! 동쪽으로 자전거로 5분 거리이긴 한데 또다시 "오르막길"입니다. 이제 그만 살려줘요 제발... 저의 체력을 시험하는 여행 3일째입니다. 어떻게 여기에 도착했는지 이미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잠시 내부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금방 나왔습니다. 거기에 도서관 안에서 데이트 중인 고딩커플이 있어 너무나 훈훈해 오래 있긴 힘들더군요. 

 

  이제 자전거를 반납하러 다시 한번 달려갑니다. 이렇게 타카야마에서의 오늘의 바보 같은 힘들지만 보람찬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 빙과의 무대탐방은 종료합니다. 후우.. 여기까지 따라와주신 분도 수고하셨어요.

 

  도서관을 나와 렌탈 자전거 샵으로 가는데 8시 가까이 되었다고 주변이 아주 깜깜합니다. 당연하게도 밤에 전조등 없는 자전거는 달려선 안됩니다. 여기 렌탈 자전거는 항상 전조등이 켜져있네요. 어두운 길을 혼자 달리다 문득 고개를 드니 너무나 어두워 긴장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풀어지는 밤하늘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밝디 밝은 오리온 자리가 렌탈 바이크 가게가 있는 서쪽으로 절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미야가와 남쪽엔 벚꽃나무가 가득한 강가가 있습니다. 이 시기엔 밤늦게까지 불을 밝혀두는 분위기 좋은 장소라 하니 한 몇 주 후쯤 타카야마에서 축제할 때 여행 온다면 겸사겸사 들려보는 것도 좋겠지요.

 

  어찌 8시에 맞춰서 자전거 대여점에 돌아왔습니다. 이미 10시간 정도 자전거에 몸을 맡겼더니 도착하자마자 쓰러져서 거의 30분은 헥헥거리고 다리와 팔은 에너지 부족으로 지멋대로 진동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주인아저씨가 대체 어디까지 갔다 왔길래 이리 다 죽어가냐고 놀란 얼굴로 맞이해주십니다. 이번에도 죽기 직전의 얼굴이라 온전히 보여드리긴 슬프게도 힘드네요.

 

  의자에 쓰러져 휴식을 취하는 동안 아침에 빙과 무대탐방 지도도 주셨던 인상 좋으신 주인분이 예전에 왔던 황당한 손님 이야기를 재미삼아 해주십니다. 저번 5월쯤에 중국인 2명이 [오후 8시에] 자전거를 빌러러 와서 시라카와고까지 가겠다고 했답니다. 시라카와고는 여기보다 더 추운 마을인데 걸어서 14시간 거리입니다. 거기에 제가 오늘 갔던 길과는 비교도 안 되는 오르막인데 말이죠.

 

  결국 그날 밤에 자전거를 훔쳐 타는 것으로 생각한 경찰에 걸려서 다시 끌려와서 호텔에 강제투숙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다음날에 또 자전거를 빌려서 시라카와고로 다시 출발했으나... 그날 밤에 어느 민가의 창고 구석에 덜덜 떨고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서 또 끌고 왔답니다. 그 친구들 왈 '모험을 하고 싶었어요'라고. 얼어 죽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그런데 저도 자전거 샵에서 30분은 쓰러져있었는데도 과호흡이 여전한 것이 저도 오늘 잘 못 했으면 어찌 될지 모르는 탈진 상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허읍헤엑허헉.. 여러분은 꼭 초코바라도 챙기고 라이딩하시길.

 

  9시가 가까이 오는지라 얼마 안 되는 타카야마의 음식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지만 간신히 파이널 오더 직전 시간에 한 음식점에 쳐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도 안 한 행운이 찾아왔네요. 바로 너의 이름은 에서 나오는 타카야마 라멘이 있었습니다! 히에 신사도 그렇고 끈 만들기도 그렇고 은근히 너의 이름은 관련된 것도 있는 타카야마입니다. 오늘 소비한 칼로리를 생각할 때 라멘만으론 모자랄 것 같아 규동 세트도 같이 시켜줍니다.

 

  손과 몸을 녹여줄 따듯한 데운 사케도 한잔. 순식간에 깔끔히 흡입했으나 오늘은 아마도 먹은 것에 비해 무리해서 근손실이 있겠죠? 요즘 근력운동한다는 미명아래 가볍게 운동을 해도 단백질을 마구 먹어대는지라 조금은 신경이 쓰입니다.

 

  다시 터덜터덜 간신히 게스트룸에 기어들어가 간신히 샤워장에 몸을 집어넣고 침대에 쓰러지기 직전 어떻게든 내일 너의 이름은 무대가 있는 히다후루카와에 갈 예정을 세웁니다. 내일은 히다후루카와에 있다가 게로온천으로 갈 것인데 여긴 시골이라 기차 한번 놓치면 2시간이 추가될지 모르니 시간을 잘 잡아야만 합니다.

 

   나중에 타카야마에 혹시 빙과 때문에 오실 분에게 팁 하나로 오늘의 마무리를 하자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세..ㅇ ....ZZZ

 

= 오늘의 루트 =

 숙소-아침시장-히에신사-호타로집-스카이파크-백파이프까페-치탄다집터-고등학교-미야가와강변 기타 등등-숙소

참고한 빙과 무대탐방 구글맵 - https://www.google.com/maps/d/viewer?mid=1D2STSOlqddalD3KnisOwi3rCKhY&ll=35.51220800821844%2C137.37012099999993&z=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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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x]

1, 2일차 - 나고야 & 히다이치노미야 - 이키비나 (살아있는 히나) 축제 - 빙과 무대탐방

3일차 - 타카야마 - 빙과 무대탐방 + 너의 이름은 조금

4일차 - 히다후루카와 - 너의 이름은 무대탐방

5일차 - 이세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무대탐방

6일차 - 이세 신궁 내궁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무대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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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5박 6일 나름 장기 여행을 떠났다 왔습니다.

 

  박사과정생으로서 이 휴가를 딜하기 위해 3~4주간의 건강을 깎아먹으며 데이터를 내려고 한 일정으로 인해 여행 전 가벼운 감기가 오기도 한건 안 자랑. 그래도 휴가를 받은 게 어딤니까. 대학원생인데. THE 대학원생인데 말입니다.

 

  아마 당분간은 앞으로 4월에 이런 휴가를 낼 기회가 없겠다는 판단하에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곳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언젠가 보러 가겠다고 마음먹었던했던 4월 3일에 일본 타카야마 근처 히다이치노미야에서 펼쳐지는 이키비나 축제에 맞추어 가기로 했지요.

 

http://ikibinatest.web.fc2.com/ikibina_hyouka/index.html

 

2016年・飛騨生きびな祭「氷菓」ファンイベント

2016年4月3日(日)斎行 今年こそ晴天に恵まれますように…!

ikibinatest.web.fc2.com

- 올해는 언제 어떤 일정으로 시작되는지 여행 전 홈페이지 같은 걸 못 찾았기에 실제로 하는 지조차 확신하지 못했음 -

 

  하지만 일에 치이다가 비몽사몽 한 정신에 간신히 비행기 예약을 하고 처음 며칠 숙소 정도만 예약한 만큼, 계획은 거의 짜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처음엔 지도도 대충 보고 타카야마를 나고야가 아닌 도쿄에서 가려고 했었던걸 생각하면 나름 여행 시작부터 운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정신없이 일단 비행기를 타겠다는 것만 머릿속에 넣고 간 만큼, 이번 여행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 "휴양"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네 처음엔 말이죠 처음엔... 여러분 혹 앞으로도 계속 길게 이어질 이 포스팅들을 보신다면 이 "휴양이 목적"이었다는 점을 뇌 속 해마 한 구석에 살짝쿵 간직하고 있어 주시면 감사합니다.

 

  혼자서 훌쩍 떠난 여행이기에 그때그때의 감상을 혼자서 다니면서 계속 속으로 이야기하곤 했었습니다. 이제 이어지는 포스팅은 무대의 사진만 열거하는 것이 아닌, 저와 한 번 더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같이 느끼길 바라며 하나하나 떠올리며 기록하는 글이 될 예정인지라 별별 이야기도 만연체로 이야기하며 매우 길어질 것입니다. 느긋히 같이 따라가 주시겠습니까?

 

 

여행 1일차 시작

 

  나고야행 비행기 출발시간은 아침 7시와 오후 2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는데, 대학원생이 되기 전 패기 넘치는 때였다면 아침 7시 출발을 했겠지만 이젠 그랬다간 여행지에서 이미 쓰러져 있겠죠. 느긋하게 오후 2시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비행기로 나고야에 거의 도착하기 전 보인 눈이 앉아있는 산들. 4월 초입입니다만 아직도 눈이 남아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번에 갈 타카야마마을은 직역해보면 높은 산 마을이네요. 옷을 생각보다 덜 따듯하게 가져왔는데 괜찮을는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철도로 일단 나고야역에 도착해 제일 처음 한 일은 다음날 아침 타카야마행 메이테츠 버스를 예약하러 가는 것입니다. 헌데 벌써부터 트러블 발생. 내일 오전 첫차로 타카야마에 가려했는데 이미 꽉 찼다고 합니다. 

 

  구글맵에 뜨는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는 루트는 JR 타카야마 행 급행열차뿐인데 이건 티켓 가격이 무려 6000엔으로 버스값의 두배는 되는 주제에 가는 시간은 크게 차이가 없지요. 여행 초입부터 생긴 트러블에 잠시 티켓 구매소 앞에서 멍을 때림니다.

 

https://www.highwaybus.com/gp/info/lineDetail?lineGroupNo=2&lineId=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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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ighwaybus.com

그러다가 들어간 이 일본 고속버스 예약 페이지에서 타카야마에 가는 JR 고속버스 노선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전철 말고도 고속버스 또한 JR과 메이테츠로 나뉘어 있나 봅니다. 아슬아슬하지만 다행히 내일 이키바나 축제 전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대에 자리가 남아있습니다.

 

  이미 6시가 훌쩍 넘어 배가 고파왔지만 일단 버스 예약부터 하러 짐을 끌고 간간히 보이는 JR express bus 표지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JR 고속버스 승차장은 나고야 역 서쪽 끝, 그리고 메이테츠 고속버스 승차장은 동쪽 끝에 있기에 나고야역 중앙을 통과하고 지나가야 되는데 처음 가보면 복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지하 1층에서 양쪽으로 크게 뚫린 길로 쭈욱 가면 되기는 한데 저는 지하 2층 상점가에서 길을 찾다가 엄청 헤메고 말았습니다. 가끔 JR express bus 라고 써있는 표지판이 나오긴 한데 간격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지라 확신을 가지고 서쪽으로 쭈욱 가셔야 합니다.

 

 어떻게든 가서 다음날 아침 8시 45분 나고야역 출발 버스 예약 티켓을 구했습니다. 히다이치노미야의 이키비나 축제는 오후 1시부터인데 이 시간대에 출발하면 12시 45분에 도착하는 조금 빡빡한 시간입니다. 만일 여유롭게 가고 싶다면 더 빠른 티켓을 구하는 것이 좋겠지요.

 

  버스 예매까지 어찌하고 한숨 놓고 숙소에 짐을 맡기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메뉴는 숙소 근처 건물 높은 층에 있는 trip advisor 맛집의 히츠마부시 라는 장어덮밥 세트. 한 세트에 3900엔으로 더럽게 비쌉니다. 그래도 이번 여행 주제를 "휴양"으로 잡은 만큼 먹는 거에 절약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었기에 숫자를 보는 순간 약간 뛰던 심장을 다스리고 주문합니다.

 

  일본식 장어덮밥은 처음 먹어보는데 나름 씹는 맛도 있고 사진처럼 이래저래 먹는 재미도 있긴 한데... 너무나 배가 고프고 지쳐 손발이 떨리는 상태에서 먹어 그런지 혀도 지쳐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얼마 전에 한국에서 먹었던 바로 불 앞에서 구워 먹는 장어가 더 맛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내일부터 이어질 스테미너 보충에는 성공하고 숙소에 돌아와 여행 전날까지도 연구실에서 불태웠던 후유증과 함께 쓰러져 나고야에서 첫 밤을 맞이했습니다.

 

여행 2일차 시작

 

  어느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다행히 어젯밤 알람은 맞추고 잤네요. 무리한 실험의 스트레스로 얻어버린 불면증 때문에 어제 그렇게 몸은 힘들었는 데에도 정말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전날 밤 편의점에서 뭔가 사서 아침으로 먹겠다는 조금이나마 있었던 계획은 어느 순간 머릿속 타노스가 스톤을 다 모았는지 깔끔하게 사라져 있었기에 공복 상태로 짐을 끌고 나고야역으로 향합니다. 이 정도로 잠만 잤다가 나오면 아무리 비즈니스호텔이라지만 아깝습니다.

 

  역으로 가는 길에 있던 메이드 카페 광고판. 메이드 카페에 가는 사람들이여 속지 말지어다. 어차피 요리는 안쪽에 계신 분들이 하리니. 모에모에 뀽! 전 애기븝미에양! 맛있어져랑! 같은 거 하지 말고 걍 옷만 입고 서빙만 해주고 이쁜 옷 구경이나 하는 곳이라면 환영인데 말이죠. 전 항마력이 부족하니 딱히 이번 여행에서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버스 타기 전에 나고야역 안에 있는 도시락 가게에서 아침 겸 점심 도시락을 하나 사서 갑시다. 일본에 무진장 저렴한 도시락 가게가 있다는 유머글을 가끔씩 봅니다만 여기 도시락은 다 죄다 비쌉니다. 저녁 이외 한 끼 식비를 700엔 정도로 생각했는데 여기 가격을 보자마자 제 마음의 기준점을 1000엔으로 상향시켰습니다.

 

  고속버스를 탔는데 다행히 usb 충전장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트레이도 설치가 가능하네요. 도시락을 까먹을 수 있는지 타기 전에 직원분들에게 물어보긴 했습니다만 무릎 위에 두고 먹어야 되나 조금 걱정했기에 다행입니다.

 

  이번에 산 도시락은 나고야성 도시락입니다. 한자를 못 읽지만 아마 성 사진이 있으니 나고야성이란 거겠죠. 뭐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나고야라고 쓰여있는 이름만 보고 샀습니다. 이렇게 네임벨류란 것이 중요한 겁니다 여러분.

 

  맛은 글쌔요... 데워줄까요?라고 물어보지 않았기에 그냥 먹는 건가 싶어 가져왔습니다만 차갑게 식은 도시락은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습니다. 기대했던 새우튀김과 돈가스는 이미 짜디짠 소스로 눅눅져있었습니다. 거기에 가장 큰 문제가 도시락 면적의 4분의 3 가량이 간장 베이스 맛내기입니다. 벌써부터 김치가 그리워지려 하는군요 훌쩍. 적어도 데웠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의외로 저 구석의 조그만 주먹밥이 가장 맛있었네요.

 

  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조그만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휴게시간이 짧아 뭐 먹긴 힘들지요. 그래도 한국 휴게소에는 없는 메뉴들이 신선합니다.

 

  맑은 하늘. 따듯한 날씨. 이제 막 피기 시작하려는 벚꽃. 다행히 하늘도 맑고 봄을 맞이해 이제 따듯해 지려라 봅니다.

 

  어느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지나는 순간 눈 쌓인 산이 반겨주더니, 심지어 터널을 하나 더 지나니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정말로 오늘 그 이키바나 축제를 할 수나 있을까요?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어찌 눈 속을 뚫으며 예정시간보다 늦게 타카야마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이키비나 축제를 하는 히다이치노미야는 여기서 좀 더 떨어져 있습니다. JR 기차역에서 기차로 가려고 했더니 다음 기차가 1시 반이랩니다. 으헉? 어제 체크했던 구글맵 경로엔 여기에 버스로 도착하고 바로 기차가 하나 있었을 텐데 착각이었을까요? 

 

  그렇게 멘붕 하다가 방금 있었던 버스터미널로 가서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타카야마에서 게로 온천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이 버스가 도중에 히다이치노미야를 들린다고 해주십니다. 버스 시간표를 주며 메인펜으로 표시도 해주심니다. 대략 1시간마다 하나씩 버스가 있는데 다행히도 바로 다음에 12시 20분에 도착하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다면 축제가 시작하고서야 갈 뻔했네요.

 

  그런데 이 가까운 타카야마의 버스 터미널이나 JR기차역에서조차 딱히 이 히다이치노미야의 이키비나 축제에 대한 것은 포스터 한 장조차 보지 못 했습니다. 히나마츠리에 대한 내용은 간간히 보이긴 한데... 진짜 하긴 하는 건가?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고속버스는 아니고 매 정류장마다 정차하며 가는 천천히 가는 마을버스지만 히다이치노미야가 그렇게 먼 곳은 아니기에 잠시 멍 때리면 금방 도착합니다. 시골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구글맵에 없는 경로로 더듬어 가니 묘하게 여행의 맛이 나기 시작합니다.

 

  버스에서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그럴듯한 장소로 가길래 따라갑니다. 다행히도 이키비나 축제를 하긴 하나 보네요. 그런데도 타카야마쪽에서조차 아무런 정보가 없다니.

 

  행사의 하이라이트 이키비나 행렬 출발은 오후 1시부터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선 오전 11시부터라 사람들이 훨씬 정신없이 바빴었죠. 예전에 있던 빙과 물건 판매 시간은 이젠 없나 봅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어? 빙과 물건을 파는 가판대가 커다랗게 있습니다. 슬슬 잊혀지나 했는데 아직 하고 계셨군요. 하나밖에 남지 않은 빙과 문집이 그려진 만쥬와 이유는 몰라도 히다규가 포함된 인스턴트 카레 1인분을 집었습니다. 나머지는 빙과라고 적힌 쿠키와 무슨 천, SD화된 열쇠고리 등이 있습니다.

 

  ... 그리고 빙과 쌀이 있습니다. 어째서? 그러고 보니 치탄다 집안이 농사를 해서 그런 걸까요. 저걸로 밥을 지어서 주먹밥을 만들어 먹는 인증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난로에서 끓이고 있는 감주를 하나 샀습니다. 아까 버스보다는 해가 나오긴 했어도 강한 바람에 나무 위에 쌓인 눈이 흩날릴 정도로 추워서 따뜻한 한 모금이 간절하네요.

 

 시작하기 전에 한 바퀴 돌아봅니다. 한 구석에 이전 이키비나 축제의 사진들이 있네요. 이번엔 어떤 분이 이키비나를 맡게 될까요? 앞에 있는 히나마츠리 일본 전통 인형들은 은근히 무섭습니다.

 

  나중에 게로 온천에 갔을 때 만날 예정이었던 개구리를 벌써 만나고 말았네요. 등 뒤에 개구리가 두 마리 있다는 것은... 혹시 양다리?

 

  역시 이런 장소에는 이런 그림 그려진 나무판 하나 없으면 아쉽지요? 작년에 오신 분들이 고퀄 그림을 그리고 가셨습니다.

 

  아무래도 시치고산과 관련된 것이라 그럴까요? 어린아이들도 분장해서 부모님과 함께 이키비나 행렬에 참가합니다. 행렬 이후 나중에 신사 안에서 무슨 의식을 한번 더 진행하는 것 같더군요.

 

 

"아... 이런... 좋지 않아. 이건 좋지 않아." - 빙과 22화 중

 

  오후 1시가 조금 지나자 이키비나가 등장하고 행렬이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다들 분 떡칠은 아니고 적당히 하얗게 분장했습니다. 이키비나를 맡으신 만큼인지 상당히 예쁘신 분입니다. 사실 자연스럽게 머리를 내려뜨렸으면 더 예쁜 분이지 않을까요 ㅎㅎ 

 

  워낙에 사람이 많아서 힘들긴 하겠지만 이제부터 행렬 참가자 말고는 최대한 모자이크를 넣으려고 합니다. 힘들긴 하겠지만요 ㅜㅜ

 

 행렬은 생각 이상으로 상당히 깁니다. 이 와중에 이키비나 맡으신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묘하게 옅은 웃음을 계속 유지하더군요. 대단합니다.

 

 

 

 뭔지는 몰라도 대나무 든 도깨비가 행렬의 선두에 서서 대나무로 탁탁 치며 나아갑니다. 꼬맹이들이 옆에서 장난스럽게 도깨비는 밖으로~ 하며 도깨비들을 괴롭히곤 합니다.

 

" (전략) 하지만 오늘은 그저 오비나 역일 뿐이야. 이런 느긋한 신분에 거짓말은 나오지 않아. " - 빙과 22화 중

 

  그런데 이키비나 말고도 이 앞장선 검은 옷을 입으신 분도 꽤 한 미모하고 계십니다. 검은 옷을 입은 오비나 역은 히나 인형에서 일왕에 해당하지요. 역할이 역할인지 처음에 출발할 때 잠시 이키비나와 이야기할 때 빼곤 시종일관 딱딱한 표정으로 걷고 있었지만요.

 

 오기 전까진 대체 축제를 하나마나 걱정했는데 와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습니다. 다들 행렬을 둘러싸서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행렬이 걸어다는 도중 잠깐잠깐 멈추면서 사진 찍는 시간까지 주네요 ㅎㅎㅎ 나중에 보니 사진 콘테스트까지 있어서 그런지 다들 장비가 후덜덜합니다.

 

  오는 도중에 눈이 오는 것을 보다시피 여긴 아직 손이 얼 정도로 추워서 벚꽃도 아직 꽃망울만 생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빙과 애니메이션처럼 이때쯤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려면 이상기후라 생각될 정도로 따듯해야 할 것입니다.

 

   빙과에선 양산을 드는 사람이 두 명이 있어 이키비나에 호타로가 붙어 갔습니다만 이번 행렬을 보니 앞에 오비나 역과 뒤에 어떤 남자 역에만 양산이 붙어 있습니다. 때문에 작중 호타로처럼 이키비나의 뒷덜미를 힐끔힐끔 쳐다볼 수는 없지요 ㅎㅎㅎ

 

  이게 그 빙과에서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나온 쵸큐교로 보이는 강을 건너는 다리에 행렬이 도착합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을 본 머릿속 기억과 대조하니 빙과의 지형지물 묘사와 실제 지형은 꽤나 차이가 큽니다. 다리의 이름도 다르네요. 신사 이외엔 다 창작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

 

  실제로 이키비나 행렬이 가는 루트는 빙과에서 묘사된 것과 달리 상당히 짧습니다. 원래 건너기로 예정된 첫 번째 다리까지의 거리가 빙과에선 훨씬 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 저 다리를 쵸큐교 다리라고 부르기로 한 이유는 저 다리와 그다음 다리 사이의 풍경이 빙과에서 묘사된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또 나중에 이 근처를 산책하며 이야기하도록 하죠! 다만 다리와 근처 배경은 신사 토리이 바로 앞의 조그만 다리가 모티브입니다.

 

  이 다리 다음에 빙과에서 대신 건너는 토오지교 다리(지형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멀리 있습니다. 지금 행렬도 느릿느릿 느긋하게 진행하는데 저기까지 갔다간 금세 저녁 먹을 때가 되어버리겠네요.

 

  

  어랏 찍다 보니 오비나 역이 활짝 웃으시는 사진 GET~

 

그러고 보니 아마 무사 역할인 것 같은 이분의 외모도 지지 않습니다.  쿄애니가 괜히 조연을 이쁘게 그린 건 아니었군요.

 

다리를 건너 조금만 더 걸어가면 있는 히다이치노미야 전철역에서 사진 타임. 그동안 어둑했다가 이제야 해가 구름 사이로 나와 비추기 시작해서 다들 눈을 게슴츠레 뜨고 계십니다. 애니메이션처럼 강 양쪽을 한 바퀴 돌진 않고 이 역에서 이대로 U턴한뒤 아까 다리로 다시 건너 돌아옵니다. 생각보다 루트가 짧지요?

 

나고야 TV에서도 찍으러 왔습니다. 오늘 뉴스에서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신사에 도착해 토리이 아래서 다시 한번 SUPER 촬영 TIME~! 이외에도 중요 포인트마다 멈춰서 찰영 타임을 중간중간 가지면서 행렬을 진행했기에 짧은 루트지만 거의 한 시간이 쓱 지났네요.

 

  이런 축제에 와보면 할아버지들의 장비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셀카봉의 최종 진화 형태군요.

 

  신사에 들어와 행렬에 흐트러진 몸가짐을 정리하고 본전 안으로 들어가 분장한 어린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불결함을 씻어내는 의식을 진행하러 가며 이키비나 행렬을 끝이 납니다. 안쪽에서 뭘 하는지는 볼 수 없어 이제 돌아가 볼까 합니다.

 

  호오 이 뒤에도 아직 일정이 남아있습니다. 이 히다이치노미야를 주제로 작곡한 곡을 합창하거나, 전통음악에 맞춘 전통 춤 등이 뒤이어 공연을 하길래 조금 지켜봅니다.

 

 

  가볍게 점심 겸 간식을 여기에 설치된 간단한 포장마차에서 해결했습니다. 돈지루(돼지 된장국)와 사토시가 먹고 있던 것 같은 만쥬 튀김 그리고 주먹밥입니다. 상당히 추운데 손은 내밀고 사진을 찍으며 느릿느릿 걷다 보니 이 따듯한 국물이 매우 그리웠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금세 식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김을 내뿜고 있으니 이 얼마나 추운 날씨인지.

 

  다른 한쪽에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소바도 팔던데 차가운 주먹밥에 식은 돈지루를 먹다 보니 조금 부럽습니다. 이제 행렬 구경은 다 했으니 빙과 무대탐방 사진찍기를 시작합니다! 일단 신사부터겠네요.

 

일단 여기부터 시작해보죠. 미나시 신사의 이키비나 축제의 판넬부터 한 장 찍습니다.

 

  참 그러고 보니 무대탐방이란 앱(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jp.linknetwork.anitrip&hl=ko)이 있어서 이렇게도 찍어보았습니다. GPS와 연동해서 맵에 각 배경의 위치를 띄워주고, 사진 찍을 때 애니메이션에서 나왔던 화면도 같이 보여주는 등 재미난 기능이 많아서 빙과 무대 탐방때는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이번 무대탐방 사진에는 이 AR 사진들을 올려볼까요?

 

 

 

  미나미 신사를 빠르게 한 바퀴 돌며 찍었으니 이제 여기 히다이치노미야를 느긋하게 산책이나 하러 가시죠.

 

  신사를 나와서 애니메이션처럼 다리가 수리 중이었다면 이키비나 행렬이 더 나아갔을 길을 걸으러 가봅니다. 아까 건넌 다리에서 다른 다리까지 갑시다.

 

 

" 치탄다가 보이질 않아. 신경 쓰여. 신경 쓰인다. " - 빙과 22화 중 -

 

  그 다리를 지난뒤의 강변의 길을 들어서면 벚나무가 가득합니다! 상당한 이상기온으로 벚꽃이 이키비나 축제할 때쯤 펴서 이쪽길로 행렬이 이동했다면 그 자체로 그림이 되라라 의심치 않을 벚나무 터널입니다. 빙과에서 굳이 이 길로 유도했던 그 금발의 기분이 이해가 되네요. 지금이야 앙상하지만 벚꽃이 필때의 광경을 상상하니 차라리 이키비나 축제를 뒤로 미루면 안 되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피지 않은 벚꽃길을 10분 정도 걷다 보니 드디어 대신 건넜을 토오지교 다리입니다. 다만 보듯 이전 다리와 마찬가지로 이름도 크기도 다르지만요. 하지만 그 두 다리 사이에 있는 벚꽃길과 돌아오는 길에 있는 그 벚나무를 보면 전체적인 모티브는 여기서 따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쪽으로 행렬이 진행된다면 2시간은 걸렸을 것 같아요.

 

" 그래, 철에 맞지 않게 핀 벚꽃이다. 오늘의 루트만으로밖에 볼 수 없는 거지. " - 빙과 22화 중 -

 

  빙과에서 다리를 건넌 다음 본격적으로 벚꽃들이 보인 것처럼 여기에도 강변 반대쪽까지 벚나무로 이루어진 터널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 와서 이키비나 축제를 보는 것도 좋지만 벚꽃이 필 시기에 여기서 벚꽃들도 한번 구경해보고 싶습니다. 다만 음식점이 있기는 한지 의심스러운 오래된 마을이라 든든히 배를 채운 뒤에 가야 할 겁니다.

 

  지나가다 죽창이 떨어진 게 있어 어렸을 적 추억과 함께 가지고 놀면서 걸어갑니다. 어렸을 때가 아무래도 더 잘 휘둘렀던 거 같아요. 풍차돌리기, 8자 돌리기며 해보다가 바람에 언 손이 고통을 호소해 놓아주었습니다.

 

  그대로 걸어가다 만나는 아까 이키비나 행렬이 U턴했던 조그마한 역에 도착해 반대쪽으로 넘어가면

 

  행렬 도중과 애니메이션 최후반부 엔딩을 장식한 많은 버팀목에 기댄 커다란 벚나무의 모티브인 와룡 벚나무가 있습니다. 다른 벚나무와 마찬가지로 앙상할 뿐이지만 벚꽃철에는 타카야마에서도 화려한 축제를 한다고 하니 그 시기에 맞춰서 휴가를 따낸 분이라면 한번 놀러 와도 좋을 것입니다.

 

 

  슬슬 산책하다 이제 돌아가려 하니 버스는 앞으로 2시간 뒤, 전철은 앞으로 1시간 뒤에나 온답니다. 더 이상 어딜 돌아다니기엔 첫날부터 너무 힘을 쓰는 것 같아 그대로 역에서 멍 때립니다. 한 시간에 한번 꼴로 타카야마에 돌아가는 기차가 오는데 방금 지나간 모양입니다. 오늘 원래 계획은 이후 시간이 되면 히다후루카와에 들렸다가 타카야마로 돌아가려 했는데 이미 시간이 늦어져서 이만 타카야마의 숙소에 가서 쉬기로 합니다. 

 

  역에서 멍 때리다가 기차를 타고 타카야마에 도착해 잠시 역의 기념품점을 물색합니다. 이전엔 신경도 안 썼는데 이젠 기념품을 줘야 하는 사람이 늘어나서 여행 갈 때마다 늘 고민입니다. 이 지역엔 여기 도착하자마자 봤던 사루보보라는 인형이 주력상품입니다. 어머니가 딸에게 이것저것 기원하며 주는 선물이었다더군요. 그리고 가격이 상당한 '끈' 기념품이 있는데 그건 내일 이야기하기로 하...

 

  오 이런... 이 사람들 결국 저질렀군요. 너의 이름은의 미즈하 자매와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 무녀술이 있습니다. 다행히 라벨을 보건대 미인주-쿠치카미자케 방식으로 만들지 않은 것이 일말의 양심일까요?

 

 

  역을 나와 숙소로 가는 도중 반가운 포스터들이 있습니다. 왼쪽은 지금까지 썼던 무대탐방 앱 광고 포스토도 있네요. 빛바랜 포스터가 빙과 방영부터 시간이 꽤 지났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줍니다.

 

  오늘은 값싼 게스트하우스입니다~ 혼자서 다니니 샤워와 잠만 자는 용도인 숙소는 비즈니스호텔조차 비싸게 느껴지네요. 샤워할 때 뜨거운 물만 팍팍 나오면 됩니다. 다만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사람에 할당된 콘센트는 하나이니 멀티탭을 챙겨가는 건 필수입니다. 오늘은 이만 저녁 먹고 푹 쓰러져야겠습니다. 오늘의 무대탐방은 이걸로 종료~!

 

  오늘 밥을 영 대충 때우면서 돌아다녔으니 저녁은 호화롭게 갑니다! 이 근처의 특산품 히다규 야키니쿠!!! 한국에서 못 해본 혼밥족의 최고봉 고기구이를 일본에서 해보게 될 줄이야. 헌데 역 근처에 있는 커다란 야키니쿠점으로 오고 보니 사람이 워낙 많아서 예약판에 이름을 적어두고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7시 좀 너머에 갔는데도 거진 한 시간 반을 기다렸네요. 예약판을 쓸쩍 보니 저 말고도 혼밥족이 꽤 많네요.

 

  기다리는 동안 점내에 조그만하게 마련된 기념품들을 좀 구경할까요? 돼지해여서 그런지 몰라도 돼지모양의 귀여운 사루보보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 중에 돼지띠가 있으니 하나 사가긴 하는데 엄청 비쌉니다. 히다규 0.5~1인분 값이군요 흑.

 

  이 지역을 돌아다니는 내내 이 감자튀김을 대체 무슨 맛인가 싶었습니다. 감자튀김에 쇠고기 맛 나면 괜히 슬퍼질 것 같은데 말이죠. 대충 바비큐 맛 감자칩 같은 걸까요?

 

  그냥 기다리긴 뭐하니 메뉴판을 보며 미리 뭘 먹을지 정합시다. 일본 3대 소고기 중 하나라는 히다규답게 가격도 자비 없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마블링을 보니 오늘 기름칠은 단디 하겠네요. 이번 여행, 먹을 땐 먹기로 어제 정하긴 했는데 단품의 가격이 무자비하기도 하고 거기에 몇 g인지도 모르겠어서 대체 어느 정도나 먹어야 할지 가늠도 되질 않습니다.   한참 고민했는데 적절한 가격인 1인용 세트가 있어 그걸로 먹기로 하지요.

 

  뭔가 혼자서 6명은 들어갈 듯한 넓은 자리를 차지하니 괜히 가슴이 뿌듯합니다. 옆에는 저와 같이 혼자서 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고기와 같이 시킨 샐러드 밥 된장국 세트. 이렇게 보니 고기가 몇 점 되어 보이지는 않는데 윤이 나는 것이 미칠 지경입니다. 요즘 운동한답시고 단백질을 외치느라 일부로 낮은 등급 고기만 먹었는데 이런 마블링을 오랜만에, 아니 이 정도로 지방이 촘촘하게 박힌 것은 처음 봅니다.

 

  귀한 몸이니 일단 2점만 살그머니 올려 모든 신경을 집중해 굽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소고기 구워온 솜씨를 이때 발휘해야죠. 아래 연탄처럼 생겨먹은 구멍 아래 사실 가스불이 타고 있습니다. 보통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위에서 내려오는 환풍기가 아니라 옆부분에 길쭉한 구멍들로 환풍이 되는데 이쪽이 굽기에 덜 불편해서 편하긴 하네요. 한국에선 가끔씩만 보입니다만 숯불은 더 연기가 많이 나기 때문에 힘든 거려나요? 아니면 제가 한국에서 고급 소고기집을 못 가 봐서 모르는 거겠죠 흑.

 

  앞뒤로 살짝 구어 새하얀 밥에 살그머니 올려 먹으니. 하아...... 너무나 부드러운 조직에서 순식간에 기름과 육즙이 흘러나와 혀가 황홀해집니다. 너무 부드러워 씹는 것조차 아깝습니다. 

 

  고기에서 송송 흘러나온 기름이 사정없이 끓다가 떨어져 불이 붙습니다. 고기 기름이 표면에서 부글부글 거리는 뒤집은 순간 보이는 광경에 할 말을 잃고 감상합니다.

 

  결국 못 참고 그나마 싼 갈빗살을 하나 더 시켰습니다. 그러나 마블링이 죽이는 만큼 느끼함은 제곱이 되어 추가로 시킨 갈빗살은 맛은 여전합니다만 넘기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김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만. 하지만 다 추가 요금이죠. 먹을 것에 아끼지 않는다곤 했지만 묘하게 그걸 시키긴 아깝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긴 식사 메뉴로 비빔밥이나 시장국밥도 팝니다. 일본 야키니쿠집의 유래를 보자면 이해는 되는데 한국사람도 이런 고기를 먹고 후식으로 또 기름진 비빔밥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갈빗살을 마무리합니다.

 

  계산할 때 한국 고깃집처럼 박하사탕을 주는데 작지만 매우 강렬한 녀석입니다. 입안이 기름으로 가득해 느글느글함이 씻겨 내려가며 시원해지지만 한편 그 기름맛이 사라지는 게 아쉽기도 합니다.

 

 이맘때다 보니 이 고깃집을 포함해 여기저기 하니마츠리 장식이 많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간략화된 편이겠지요?

 

  만족스런 저녁의 여운과 함께 숙소로 돌아와 잠시 구경하다 본 세계지도. 어째선지 몰라도 태국과 베트남에서 온 사람들이 서로 경쟁하듯 이곳에 왔답니다.

 

  저녁에 먹었던 고기의 기억을 안주삼아 오늘 밤은 이 맥주인지 칵테일인지 모를 캔을 하나 따서 마무리합니다. 아마 대충 사랑의 스콜 white sour? 제목만 봐선 도저히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데 먹어보니 약간 달달한 요거트에 보드카 살짝 탄 칵테일 같은 맛입니다. 달달하고 부드럽지만 나름 알코올을 주장해 살짝 멍해진 머릿속으로 내일은 타카야마를 돌아다니며 본격적인 빙과 무대탐방을 하니 매우 긴 하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오늘 밤이 지나갑니다.

 

 

= 오늘의 루트 =

한국 - 나고야 주부 국제공항 - 나고야시 - (버스) - 타카야마시 - (버스) - 히다이치노미야 - (기차) - 타카야마시

참고한 빙과 무대탐방 구글맵

https://goo.gl/maps/coxFbxJQ1bmHHyZt7

 https://www.google.com/maps/d/viewer?mid=1D2STSOlqddalD3KnisOwi3rCKhY&ll=35.51220800821844%2C137.37012099999993&z=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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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0일

일어났습니다

9시 입니다.



돈에 쪼들려 부지런해야 한다는 우리의 각오는 이틀만에 저 바다건너 희미해지는 어선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오늘 아침은 어젯 밤 편의점에 들려서 산 소소한 약 280엔 짜리 주먹밥과 약 500엔짜리 야키소바. 약 900엔 짜리 아침식사는 사치일 뿐입니다.

유스호스텔 벽에 있었던 글입니다 ㅋ. 일단 일본인 인 듯 한데 글씨체는 추서체2인 저를 능가하는군요.

오늘의 갈 곳은 여기입니다! 오사카에서 가장 번화가인 신사이바시스시 거리와 먹자골목, 덴덴타운 등이 있는 난바-미나미 지역입니다.

뭔가 뱅뱅 도는 듯한 여정이지만 하루 종일 여기서만 돌아다닐 예정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ㅋㅋㅋ

일단 만화의 거리 덴덴타운을 지나 난바파크로 갑시다.

동쪽에 아키하바라가 있다면 서쪽엔 덴덴타운이 있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카하바라나 여기나 원래 전자상가였는데 만화에 침식당했다고 합니다. ㅋ


명성만큼 건물 전체에 캐릭터로 도배된 것이 뭔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 아 물론 나중에 쓰겠지만 아키하바라는 훨씬 굉장(?) 합니다 )

친구들도 저도 그렇게 큰 관심은 없기에 평소에 볼 수 없는 특이한 분위기만 느끼고 가려 했으나,
결국 친구들은 공인 겜 마니아인 저에게 이끌려 결국 게임 상점은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ㅋ

 
그때 발매된 지 얼마 안된 메달오브 아너 게임 ㅎ.  우리돈으로 약 9만원쯤 합니다 . ㅎㄷㄷ
아 그리고 PC판은 더럽게 찾기가 어렵, 아니 없었습니다. -_-;



중고 게임들도 팔고 있더군요. 사실 새거 파는 곳 보다 중고 파는 코너가 훨씬 큰 느낌입니다 -_-ㅋ


패미콤 이전의 옛날 게임기부터 최신 게임기의 조종기부터 추억의 게임팩들부터 DVD까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꽤나 재밌더군요 ㅎㅎ

Q : 여긴 뭐 하는 곳일까요?


A : 단거 파는 까페입니다 -_-;;;;;; 디자인이 왜 저 모양인지는 주인장만 알겠지요.



이후에 난바타운으로 고고~ 했는데, 지도에서는 분명 여기 근방일 텐데 난바타운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누구한테 물어볼 겸 해서 근처 건물 안에 들어갔는데.. 어떤 선글라스 아저씨가 친구A에게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헉?
알고보니 난바타운 아래 있는 건물은 경마도박장이였습니다;; 그래서 동안(?)인 친구A에게 나이가 되나 알아본 것이였고요 ㅋ.  그 친구A 결국 여권까지 꺼냇답니다 -_-;


난바 타운이라고 별건 아니고 쇼핑가 인데 디자인이 흐물흐물 해서 멋진 곳입니다.


하지만 이런 쇼핑가의 옷가게들은 어차피 거의 브랜드 상품이니 일본이나 한국이나 별 차이는 없습니다 ㅋ


때문에 이런 재밌는 물건들을 파는 가게를 구경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네요 ㅎ. 여러가지 아이디어 넘치는 상품이 여기저기 가득 했습니다 *_*


꽤 오래 된 것 같은 라디오 ㅎㄷ

우리나라에서도 팔고 있지요? 의사 결정용 주사위 :)



남자의 영원한 친구(?) 인 티슈박스 입니다. 신기하게도 세로로 새워서 사용하나 보네요.



이게 다 뭘까요?





정답은 '스피커' 입니다. 헐...


30분 마다 물을 넣어줘야 할 듯한 다양한 디자인의 가습기에
 

벽에 빔프로젝터 같이 작동하는 등 다양한 시계에


요리하다보니 참 가지고 싶은 생활용품들도 이것저것 있습니다. 오오오.

 저 계량컵은 비커의 눈금 조절 하는 것 처럼 옆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무려 위에서 보면서 계량할 수 있어요!


이렇게 보면 평범한 오래된 고서지만,


사실 속이 비여있습니다 ㅋㅋㅋ 만화에서나 보던 물건 숨기는 용도로 쓰는 책이 정말 팔긴 파는군요 ㅋㅋ



아  그러고보니 옷을 좋아하는 친구A는 옷가게 둘러볼 때 텐션이 마구마구 오르고 오르고~ 덕분에 저와 친구 B는  마구 끌려다녔습니다 ㅜㅜㅋ


끌려다니는 와중에 발견한 마음에 드는 가방. 하지만 앞으로 남은 12일 동안 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ㅜ
아 물론 비싸기도 했고요.


길가던 도중 발견한 귀욤귀욤 광고판. 지금 와선 뭐하던 집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이래저래 아이쇼핑하다보니 벌써 점심시간. 그 유명한 먹자 골목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뭔가 50년은 되보이는 카메라부터 최신 디지털 카메라까지 전시하고 있던 카메라의 역사가 서린 카메라 가게를 지나서


여기가 바로 먹자 골목입니다! 별게 다 있습니다! (system : 여긴 누구 나는 어디 혼란 저주에 걸렸습니다)

먹자 골목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확 들어오던 상점입니다 ㅎㄷㄷ
Q-무슨 상점일까요?






A-중국집이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빠칭코 였습니다. 헐.


이 험상궂게 생기신 분 또한 저번 여행기에서도 나온 상업의 신 에비스 랍니다. 



이 거리에 여러 맛집이 많긴 하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목표하던 건은 긴류라멘 본점! 드디어 일본에서 먹는 첫 라멘입니다! 그것도 역사가 있는 라멘집입니다! 사실 라멘이 여기 먹자골목에서 가장 쌉니다!

이 긴류라멘집은 본점은 포장마차고 분점은 건물 안이여서 얼핏 보면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그것이 역사라는 것이겠죠.

주문은 자동 매표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wow. 메뉴는 단 두가지. 돈고츠라멘과 차슈멘. 차슈멘은 사실 차슈만 많이 올려놓은 것이니 사실 메뉴는 하나나 다름없지만 바로 그것이 역사라는 것이겠죠(2)
친구 B와 저는 돈고츠라멘을, 친구 A는 차슈멘을 시켰습니다.
 

뭐 역사가 긴 라멘집이라고 안에 나이 그득한 아저씨나 할아버지가 있진 않고 청년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ㅋ 아마 국물 만들 때만 관여하실까 싶네요.


줄서서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드디어 라멘 대령이요!

가장 놀란 것은


차슈가 이렇게 많다니!!!!!!!


한국에서 먹었던 라멘들은 거의 차슈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선 차슈가 푸짐합니다 우오오. 가격도 700엔! 그리 다르지 않은데 고기가 충만합니다! 오오 고기 고기 고기고기고기고기괴괴기!!!!

그렇다면 차슈멘은?
이건 아예 면하고 고기하고 같이 집어서 먹어도 고기가 남아있을 정도의 포스를 자랑합니다.
THIS IS JAPAN?
양이 정말 푸짐해서 엄청나게 배불리 먹었습니다. 비린내가 하나도 안 나는 국물맛도 일품이였네요.

새해라 그런지 좀 돌아다니다 보면 거리에 기모노를 입으신 분들이 종종 보이네요. 저 솜은 정말 따듯해 보여요 ㅎ

실제로 보니 상상 이상으로 화려하고 상상 이상으로 치마 폭이 짧더군요; 잘도 걸어다님니다. 왼쪽 위에 찍히신 남자분은 부담스러워서 모자이크 처리해 드렸습니다


도톤보리 강 위의 에비스바시 다리 위에서 보는 쿠리코 런너. 밤에 보는게 훨씬 멋지다고 합니다.



에비스바시에서 인디벤드 공연하는 것을 발견. 평소라면 길가다가 바빠서 그냥 지나쳤겠지만, 여행중이라는 여유로움 덕분에 이번엔 편하게 감상해봤습니다. ㅎ 평소엔 배경만 깔던 베이스 기타가 꽤나 비중있게 등장하는 곡이여서 감명이 깊었습니다 ㅎ


그런데 저 가랑이 사이로 치는 타악기가 참 신기했네요. 이때만 해도 저건 그냥 의자 비슷한 거 가지고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저걸 다시 보긴 하는데 이름이 뭔지 까먹었네요.


여기가 신사이바시스지 입구입니다!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대형 쇼핑 아케이드이지요. 조금만 방심하면 일행하고 떨어져 버리는 사람 수! 옷가게들! 먹을 곳!


그리고 오락실!!!!!!!

오락실 발견!!! 그것도 SEGA 직영!!!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세가 직영답게 (그때당시) 최근에 아케이드 판으로 나왔다는 프로젝트 DIVA가 있었습니다. 고3때 교실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친구 PSP를 빌려 신나게 한 리듬 게임 중 하나이지요.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릴까 하면서 하려는 데...

(간단히 설명하면 저기 나온 표시와 표시가 곂치는 순간에 버튼을 누르는 리듬게임의 일종입니다)

잠깐 저에대해 설명을 하자면, 전 이때 오락실에서 카드의 개념을 모르고 있었던 순수한 시절이였습니다. 오락기 옆에 카드를 뽑는 곳이 있었는데 여기에 돈을 충전하고 카드를 대고 게임을 하는 전자화폐 같은 개념인 줄만 알았었지요. 

그래서 300엔의 거금을 들여 카드를 사서 한판이나 하고 갈까 하고 오락 기기에 연결했는데.. 
역시나 게임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당황해하다가 뒤에 기다리는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돈을 넣야죠!' 그 사람도 당황, 나도 당황, 친구도 당황  -_-ㅋ

(지금 생각하면 어차피 일본에서 밖에 못 할 게임인데 이 카드에 산 비용이 아깝기만 합니다)
결국 카드 사놓고 100엔 넣고 한 판밖에 못 했습니다 ;; 그것도 예전에 PSP로 했던 난이도로 그냥 했더니 적응 안되서 2판째는 그냥 중도에 FAIL. ㅜㅜ

이때 처음 오락실에서는 카드로 자신의 기록을 저장한 다는 것을 알았지요. 에고고야.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총게임들도 많았습니다.*_* 게등위가 테클 걸만한 어린 꼬마애가 총게임을 열시미 하고 있는 걸 지켜보니 흐믓(?)하군요. 무엇보다 모든 총게임의 총이 제대로 작동을 하니 눈물이 앞을 가릴 뿐입니다 ㅜㅜ


오락실 입구 가까이 or 1층은 인형뽑기 기계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평범한 인형들 보다는 만화 관련 물품이 대다수 이더군요. 그런데 이 인형뽑기 기계 종류가 한 두개가 아님니다 ;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에서 보는 것, 옆에서 보는 것, 한쪽에서 건드려서 떨어뜨리는 것, 뱅글뱅글 돌아가는 것, 등등.
보다보면 건드리기만 하면 뽑힐 것만 같은데 절대로 뽑히지 않게 하는 디자인에 대해 연구하고 연구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_=;


공주님 옷을 파는 가게일까요? 근데 기모노도 있고 저 구석엔 차이나 드레스도 있고, 안에선 남자들이 나오고??
system : 혼란이 10 증가했습니다.


좀 쉴까해서 케이크 가게인 달로와요에 들어가서 쉬었습니다.
뭔가 사서 가져가는 케이크와 안에서 먹는 케이크 종류가 약간 다른 거 같더군요. 가이드북에는 쇼트 케이크가 500엔 정도라고 적혀 있으나,

(1년동안 보관하고 있었던 영수증)
실제로 자리에 앉아서 먹으려면 저 정도는 내야합니다 -_-; 아까 먹은 라멘보다 훨씬 비쌉니다 ;
일본 갔다와서 누나가 한국에도 저 달로와요 지점이 있다는 말에 좌절했다는 것은 안자랑

아무튼 이건 홍차+딸기쇼트케이크+망고 아이스크림+마카롱 세트입니다.
맛있어요! 너무 맛있어요!!! 입에서 녹는다는 것이 뭔 지 확실하게 보여줘요!!

홍차가 꽤 많아서 마시고 남은 홍차에 이것 저것 넣어서 벌주 만들어서 장난치기도 했습니다 ㅋ

하고 훈훈하게 나가려는데..

친구B가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쉐도우 : 거짓말이지?! 이제 여행 3일째인데 지갑이 없어지다니!! 아직 10일은 더 여기에 있어야 하는데!!!!
친구 A : 패닉멘붕정신붕괴ㅈ@$#$^%*
친구 B : (system 대답이 없다. 단순한 시체인듯 하다.)

방금 들렀다 나온 달로와요 가게를 직원 양해아래 샅샅이 뒤졌으나 지갑은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저 인파 속에서 다닐 때 소매치기라도 당해 버린 모양입니다. -_-;

저흰 앞으로 더욱더 가난한 여행을 보네야 하게 된 것입니다. 으헝헝 ㅜㅜ


이후 애플 스토어를 지나 젊은 층을 겨냥한 아메니카 무라에 들려서 모자를 사기도 했으나, 저희가 그때 그야말로 멘붕의 정점에 있어서 그런지, 당시 사진이 남아 있질 않습니다.(애플스토어는 대략 http://dekinai.tistory.com/4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때 아메리카 무라에 있는 한 가게에서 산 모자 ㅎ.
이때 그 가게 직원이 절 한국의 일본유학생 인 줄 착각했었습니다 ㅋ. 이유를 물어보니 일본어를 일본 유학생 수준으로 한대나 뭐래나 *-_-*  아 다시한번 말하지만 정말 일상대화 할까말까 한 수준이에요.

근데 모자 사고 난 뒤 보니 이거 한국제품입니다.



아무튼 그때 당시 저희 셋은 전부 멘붕상태 였던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게 정신줄 놓고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밤입니다.



여기저기서 술집 할인 쿠폰이라던지 안주 시키면 술은 공짜 리필(!) 쿠폰이라던지 나눠주는 시간입니다 ㅋ

마라토너 밤 ver.jpg 생각보다 멋지진 않았습니다 :)


한국이나 일본이나
공짜폰 사기(?) 가 성행합니다

자전거가 많은 것이 참 부러운 거리입니다. 어떻게 이 사람많은 거리에서 타는 지는 몰라도


소고기 야끼니쿠 집. 왠지 우리말로 직역하면 불고기(;)가 되지만 평범한 고기구이 집입니다. 아 물론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명한 대게 집이라네요. 저 위에 커다란 게가 계속 움직이는데 심히 압뷁입니다. 대갯살이 4조각 있는 점심 세트가 1050엔 입니다 -_-; 그리고 그 4조각이라는게 다릿 살 4조각도 아니고 '대각선 방향으로 썰은 다릿 살' 4조각입니다. 다 모으면 다리 하나도 안 될 겁니다 ;;


줄이 길게 있었던 튀김집. 고소한 냄새가 폴폴 흘러나옵니다 으헝헝.



여기 사람들이 광고판 크기로 한판 벌였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저런 큰 것들이 당시에 남은 것들.

정말.. 큽니다..


같은 연유로 '상당히 큰' 앙증맞은 복어 ㅎ



오늘의 저녁은 여기입니다. 돈까스 전문점 키무카츠! 지도에 표시된 곳 근처에서 한참 맴돌다가

나중에야 찾았는데 알고보니 어떤 극장 지하 음식점 코너에 있었더랍니다.

조금 많이 비싼 곳이긴 한데, 오늘 지갑 잃어버려 멘붕 된 것도 치료 할 겸 사치를 좀 부리러 갔습니다 :)

일단 에페타이져(?) 로 채썰어 놓은 양배추와 소스를 줍니다. 저 소스는 메밀국수 양념에 쓰는 거 같기도 하고 식초 같기도 하고, 암튼 처음 먹어보는 샐러드용 소스. 참고로 양배추는 무한 제공입니다.


이게 메인입니다 *_* 밥을 따로 해서 저렇게 줍니다!

돈까스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이걸 누구 코에 붙이냐!



하..하지만 이 극강의 비쥬얼은..꿀꺽..

돼지고기 등심이 25겹으로 곂쳐진 이 비쥬얼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합니다.


지금 이걸 쓰고 있는 저도 배가 고파 미치겄습니다. 저 돈까스는 아주 그냥 입안에 사르르 녹아버리는 게 아주 그냥 아까울 지경입니다.



맛은 플레인, 검은 후추, 마늘 맛을 각각 시켰네요. 개인적으로 마늘 맛이 제일 좋았습니다 :)


깔끔~

돈까스 조각이 8개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밥과 함께 먹는 양을 잘 조절하느라 고생꽤나 했습니다. ㅜ
조절 실패하면 밥하고 양배추만 먹어야 하지요 :)

(옛날 스크린 도어 없었을 당시 서울 지하철이 생각났습니다. 게다가 여긴 체감상 더 빠르더군요 ㅎㄷ)

그리하여 먹을 것으로 정신이 충만해진 우리는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오늘 여행 일정을 마쳤습니다.





To be continue......



p.s
내일 아침을 대비하기 위해 잠깐 들린 편의점에서 신라면 발견 ㅋ 근데 179엔이나 합니다 -_-; 양도 한국과 똑같습니다
이뭐병.

친구B의 지갑실종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 보자면 일단 여권이나 그런 것은 지갑안에 있지 않았고, 가지고온 예산을 전부 지갑안에 넣고다닌 것은 아니였기에 천만다행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반절 가까운 여행자금이 날아간 것은 뼈아프게 다가왔지요 ㅜ. 일단 카드를 쓸 수 있는 곳에서는 친구A의 비자카드를 쓰고 저랑 친구A가 조금씩 나눠주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친구B는 여행 끝까지 돈을 아끼고 또 아껴야만 했지만요.

오늘의 교훈 1 - 소매치기 조심! 건망증 조심! (어느 쪽이였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네요)
오늘의 교훈 2 - 여행 중에 여행 자금을 한 곳에 몰아 두지 맙시다.



-------------------------------------------------목차------------------------------------------------

3일째               미나미 - 몸으로 느껴보는 일본의 시내의 공기. 그리고 먹자먹자 먹자골목! 
4일째               나라 - 귀엽구나! 사슴은 참 귀엽구나! 근데... 무섭다.
5일째               교토 서부 - 반짝반짝 금각사~☆ 아름답게 빛... 나....네...?
6일째               은각사 주변, 어느 한 료칸 - 만년 콩라인 은각사. 그리고 료칸에서의 편안한 하룻밤
7일째               교토 동부 - 기대하고 기대하던 연애의 신이 있는 신사! 신년 오미쿠지에 써 있는 연애운은 과연?
8일째               신주쿠, 우에노, 오다이바 -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적(?)을 알자! 도쿄대로 출격! 헉 그런데...
9일째               아키하바라 - 이곳이 성지(?)인가. 
10일째             요코하마 - 오늘은 밥은 뷔페다! 전쟁이다! 오오오!!!!     .......오?
11일째             하코네 - 나무네. 나무다. 나무군
12일째             마루노이치, 긴자, 시부야, 신주쿠 - 쇼핑천국 쇼핑지옥
13일째             다시 미나미 -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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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스마트폰, 갤노트를 사고 난 뒤 가지고 노느라 시간을 잉여롭게 너무 잘 보네 버렸습니다 ㅜㅜ

설마 하지만 기다리셨던 분이 계셨다면 죄송하기만 합니다.

이젠 개강까지 했네요. 내일은 전공만 3개 연강 + 교양. 버틸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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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9일

돈이 없기에-->시간도 없어-->부지런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배낭여행이기에

부랴부랴 7시에 일어나 전날에 미리 예약해 두었던 유스호스텔의 아침식사를 먹었습니다.
은근히 비싸더군요. 흑흑
뭐 평범한 아침식사라는 느낌이여서 사진으로 남길 생각도 안했습니다. 아침의 멍한 정신 탓이 더 컷겠지만요.
지금 대략 기억나는 메뉴는 대략 계란말이, 죽순, 조미김, 미소국, 생선구이 정도?

유스호스텔에서 역으로 가는 육교에서 한 컷. 이래저래 철도가 많은 일본입니다.
제 친척중에 기차를 무진장 좋아하는 얘가 하나 있는데 제가 일본 갔다왔다고 하니 무진장 부러워하더군요.


암튼 독실한 친구B는 일요일이라 교회간다고 해서 저랑 친구A 둘이서 일본의 축제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저기 A 찍혀있는 이마미야에비스 신사에서 1월 9일~11일 까지 토카에비스 축제라는 것을 합니다. 오사카에서 가장 인기있는 축제이지요. 해외여행 할 때는 영문표기가 같이 있는 구글맵이 최고입니다 으헝헝 ㅜ

대략 무슨 축제인지 설명해 보자면, 그 지역에서 미인대회를 열어 뽑힌 사람들은 후쿠무스메라고 하고

상업의 신 에바스가 있다는 신사답게 후쿠무스메가 무녀복장을 하고 멘기모노인가 벤기모노인가 하는 것을 팝니다.
장사수완 죽이는데?

(나이와지 사찰. 북방를 수호하는 비사몬덴손이 모셔져 있으며, 번뇌를 응징하고 수행자를 보호하는 왕인 도우묘우오우가 있다고 합니다.)
축제분위기에 맞추어 가는 길에 있던 절도 아주 그냥 성황입니다. 아주그냥 향 연기에 찌드는 느낌이군요. 그때 한창 돌던 신종플루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스크 쓴 사람도 종종 많이 보입니다.


아픈 곳에 쐬면 다 낫는다고 하는 향불입니다. 그런데 숨을 도저히 못 쉬겠어요 켁켁.


엥? 절에도 이게 있네요? 옆사람 하던데로 한 번 해봤습니다. 아 돈은 1엔 넣었어요 ㅋ 소원도 안 빌었는데요 뭐


엥? 절에도 이게 있네요?(2) 신사에서 팔 것 만 같은 온갖 부적에다가, 오미쿠지까지 있습니다 그려 -_-;;
여기가 절인가 신사인가?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축제라 그런지 길거리 노점상이 상당히 많습니다. 당연히 주로 먹을거 먹을거 먹을거!!!!!!!!!

하지만 돈이 없다. 으헝


암튼 일단 신사에 도착! 토끼해라 그런지 큼지막한 그림이 입구에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빨간 커다란 기둥도 뭐도 없고 왠지 이미지상의 일본의 신사와는 많이 다릅니다?!


귀여운 OME 포즈로 한장. (여러분의 눈을 지켜드리기 위해 모자이크 처리)
근처에서 어떤분들이 제쪽을 가리키며 '아레 미테, 우사기 haha@#%@.'            여행중이라곤 해도 부끄럽네요 *-_-*



아무튼! 신사 안은 그야말로 사람들 천지! 왠지 다들 대나무를 받아가기에 저도 받고
이번 축제 구경의 최상위목표 후쿠무스메 구경을 위해 저 줄 사이로 섰습니다.
줄 서면서 앞에 서 계셨던 할아버지, 아줌마에게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대나무에 호랑이 기운(콘푸르스트?)이 깃들어서 1년간 악령을 내쫒는 효험이 있다고  하더군요. 곧 호랑이에게 쫓길 토끼는 지못미.

1년동안 집을 지켜준 대나무는 저렇게 수거함에 모입니다. 호랑이 기운은 유통기한 1년! 그러고보니 아까 절에서도 호랑이 인형을 본 거 같은데.. 정말 절이나 신사나 상업의 신에게 침식당해 있나 봅니다 :)


그렇게 이야기도 하며 어떻게든 저 애매한 줄을 뚫고 들어가 맨 앞에 갔더니..

(사람이 워낙 많아 사진도 다 흔들리고 잘 안 찍히고.ㅜㅜ 간신히 건진 것들)
후쿠무스메를 내가 봤는데 말야. 다 예~뻐~ *_*
다들 훈훈하신 분들입니다 :) 이빨 교정만 하면 훨씬 더욱 예뻐질 것 같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후쿠무스메들이 이런것을 대나무에 직접 매달아 줍니다. 이것들은 공짜로 매달아주는 것이고
 (아마 자택안전 의미라는 듯)

이런건 사야합니다 ㅋ. 그림이 귀여워서 하나 사버렸네요. 아 참고로 사는건 무진장 비쌉니다. 하나에 1000엔 이상은 기본 -_- 2000엔 3000엔 짜리도 있더군요 ;; 저 토끼 그림은 1500엔 할 겁니다 ㅎ

같이 간 친구A는 일본어 모르는 외국인이라는 것을 어필하며 느릿느릿 느긋히 어눌하게 후쿠무스메와 대화하며
시간을 끌며 진득히 감상하고 있더랍니다. :) 저야 이 친구가 뭐 하고 싶은지 알고 있으니 알아듣지만 입다물고 있었고요 ㅋ (결국 3000엔 짜리 하나 샀더랍니다)

하지만 슬슬 점심이 다가오며 뒤에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졌기에 일단 후퇴.

저 앞에 한 할아버지 할머니 한 쌍이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무려 망원경 데세랄을 들고 초 근접 후쿠무스메 사진을 찍는 것에 경악했습니다.
그때 할머니 왈 '할거 다 했어요! 이제 그만 가욧!'
할아버지 왈 ' 아직 덜 찍었어!!!'
훈훈한 한 쌍입니다 :)


신사 안에서 후쿠무스메만 저런걸 파는 것은 아니고 또 파는 곳이 있습니다.

음.. 하지만 속된말로 하자면

물은 안 좋아요 :)  후쿠무스메 앞은 사람들이 무진장 많지만 여긴 헐렁 합니다 ㅋㅋ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그냥 평범하신 분들. 파는건 똑같지만 사람 몰리는 것이 넘사벽입니다.


잠깐?! 서양인 후쿠무스메도 있었습니다 -_-!  뒷태가 참 예~뻐~

신사 한 구석에서 하는 창춤? 봉춤? 도 잠깐 구경하다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질려서 금방 자리를 떳습니다. 누가 설명이라도 해주면 모를까 ㅜㅜ

슬슬 친구B와의 약속시간이 다가와 신사에서 나와 다시 노점상 구경ing


저게 다 여기 신사에서 모시고 있는 상업의 신 에비스입니다. 원래는 어업의 신이였는데 여기가 중심가로 번창하기 시작하며 상업의 신이 되었다고 하네요. 신도 살아남으려면 전직해야 하는 현실



한 꼬마가 훈훈하게 뽑기 비슷한 걸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공을 굴려 밑에 3 구멍에 전부 들어가면 상품을 준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사악하게도 가운데 구명 바로 위에 이 있습니다 -_- 뭔짓을 해야 절로 들어갈까요.


뭔가 무서운 도라에몽 과자 ㅋㅋㅋㅋ

사과사탕이다 *_*

왠지 몰라도 전 이 고양이들 무섭습니다 그려.

토끼의 해 답게 귀여운 토끼 조각상~


별별 가면이 다 있습니다. 다른건 그렇다치고 토마스는 대체 왜 저기에?!

꿀꺽.



이렇게 보면 조금 굵어 보이는 평범한 핫도그지만..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무려 저 소세지!! 우리가 가로로 잘라 전 부쳐먹는 그 소세지가 그냥 통채로?!!
갉아먹어야 할 듯 한 포스를 뽐내는 핫도그였습니다 ㅎㄷㄷ



일본에선 군고구마보단 저런 찜고구마를 팔고 있더군요. 양으로는 승부가 되질 않습니다 ㅋㅋㅋ


꾸..꿀꺽


오랜만에 보는 별사탕입니다 *_*




재일교포분들이 전이나 김치를 팔고 계시기도 하셨습니다. 오오.


(오옷 이것 꿀타래!)
아니 아예 한국에서 원정오신 분들까지 있어요 -_-;; 축제라고 짐싸들고 팔러 오셨다는 군요.




이후 친구B와 합류해 고베로 고고~

제일 앞 차량에서 찍은 사진. 제가 사진 찍기 시작하자 같이 앞에 나와 구경하는 어린얘들이 귀엽네요.


일본의 모든 역에는 역무원이 있습니다 ㅎ. 급행에 뭐에 이것저것 많은 일본답게 복잡한 철도가 인상깊었습니다.


고베에서 0차 목표는 점심 해결! 가격은 적당하나 양이 무진장 푸짐한 산노미야 역 근처 햄버그집!

세사람이 모두 각각 다른 세트를 시켰는데 상 위에 다 올려 놓기도 힘들 정도로 푸짐합니다. 특제런치 세트가 단돈 870엔!! 기본인 돈가스 정식은 600엔!!!
누가 일본인이 적게 먹는 다고 했습니까? 꺼억. 정말로 배불리 먹었습니다.


일단 역 근처에 있는 이쿠타 신사로 갔습니다. 여긴 좀 일본신사 분위기가 나네요.
그 웃긴 임나일본부설에 등장하는 신사라고 해서 뭔가 보기나 하자 해서 가긴 갔는데

뭐 별건 없었습니다. 그냥 신사네요 . 음.


애시당초 여기저기 보수 공사 흔적이 있어서 감흥이 몇 배로 떨어지는 곳입니다 ㅋ. 신년 오미쿠지 달 곳이 없어서 저런 곳에서 엄청나게 많이 묶여 있더군요.


쓰다보니 잊을 뻔 했지만
그 다음 1차목표는 여행예산 때문에 유럽도 못 갔으니 여기서 건물이랑 분위기라도 느끼고 가자는 것입니다.


여기는 고베의 산노미야로 옛날에 서양인들이 많이 살아서 고풍스런 양식 건물들이 남아있게 되었다네요.



대한민국 총 영사관도 있었습니다. 내 여권 아직 잘 있겠지?


올라가다 보이는 스타벅스. 겉만봐도 다른 곳과는 차별화되어 있습니다.


이래저래 못 보던 디자인의 집들이 많습니다.


어떤건 관리가 안 됬는지 으스스한 집도 있군요 ;


온갖 나라의 상징이 공존하고 있는 골목.

하지만 역시 집만 있어서 구경하는 것에 흥미가 없는 분은 지루지루 합니다.

바로 저 같은 사람 말이죠. 지루지루. 하하;;



그러던 저에게 구세주로 다가온 키타노마치 광장에서 어떤 아저씨의 길거리 쇼쇼쇼!

실력은 그냥저냥 이였지만 말빨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옷기는 데에 재능이 있으신 분이였습니다. 지금도 하고 계실지는 모르겠네요. 보니깐 정기적으로 하시는 분인 거 같습니다 ㅎㅎ 아마 제가 갔을 때가 일요일 3~4시쯤 이였을 거에요.


투명한 공(?)을 관객과 주고 받는 중;;;


투명한 검(?)을 입에서 뺏다 넣었 다 하는 중 ;;;;


가끔은 진짜 마술쇼도 합니다. 하지만 이래저래 웃긴 것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ㅋㅋ

(어디선가 많이 본 포즈.jpg)
말과 행동을 반대로 하는 등, 말이 중요한 공연이였는데 주위사람과 저는 웃는데 일본어 모르는 제 친구A.B는 멀뚱멀뚱. 동시통역(!)하느라 바빳습니다 ;;



ㅈ~~기 위에 있는 것이 학문의 신이 있다는 키타노텐만 신사.


힘들게 올라갔습니다. 헥헥..


학문의 신을 모신다고 하니, 저도 대학생이고 해서 하나 뽑아봤습니다.


그래서 뽑은 오미쿠지. 여기 일본인 능력자분이 좀 해석 해주세요!!!!

할 뻔했는데.
뒷면에 영어로 해석이 되어있습니다 -_-!!!

비바! 글로벌 세대

아무튼 운은 말복. ㅜㅜ
연애운? - 포기해, 단지 짝사랑일 뿐이야.



나에겐 꿈도 희망도 없어... 아 경치는 좋았습니다.

참고로 이 친구A는 대길
 

어떤 집 마당에 차려진 예식장. 이런데서 결혼식 올리면 재밌겠네요.


일반공 그녀석은 하고 있지 않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띄어쓰기는 모국인이나 외국인이나 힘들 겁니다. :)




지금까지는 입장료 아까워서 집 안에 안 들어갔지만, 한 집이 꽤나 입장료가 싸서 한번 둘러보러 갔습니다.



뭐 평범한 서양 인테리어 집입니다. 별거 있겠어요? 하하하.


잠깐 소파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둘러봤습니다.


밤에 보면 무서울 것 같은 인형들 ㅎㅎ


집에서 나오니 벌써 해가 떨어졌습니다. 야경이 예쁜 집이 몇개 있었는데 카메라는 괜찮은데 주인이 실력이 영 없어서 건진건 별로 없습니다 ㅜㅜ


(내부 분위기가 죽여주던 신노미야의 스타벅스지점)

내려오다가 아까 본 스타벅스 집에서 커피 한잔. 여행 이틀째인데 벌써 지쳤습니다.


그리고!!

고대하던!!!!!

오늘 저녁은 고베 특산물 쇠고기!!!!!!!!!

일 예정이였으나. 가격에 몸서리 친 우리들은 다른 곳에서 먹기로 하고 일단 다른 곳으로 출발 했습니다.
(가난한 학생 배낭여행에 쇠고기는 무슨.ㅜㅜ)

일단 고베 남쪽에 있는 베어 에어리어로 출발! JR 고베역에서 내려 모자이크 가든을 향해 갔습니다.


그 중간에 있는 고배 가스등거리. 다시 말하지만 카메라가 안 좋은 게 아니라 제 찍는 실력이 영 별로여서 잘 안 찍히는 듯 합니다 ㅜ



숨겨왔던 나~의♬




계속 색깔을 바꿔가며 화려했던 모자이크 가든의  관람차. 동영상으로 찍을 거 그랫나 봅니다.
제 못 믿을 기억을 의존하자면 아마 저 중에 하나가 바닥까지 투명한 관람차 였던 거 같습니다.
(기억이 확실치 않아 나중에 수정될 수 있습니다 ㅎㅎ;)



바다건너 고베 하버 랜드의 화려한 경관. 


이제 슬슬 배가 상당히 고파와 저녁 먹을 곳을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곳은 백화점 위에 있는 곳이라 음식 가격이 다들 상상을 초월. 원화로 환전하면 더 초월하는 곳이라

왠만하면 여길 벗어나서 먹고 싶었으나...

친구A.B의 의견으로 여기서 찾기로 했지요. 아까 고기 가격에 기겁한 건 누군데 ㅜㅜ
사실 근처에는 이 모자이크 가든 말고는 다 고층건물 뿐이라 먹을 상점가도 안 보였습니다.

근데 왠만한 먹을 곳이 없어 결국 일본에서 인도 카레집에 갔습니다.-_-;;

가격도 상당해서 카레 두 종류와 밥 한개 난 두개만 시켰는데 2500엔 허헉...
주문할 때 매운 정도를 고르는데 이게 일본인 기준일 거 같아, 주방장한테 우린 한국인이니 아마 더 잘 먹을 수 있을 거라고 해서 매운 정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걍 보통을 추천해 주시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달했습니다. 하하..
카레 2개만 시켰는데 웨이트레스 실수로 3개가 와서 하나는 서비스로 먹었다는 건 자랑.
하긴 3명이 2개만 시켰으니 헷갈릴 만도 했습니다 ㅎㅎ;

밥먹고 다들 지칠대로 지쳐 이만 유스호스텔로 들어가기로 결정.





머리에 닿을 것 같아 불안한 천장 중간에 있는 광고판들. 계란들이 귀여워서 한 컷!


JR선이라 그런건지 밤이라 그런지 이런 차량도 있었습니다. 편했어요. 표값처럼 정말 편안했어요.ㅜ 돈돈도ㅜ

꽤나 멋진 디자인의 등이 달려있던 역이였습니다. 어느 역인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이후 숙소에 흐느적 흐느적 들어와 친구 두명은 바로 쓰러지고.

전 목욕탕에서 좀 더 흐느적 된 뒤에 오늘의 여행기를 적고 쓰러졌습니다.

이틀밖에 안 됬는데 벌서 무릎이 시큰시큰 하네요. 일본여행 끝까지 몸 성히 보낼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걱정되어 오는 밤입니다. ZZZ


To be continue...

-------------------------------------------------목차------------------------------------------------

2일째               오사카, 고베 - 신사다! 축제다! 미인이다!
3일째               미나미 - 몸으로 느껴보는 일본의 시내의 공기. 그리고 먹자먹자 먹자골목! 
4일째               나라 - 귀엽구나! 사슴은 참 귀엽구나! 근데... 무섭다.
5일째               교토 서부 - 반짝반짝 금각사~☆ 아름답게 빛... 나....네...?
6일째               은각사 주변, 어느 한 료칸 - 만년 콩라인 은각사. 그리고 료칸에서의 편안한 하룻밤
7일째               교토 동부 - 기대하고 기대하던 연애의 신이 있는 신사! 신년 오미쿠지에 써 있는 연애운은 과연?
8일째               신주쿠, 우에노, 오다이바 -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적(?)을 알자! 도쿄대로 출격! 헉 그런데...
9일째               아키하바라 - 이곳이 성지(?)인가. 
10일째             요코하마 - 오늘은 밥은 뷔페다! 전쟁이다! 오오오!!!!     .......오?
11일째             하코네 - 나무네. 나무다. 나무군
12일째             마루노이치, 긴자, 시부야, 신주쿠 - 쇼핑천국 쇼핑지옥
13일째             다시 미나미 -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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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써보는 대학생 3명의 단순 프로필

  쉐도우 - 이걸 쓰는 사람. 조용한 성격이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답답해서 자기가 나서는 인간. 일상적인 일본어 대화까진 가능하나 한자를 무지막지하게 싫어해서 그 이상의 공부는 하지 않음. 아 그리고 고3때의 후유증으로 스트레스에 대해 몸이 약하다. 무지무지 약하다.

  친구 A - 쉐도우의 같은 과에 있는 발이 매우 넓은 친구. 키는 조금 작은 편이지만 인간관계가 좋아서 여친도 있었다. 헌데 건망증이 좀 심하다. 시간감각이 느긋한 편.
 
 친구 B - 매우 조용한 성격. 키가 크지만 말랐다. 현재 우리 과에서 상당히 공부를 잘 하는 녀석으로 어디있냐고 물어보면 거의 도서관인 친구다.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지금까지 입에 술도 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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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 줄거리

-여행 2달 전
 쉐도우 - ㅇㅋ. 나도 일본 생각하고 있었어. 그럼 일본으로 결정?
친구 A,B - ㅇㅇ 가자!

 가자!

가자!

가자!.....

...

-여행 약 2주 전 어느 한 까페

쉐도우 - 어째서 우린 현재 아무 준비도 못 했지....OTL
친구 A - 할 수 없잖아. 중간고사에 기말고사에 바빳고....OTL
친구 B - ......


  인터넷이나 어디서나 해외여행에 대해 찾아보면 늦어도 2달전부터 계획을 짜고 조사한다고 하지요. 그러나 우린 지금까지 아무 준비도 하고 있기는 커녕 구글에 일본이라고 검색 해보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정해져 있던 것이라곤 우리 셋이 이번 방학에 시간이 있는 날이 1월6~1월 22일 이라는 사실하나.

지금에서야 늦었다는 것을 깨닫다니 ㅜㅜ

그러나, 절실히 여행을 가고 싶었던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여행준비에 착수하기로 결정!


일단 가이드북 오사카, 도쿄 편 두권을 사서 예상 일정을 짜보고,

인XX크에서 간신히 3자리가 남아있는 1월 8일~1월 20일 비행기표를 예약해서 일정 강제 확정. 이미 왠만큼 싼 곳은 전부 완매였고 정말 간신히 남아있던 자리를 찾았습니다.

저는 오사카 일정 계획담당
친구 B는 도쿄 일정 계확담당
친구 A는 숙소 및 기타 예약 관련 담당. 하여 준비를 시작했지요.

다행히 유스호스텔을 모두 예약하긴 했지만 이래저래 이미 꽉 찬 곳이 많아서 유스호스텔 일정이 ABCB 같이 하루만 지내야 하는 유스호스텔까지 생기기도 했었어요. 여러분은 꼭 미리 준비하십시오 꼭!


숙박비 할인한다고 유스호스텔 회원 가입도 하고.

여행경비 계산해서 환전도 하고

여권도 확인.....
친구 A - 어 근데 내 여권 어딧지? 못 찾겠다.



잘 못하면 여권 때문에 친구 한 녀석은 같이 가지 못 할 수도 있었던 상황! 다행히 정말 다행히 비행기 출발일 하루 전에 재발행에 성공!!

고마워요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

교훈 2 - 일단 여권을 제일 먼져 확인합시다!

              (모자이크는 필수입니다 :)

그렇게 D-day를 맞이하고 오후 2시경 한국에 bye bye~

한국의 눈 쌓인 풍경을 비행기에서 바라보니 멋지네요 ㅎ

처음 경험해보는 성층권에서 구름바다 내려보기. 멋있었습니다 ㅜㅜ


첫 비행기 기내식은 삼각김밥 -_-ㅋㅋㅋ 기념할 만한 첫 기내식이 삼각김밥하고 오렌지 쥬스라니 ㅋㅋㅋ 아오 ㅋㅋㅋ


일본에 도착해서 들리는 일본어 인삿말에 드디어 일본에 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칸사이 패스를 사면 같이 주는 가이드 북. 지도도 있고 지하철 역도 있고 쓸만하다)

내리자마자 공항에서 칸사이 패스사고 유스호스텔이 있는 신오사카역까지 가려고 표를 끊는데..

                         (급행을 안 타면 한참동안 멍~ 하고 가고가고 또 갑니다.)

분명 공항에서 전철 타는 곳에서 신오사카역까지 1100엔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1100엔짜리 표를 끊었으나

중간에 환승이 안 됩니다!!

알고보니 중간에 표를 다시 끊는 값까지 합해서 신오사카까지 1100엔 -_- 아놔.

교훈3 - 일본에선 철도회사 따라 중간에 환승 안되는 것이 많습니다. 잘 알고 갑시다 ㅜ
(200엔 정도 버린다고 해도 우리돈으로 하면 2000원이 넘습니다!)

결국 원래 계획이였다면 신오사카역 에서 짐을 맡기고 갈 생각이였던 스카이빌딩을,
교통비 아낀다고 짐을 주렁주렁 가지고 키타 우메다 역에 있는 스카이빌딩을 보러갔습니다.

이곳은 사실 빌딩 그 자체보다는 그 지하 1층과 옥상이 유명해서 가는 곳이지요.


이곳 지하 1층은 일본의 옛날 골목을 재현해 놓았는데 분위기가 끝내주네요! 


조그만 신사까지 있습니다 ㅋㅋㅋ 작아도 신사라고 오미쿠지가 엄청나게 묶여 있었습니다요 ㅋㅋㅋㅋ


(오코노미야키 가게로 현지에도 인기가 많다는 키지. 뜻은 알게 뭐얌)

그리고 고대하던 일본에서 첫 식사를 위해 가이드북에 있던 오코노미야키 가게, 키지로 갔습니다.

         (짦아보이죠? 그런데 저기서부터 기다리는데 1시간 이상 걸림니다 ;;)
그러나
유명한 집인지 입구 밖에서 기다리는데 1시간
들어와서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30분 -_-;; 으악.

교훈 4 - 유명한 집에 갈 때는 줄 서면서 속 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간단한 과자를 챙겨갑시다.


요리하는 걸 직접 보여주는 장인의 손길.jpg



사진포즈 잡으시는 게 너무 귀요미. 귀욤귀욤. 일본에서 만난 할아버지들은 다들 재밌는 분들이였습니다 ㅎ



아무튼 맛있었습니다 ㅜㅜ 흐그흐그.  한시간 반이나 기다렸는데 맛이 없으면 안되죠 ㅜㅜ 으헝헝

                               (공중정원 전망대 티켓입니다. 공중정원 전망대가 173m 높이라 저렇게 되어 있다네요.)


이후 스카이 빌딩 옥상 공중정원 전망대에 고고고~. 저기 저 위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어요.


어디론가 빨려들어갈 것 같이 공중에 붕 띄어진 에스컬레이터 ㅎㅎ


공중정원 에 올라갔더니 바닥이 반짝반짝, 하늘도 반짝반짝, 야경도 반짝반짝, 커플도 꾸역꾸역. 어흑.


형광등에서 나오는 빛이 형광물질을 발광시키는 구조인듯? 흰색 염료에는 형광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흰색 옷들이 모두 발광하더군요. 자외선이였을까요?


궁합 1단계 밖에 안되던 커플 :)

의자에 앉아서 거기있는 금속봉을 각각 잡으면 둘의 궁합을 알려준다는 장치입니다 ㅎㅎ

궁상맞은 남자 셋이던 저희는 같이 앉기도 뭐해 각각 앉아서 사진을 찍는데...

궁합 최고단계의 친구 A의 나르시스트 위엄.ㅎㄷㄷ 저렇게 화려한 것이 궁합 최고단계입니다 ㅎㄷ


이렇게 오사카의 야경을 감상하다 밤이 깊어 신오사카 유스호스텔로 갔습니다.

문제는...

호스텔로 가는 길을 몰랐었어요!!!!!

호스텔 예약을 맡았던 친구A가 유스호스텔 위치를 정확히 알아가지고 오지 못 한 겁니다 ;;; 역에서 내리자마자 저흰 헤매기 시작했지요.

교훈 4 - 위치는 자세히. 정말 자세히 알아가자!

다행히 친구 A가 한 친절하신 여성을 찾아서 유스호스텔에 갈 수 있었네요. 그분도 유스호스텔이 어딘지 몰라서 경찰서까지 같이 가서 유스호스텔 위치를 알아내서 유스호스텔까지 저희를 인도해주시는 포스!

오오..! THIS IS JAPAN!! 

그렇게 간신히 유스호스텔 체크인 시간 30분 전에 들어가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불안했던 여행 준비였으나 이렇게 무사히 어떻게든 일본에서의 첫날이 막을 내렸습니다.




To be continue...

-------------------------------------------------목차------------------------------------------------

D-???~D-day    한국, 우메다, 신오사카 - 가슴이 벌렁벌렁 하게하는 그들의 긴박한 야매 여행준비. 그리고 일본도착!
2일째               오사카, 고베 - 신사다! 축제다! 미인이다!
3일째               미나미 - 몸으로 느껴보는 일본의 시내의 공기. 그리고 먹자먹자 먹자골목! 
4일째               나라 - 귀엽구나! 사슴은 참 귀엽구나! 근데... 무섭다.
5일째               교토 서부 - 반짝반짝 금각사~☆ 아름답게 빛... 나....네...?
6일째               은각사 주변, 어느 한 료칸 - 만년 콩라인 은각사. 그리고 료칸에서의 편안한 하룻밤
7일째               교토 동부 - 기대하고 기대하던 연애의 신이 있는 신사! 신년 오미쿠지에 써 있는 연애운은 과연?
8일째               신주쿠, 우에노, 오다이바 -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적(?)을 알자! 도쿄대로 출격! 헉 그런데...
9일째               아키하바라 - 이곳이 성지(?)인가. 
10일째             요코하마 - 오늘은 밥은 뷔페다! 전쟁이다! 오오오!!!!     .......오?
11일째             하코네 - 나무네. 나무다. 나무군
12일째             마루노이치, 긴자, 시부야, 신주쿠 - 쇼핑천국 쇼핑지옥
13일째             다시 미나미 -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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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여행가기 두달 전. 젊디 젊은 세명의 대학생이 식당에 모였다.

쉐도우 - 야 우리도 대학생인데 이번 겨울 방학 때 해외 여행 함 가야 되지 않겠냐?
친구A - ok. 나도 그럴 생각이였어. 근데 어디로 가게?
친구B - 일본 어때?
쉐도우 - ㅇㅋ. 나도 일본 생각하고 있었어. 그럼 일본으로 결정?
친구 A,B - ㅇㅇ 가자!

그렇게 간단하고 간단하게 해외여행이라곤 고등학생 시절 여러가지로 처참했던 
중국 수학여행이외엔 없었던 새내기 대학생 3명의 일본 여행이 결정되었다.

그들의 여행이 막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



이 여행기는 이 블로그에서 시간 나는 대로 연재 됩니다.
-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때문에 일본 여행을 포기하신 분들게 이 글을 바침니다 -



라는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July%2021,2006_3.gif 그런데 쓰기가 영 힘들군요 :)

1월 8일~1월 20일 까지 약 2주동안 일본에서 느꼈던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아 물론 2012년 1월 8일~1월 20일 이 아닌, 2011년 1월 8일~1월 20일 입니다.msn031.gif
(그 무서운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가 일어나기 약 2달 전이였지요. nice timing?)




탄소연대 측정 결과 약 1년전에 씌여졌다고 알려진 19장 분량의 기록을 해석번역암호해독과정 을 거쳐



A4용지로 약 12페이지 분량의 현대적인 문서로 탈바꿈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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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전적으로 의존참고 했다고 알려진 참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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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함께 발굴된 수많은 팜플렛, 영수증, 입장표, 지도, 기타 등등의 참고 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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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모은 약 5GB 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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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겨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이제 희미해져 가는 일년전의 일본여행을 여행기를 통해 되살리고자 합니다.



저희 셋의 여행에 재밌게 따라와 주세요~ September%2025,2005_part2_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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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한국 어느 식당 - 해외여행을 결정한 어떤 날
D-???~D-day    한국, 우메다, 신오사카 - 가슴이 벌렁벌렁 하게하는 그들의 긴박한 야매 여행준비. 그리고 일본도착!
2일째               오사카, 고베 - 신사다! 축제다! 미인이다!
3일째               미나미 - 몸으로 느껴보는 일본의 시내의 공기. 그리고 먹자먹자 먹자골목! 
4일째               나라 - 귀엽구나! 사슴은 참 귀엽구나! 근데... 무섭다.
5일째               교토 서부 - 반짝반짝 금각사~☆ 아름답게 빛... 나....네...?
6일째               은각사 주변, 어느 한 료칸 - 만년 콩라인 은각사. 그리고 료칸에서의 편안한 하룻밤
7일째               교토 동부 - 기대하고 기대하던 연애의 신이 있는 신사! 신년 오미쿠지에 써 있는 연애운은 과연?
8일째               신주쿠, 우에노, 오다이바 -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적(?)을 알자! 도쿄대로 출격! 헉 그런데...
9일째               아키하바라 - 이곳이 성지(?)인가. 
10일째             요코하마 - 오늘은 밥은 뷔페다! 전쟁이다! 오오오!!!!     .......오?
11일째             하코네 - 나무네. 나무다. 나무군
12일째             마루노이치, 긴자, 시부야, 신주쿠 - 쇼핑천국 쇼핑지옥
13일째             다시 미나미 -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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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프롤로그 만으로도 상당히 기력을 쓴 듯한 느낌September%2025,2005_part1_1.gif 겨울 방학이 끝나기 전에 완결하는 것이 일단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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