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다 봐, 밤 하늘의 별을 이리저리 리뷰 - 별을 봤던 추억을 다시 한번 -
어렸을 때 도시와 시골의 경계선 쯤에 있었습니다. 사는곳 바로 옆에 정비 되지 않은 산도 있고, 논밭도 펼쳐져 있으며, 저수지도 있었던 거의 시골이지만, 시내로 가는 버스도 10분에 하나씩은 오고 자동차로 5분만 달리면 바로 도시에 들어가는 그런 환경이였지요.
그랫던 만큼 도시의 편리함을 받으면서도 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놀이를 어렸을 때부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각 계절마다 사방에서 보이는 온갖 곤충, 팽이나 담력시험에 쓰인 얼어붙은 저수지, 벼를 벤 뒤 겨울에 얼어붙어 밟으면 사각사각하고 재밌게 부스러지는 논을 걸아가는 감촉, 계절마다 자라던 여러가지 나물, 버려진 사람의 흔적을 토대로 한 우리만의 비밀 기지, 등등. 서울로 올라와이러한 경험을 전혀 못 하고 자란 도시 사람들을 보고 약간의 불쌍함과 우월감을 담아 도시 촌놈이라 부르기도 했지요 ㅋ
하지만 역시 서울에 막 왔을 때 아쉬웠던 건, 힘든 하루를 마치고 완전 어두워진 밤 하늘 아래서 집에 가는 데에도 불구하고 하늘에 달 이외에 비춰주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점... 그 후 서울에 온 지도 어연 5년 이상이 되어가며 점차 별에 관해선 관심이 사라져 갔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게임은 [ 올려다 봐, 밤 하늘의 별을 見上げてごらん、夜空の星を A Sky Full of Stars (미야게테 고란, 요조라노 호시오) ] 입니다. 일본에서 나온 PULL-TOP의 19금 비쥬얼 노벨 게임으로 밤하늘의 별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PULL-TOP?.. 어딘가 들어본 회사인데...
[~review~/=game=] - 스팀의 유일한 고퀄 정통 학원 비쥬얼노벨 - If My Heart Had Wings 횡설수설 리뷰 -
그렇습니다. 스팀에도 올라온 [이 넓은 하늘에, 날개를 펼치고]의 제작 회사입니다. 글라이더를 소재로 재밌는 동아리 학원물을 잘 그려냈지요. 그런 만큼 이 게임도 상당히 기대가 컷습니다.
일단 메인 화면부터 미소녀들이 아니라 밤 하늘이 반겨주고 있어 시작하기도 전에 두근두근..
=- 일러스트 -=
- 사야 귀여워요 사야 -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들은 깔끔하고 귀욤귀욤 합니다. SD장면은 그 귀여움이 200% 업! 다만 이 은발 오드아이 캐릭터 아미노가와 사야와 이외의 캐릭터는 다소 그 차이가 있습니다. 정확히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사랑스러움 면에서 사야쪽이 기합이 크게 들어가 있어요. ㅋㅋㅋ
- 이 게임의 밤하늘은 정말로 환상적이다- 게임에 포함된 1월의 겨울철 하늘 -
보통 이런 게임에서나 그림에서 나오는 밤하늘은 그냥 화려하게 제멋대로 찍은 점(?)의 집합일 경우가 많습니다만, 밤하늘과 그것을 바라보는 천문부가 주제인 이 게임에서는 여러 밤하늘이 제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별자리를 찾을 수 있는 실제 밤하늘에 기초하여 그려진 밤 하늘이 아름답게 반짝거리며(동영상으로 공기의 굴절로 인한 일렁거리는 반짝임까지!) 펼쳐지고 있습니다.
=- 음악 및 사운드 -=
- OST 24번 트랙. 밤하늘을 올려볼 때 같이 나오는 이 OST는 끝내주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
모든 OST가 퀄러티가 월등한 건 아니나 평균 이상이고, 특히 밤하늘 장면과 관련된 분위기의 OST들은 그야말로 극강. 잔잔하고 신비스러움 음이 푹 끌여당기고 있습니다.
성우들의 연기는 모두 귀엽고 수준급인데 거기에 더해서 기술이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보통때는 적용이 안 되어 있으나 연출상 바로 옆에 있거나 속삭일 때, 방향이 뚜렷하게 바로 옆에서 말을 거는 것과 같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아마 Binaural 녹음 이 특정 상황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헤드폰을 쓰고 게임 할 때 연출상 껴안고 속삭이는 장면에서 들리는 목소리는...(더 이상 설명을 생략한다)
=- 스토리 -=
- 나는.. 나는 이런 귀여운 얘들하고 별을 보진 못 했다고...으헝헝..-
광공해가 심해진 지금은 별을 본다는 것은 어느정도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경험이 없거나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혹은 어른이 되어버린 탓에 밤하늘을 보는 것에 관심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추억의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이 게임도 그 점을 생각했는지 현재의 이야기와 과거의 이야기를 오가며 작중 인물들이 어렸을 때 본 밤하늘의 추억을 토대로 현재에 와서 천문부에서 활동하는 이야기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지나가다가 적절할 시점에 과거의 이야기가 중첩되기 시작하는데 이 과거의 이야기가 참 추억 돋습니다. 작중 인물들도 그렇겠지만 어렸을 때 밤하늘을 관측해 본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하지요.
그리고 각각 개별루트로 빠지게 되며 각 루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게 전개됩니다.
- 호우키보시(혜성) 히카리 루트 -
- 활발함이 돋아나는 스탠딩 CG가 매력적인 캐릭터 -
밤하늘을 보자는 게임의 주제로는 메인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호우키보시 히카리 루트. 2015년 12월 중순 경(제길 이 게임을 좀 만 빨리 했더라도) 펼쳐지는 쌍둥이자리 유성우을 위하여 광공해를 발생시키는 도시의 빛을 유성우가 펼치지는 그때만 일시적으로 끄자는 스타라이트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마을에 조명이 하나 더 생길 수록 별을 하나 더 줄어들어가."
한 지역의 모든 빛을 끄자고 설득하는 것이므로 한 동아리의 고교생에겐 다소 힘든 미션이지요. 적당한 위기들도 오지만 캐릭터 특유의 활발하고 유쾌한 해결방법으로 타파해나가 결국에 성공합니다. 이 때의 연출이란...
- 거리를 비추는 일루미네이션이 꺼졌지만 그에 대비해 밤하늘을 수놓는 천연 일루미네이션..-
거리의 불이 꺼져나가며 밤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나타나는 이 연출을 이 게임에서 손에 꼽을 만한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 딱 봐도 이 둘 중 누군가의 루트에서 아수라장이 생기겠지 -
하지만 그런 프로젝트에만 힘을 쏟는가? 그것도 아닌것이 이 셋의 삼각관계가 가장 치열(?)했던 루트이기도 합니다. 히카리(빨간머리)는 사야(은발)과 주인공을 붙여주려고 하고, 주인공은 히카리를 좋아하고, 사야는 그것을 알고 히카리와 주인공을 붙여주지만 히카리는 그걸 최대한 피하려고 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지요. 이런 이야기라면 다소 답답할 수도 있고 양손의 꽃 처럼 흐지부지 하게 될 수도 있었으나 이 게임 특유의 유쾌한 이야기 진행으로 재밌게 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 루트는 그야말로 청춘을 깊게 느낄만한 유쾌한 루트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양손의 꽃으로 빠질 가능성도 가장 큰 루트 오 무서운 사야 귀여워
- 아마노가와(은하수) 사야 루트 -
- 이 게임 귀여움 몰빵 캐릭터. 아 정말 사야는 귀엽구나! -
이 루트는 위 히카리 루트의 스타라이트 계획이 포함되긴 하지만 그게 메인은 아니고 사야와 주인공 간의 관계에 대해 더 깊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스탠딩 CG에 들어간 정성만 하더라도 이 작품의 사랑스러움을 메인 딜링하는 캐릭터.
- 초등학생부터 남다른 오라를 풍기는 사야 -
초등학생 때부터 주인공을 좋아했지만 그 뒤 어느 일 이후 소원해졌다가, 다시 어떤 일 이후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미묘한 관계로 지내다가 연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요. 제길 스포일러 스포일러 제길슨!!
- 아 중학생인 사야도 귀엽구나! -
오랫동안 간직한 연정을 단순히 '드디어 주인공이 알아줬어! 해피엔딩!' 로 끝나지 않고 꽤 섬세한 터치로 풀어나가고 있어 아아 귀엽구나 사야 귀엽구나 하면서도 사야의 돌발적인 행동에 조마조마 하기도 하는 루트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훨씬 머릿속이 복잡한 저를 보는 듯한 내성적인 특징을 잘 살리는 캐릭터. 내성적인 캐릭터라고 단순히 당하는 것이 아닌 소꿉친구로서 이것저것 다 당해서 이젠 적당히 잘 대응도 하는 재밌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 어른이 된 사야도 귀엽구나! -
스타라이트 프로젝트도 곁다리로 진행되지만 그것보다는 사야의 연정에 대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 이 루트는 꽤 좋습니다. 단순한 연예물과도 다른 분위기다 보니깐 말이죠. 대신에 이 루트를 하고 히카리나 다른 히로인 루트를 하면 사람 좋게 넘어가는 사야를 보며..... 그야말로 착잡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름니다. 화이트 데이의 유키처럼 말입니다. 최대한 맨 마지막으로 했으면 하네요.
- 사리토리(백조자리) 오리히메(직녀) & 쿠사카베 코로나(일종의 홍염) 루트-
이 둘은 아쉽게도(?) 단순하게 연예물로 진행되는 달달한 루트입니다. 위 두 루트처럼 여러 굴곡이 있는 것이 아니라, 큰 위기 없이 서로 사랑을 자각하고 달달하게 맺어져서 달달하게 보내는 루트입니다 ㅋㅋ 분량이나 퀄러티 면에서 위 두 루트와는 차이가 좀 나긴 하지만 중간에 쉬어준다는 느낌으로 달달함을 실컷 느끼면 됩니다 ㅋㅋㅋ 오리히메는 아가씨 천연끼를 좀 보여주고 코로나는 주인공만 똑바로 노리고 들어오는 후배 캐릭터의 천연을 보여주고 있지요. 둘다 달달하고 귀여운 이야기니 중간에 적당히 즐겨주면 됩니다. 사실 얘네들 먼져 깨고 위에 두 루트 깨는게 괜찮은 순서.
오리히메의 약간 천연끼 아가씨도 좋았으나 코로나의 목소리 연기가 특히 귀입고 활발해서 듣기에 재밌습니다 ㅋㅋ
=- 마무리 -=
- 사야는 귀엽구나!!! 사야는 귀엽구나!!! 사야는 귀엽구나!!! -
이전작 이 넓은 하늘에, 날개를 펼치고에서 하늘에 대한 동경을 잘 표현해서 비행기를 타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면, 이번 올려다 봐 밤 하늘의 별은 어릴때의 밤하늘의 추억과 밤하늘에 대한 동경, 조명이 없을 수록 밝아지는 밤하늘의 별 자체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내어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서 별을 쳐다보게 싶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좋은 게임이였습니다.
- 단순히 별이 광공해로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별에 대한 관심 또한 서서히 잃고 있던게 아닐까 -
이 게임을 하면서 어렸을 때 보았던, 그리고 좋아했던 밤 하늘이 계속해서 떠올라
[~hobby~/=Star=] - 홈스타 클래식 짧은 감상 리뷰 - 내 방의 플라네타리움 -
가정용 플라네타리움도 사고
[~hobby~/=Star=] - 플라네타리움 보고왔습니다. -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남산분관 - 짧은 주절 소감
플라네타리움도 보러 가며
갑자기 천문에 관한 욕구가 다시 솓아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마음은 다시 한번 살려준 이 게임에 감사를.
그림 - 전체적으로 깔끔한 그림체에 사실에 기반하는환상적인 밤하늘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 인체비율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사야가 귀엽다 9/10
음악 - OST의 수준은 평균 이상이며 밤하늘과 관련된 분위기 있는 잔한하고 신비로운 OST는 돋보적이다. 9/10
스토리 - 히카리와 사야 루트가 매우 인상적인 청춘물이다. 다만 나머지 두 히로인은 약간 구색 맞추기용 or 보너스 스토리 9/10
총평 - 밤하늘을 즐겨보자 9/10
p.s
쌍둥이 자리의 두 일등성은 옛날에는 더 밝은 것이 형, 덜 밝은 것이 아우였는데 지금에 와선 그 밝기가 서로 바뀌였다고 하지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밤 하늘을 한번 즐겨보시는 건 어떠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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