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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 작년 11월 쯤에 재밌는 소식이 들어와 블로그에 포스팅 한 것이 있었습니다. 한 히로인에 몰빵(?)과 중세 경제학을 섞은 스토리로 대성공한 늑대와 향신료의 원작자인 하세쿠라 이스나씨가 VR 게임을 하나 만든다는 것이였죠. 오호 그 사람이 VR 게임을? 하면서 큰 기대를 했었고, 관련 인터뷰를 간단히 번역해서 포스팅도 했었습니다. (http://shadowofangel.tistory.com/2125)


  인터뷰에서 하세쿠라 이스나씨가 VR에대해 "이차원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라는 오랜 욕망을 실현할수 있는 매체로 보고, 실현하기 위한 팀을 짜서 만든 결과물이 바로 이것 [Project LUX] 입니다!


  그리고 스팀에서 2017년 3월 31일에 얼리억세스로 등장했습니다. 얼리억세스이긴하나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고, 자잘한 UI나 버그 수정 정도만 남아있는 형태입니다. 아직까지 얼리 억세스인게 함정입니다만 ㅋㅋㅋ


  자 그럼 한번 영상 봐 보시죠~!




= 게임의 특징 =


  이 게임의 배경은 대충 이러합니다.


  "먼 미래 인류의 대부분은 전뇌화되어 실제 몸은 어딘가에 보관하고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정신적으로 표류하는 것이 일상인 곳입니다. AI도 무지막지하게 발전한지 오래라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겨진 창작활동-엔터테인먼트조차 AI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계이죠. 그런 가운데 아티스트 럭스는 전뇌화를 아직 하지않은 몇 안되는 사람이며, 실제 몸에 기반한 감정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 럭스에게 정부의 에이전트라는 사람이 와서 회노애락에 대한 전뇌용 데이터를 의뢰하며 두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는데..."


  이 게임-VR 애니메이션의 매우 특이한 점은 그동안 HTC VIVE와 오큘러스 터치, PS VR등을 이용한 VR 게임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하며 효과적이라고 여겨진 '상호작용'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한 설정까지 만들어져 있지요. 보통 게임이라면 우리는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인 '에이전트'를 플레이하겠지만, 이 게임에서는 우리는 단지 이 에이전트의 '기억' 데이터를 보고 있을 뿐입니다. 때문에 이미 일어난 과거의 일이고 우리는 일절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때문에 우리가 이런 캐릭터나 인간을 만나는 VR을 할때와는 달리 머리를 쓰다듬어보거나 하는 행위는 불가능합니다. 인터뷰를 참고하면 아직 그러한 상호작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은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매우 멀었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그렇긴 한 것이 VR그녀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게임을 해보면 매우 부자연스러운 데다가 자칫하면 불쾌한 골짜기마져 생길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이 게임이라 부르기 힘든 VR 애니메이션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듯 1인칭 시점에서 둘 사이의 대화를 감상하는 것 만으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하려는 꽤 어려운 시도에 도전하였습니다.


  성공했냐고 물으신다면... 그런 것 같네요.


  공식 플레이 타임 65분인 이 게임안에서의 여주인공 '럭스'의 움직임은 상당히 다양하고 부드럽습니다. 턱을 괴고 고민하기도, 걸어다니면서 상상을 하기도, 누워서 땡깡(?)하기도 하며 이 짧은 시간에 지금까지 보아왔던 어느 VR게임보다도 자연스런 움직임이 펼쳐집니다. 어떻게 이런게 가능했는가 하면... 답은 꽤 간단합니다. 성우를 맡은 다나카 아이미 씨가 직접 연기한 것을 [모션캡쳐]를 이용해 구현한 것이니깐요. 때문에 몇 개 안되는 상호작용에 그 반응은 그냥 짧은 모션의 되감기 같은 다른 VR게임과는 달리, 상호작용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65분동안 계속해서 다른 움직임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 단점 =


  이 VR 애니메이션은 두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에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럭스의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돌아다니지도 않고 매번 똑같은 의자에 앉아 럭스랑 이야기 합니다. 네 이게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위치를 이동할 수도 없어 쉴새없이 말하며 방 안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럭스와 같이 걸어가보려면 왠만한 크기의 방으로는 안 될 겁니다.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럭스와의 대화를 계속 듣는 것일 뿐인데 아시다시피 지금의 VR기기의 무게는 꽤 됩니다. 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움직일 때는 좀 낫지만 어딘가 시선을 고정시켜서 가만히 있으면 목에 가는 부담이 상당합니다. 계속 럭스만 바라보고 있다보니 게임을 끝낼 때 쯤엔 목 뒤가 상당히 굳어서 나중에 풀어주느라 꽤나 힘들었지요.


  또한 이 두 사람의 대화의 주제는 상당한 먼 미래의 전뇌화에 맞춘 작품과 전뇌화에 대한 철학, 먼 미래 시점에선 잊혀진 감정들, 전뇌화 네트워크에서의 활동 등이라 약간 따라가기 힘듬니다. 미래에 대한 SF에 익숙한 분이라면 금방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시겠지만, 그러한 방대한 설정을 단순히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표현하고 있기에 대화만을 기반으로 바로바로 상상하며 따라가는 건 어렵습니다. 거기에 일본어 음성에 자막은 일본어, 영어, 중국어가 제공되기에 한국인으로는 일본어를 꽤 알아듣거나 영어독해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대화를 따라가기도 힘들지요.


  또한 [대화만]으로 이 배경을 표현하느라 대사가 길고 너무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좋은 소설에선 설정과 배경 습득을 스토리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입니다. 원래 작가인 사람이 모은 팀이므로 그걸 모르진 않았을 텐데, 아무래도 기술적 혹은 기획의 한계였나 싶습니다.



= 장점 =


  럭스가 귀엽습니다.


  럭스는 어느정도 현 인류의 시점에서 전뇌화된 미래를 바라보는 시점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미래의 사람이라 조금 어긋나긴 하나 저러한 전뇌화된 미래에서 이 캐릭터가 느끼는 여러 감정은 우리가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입니다. 그러면서 손짓 발짓으로 바로 앞에서 움직이며 대화하며 캐릭터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이 캐릭터에 대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작가는 이전 인터뷰에서 'VR 컨텐츠에시 인간을 표현할 때 거기에 사람이 있다라는 압도적인 존재감에 눈을 빼앗기기 쉽상이지만, 간단한 상호작용만으로는 "유령"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라고 한 만큼, 캐릭터들이 인간성을 가진 것처럼 현 시점의 기술로 느껴지게 하는데 이 게임의 목표가 있던 것처럼 보입니다. 마침 남주인공은 전뇌화되어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미래인류의 대표적 인물인 것도, 이에 대비하여 럭스의 인간성을 더 느끼게 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또한 VR을 통해서 본다는 것을 이용한 연출과 제 4의 벽을 넘는 듯한 대화도 신선합니다. 그야말로 VR 컨텐츠로만 느낄 수 있는 당혹감이겠지요. 챕터 5 후반부에는 진심으로 당황했습니다. 한 감각을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게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 종합 =


  이 VR 애니메이션은 현 기술로 가상현실에서 사랑스럽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를 구현하고자한 한 작가의 작품입니다. 실제 인간과는 거리가 먼 카툰랜더링의 만화풍 캐릭터이지만 지금까지 느껴왔던 VR게임들에 비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가 여기 있습니다. 이 작가가 이야기하는 인간성을 한번 느껴보러 갑시다. 하지만 6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 가격은 단순한 VR게임으로 비교한다면 좀 비싼 감이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다만 캐릭터의 밀도로 보면 그렇지도 않을지도요.



추천지수 - 7 -

가성비지수 - 5 -

멀미지수 - 0 -



--다음 방송&리뷰 예고--

Gal*Gun VR

평일 9~12시 비정기적으로 https://gaming.youtube.com/c/shadowgamer/live 혹은 https://www.twitch.tv/yeobi1280 에서 진행합니다. VR공간 안에서도 채팅창을 볼 수 있게 세팅해 두엇으니 심심할 때 와주셔서 채팅 하나 날려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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