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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moon - for river (Piano version) 



- It's called 'For river" - 이 곡의 '리버를 위하여' 야


    2011년 인디게임계를 강타했던 명작 "To the Moon" 입니다. 다만 스팀에는 2012년 후반기에 올라왔고, 저와 같이 스팀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조금 늦게 접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리뷰도 참 늦게 뒷북 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저 우주를 향하여 -


  우주에 대한 열망은 저 먼 옛날부터 내려오고 있고, 처음 투 더 문 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는 이런 저 빛나는 달에 대한 동경의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정말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였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게임 시스템 등을 자세히 다루기보다 스토리로 이루어진 쓴 사탕을 한번 더 입안에서 굴려보려 합니다. 


  즉 스포일러를 잔뜩 뿌릴 생각이니 아직 해보지 않으신 분은 살그머니 뒤로 가길 눌러주시고, 스팀에서 만원에 사서 하시던지, 방송 녹화본이라도 보면서 한번 이 게임을 감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으니 영화 한 두 편 볼 시간이 남으신다면 이 작품을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 tell me what you see it - 어떤 것을 보고 있는 지 말해줘


스토리를 굵게 요약한다면

   다소 자폐증 증상이 있어 타인과의 대화가 힘든 리버와 어렸을 때 모종의 사건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조니는 필연적으로 서로의 소통은 빗나가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인생은 꼬여가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지 못 한 채로 임종을 맞이하려 합니다. 이 때 두 주인공 해결사들이 나서서 과거로 돌아가 리버와 조니의 끊어져버린 인연의 줄을 다시 이어 두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을 보내게 된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여러 가지 복선을 포함한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게임형식을 통해 구현해낸 수준급의 스토리 전달력, 의식의 밑바닥부터 자극하여 숨어있던 감정을 간질거리는 좋은 음악으로 많은 이들의 숨겨진 눈물을 이끌어내었습니다.



- 감동의 사랑이 넘치는 해피엔딩. 그러나...


   하지만 게임 클리어 후 머릿속에서 좀더 그 달달한 멜로드라마 사탕을 녹이고 굴려가며 맛보고 있다면, 이내 그 사탕의 안쪽에 든 씁쓸한 맛이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 What I truely am? - 진실로 나는 누구요?


  잠깐 딴 소리를 하자면, 어떤 한 사람이 그 사람임을 나타내는 것이 뭘까요? 사람마다 의견차이는 있겠지만 전 '그 사람이 겪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이, 10년 전의 기억이, 1년 전의 기억이, 자기전의 기억이 남아있기에 그 시간에 있던 사람을 지금 깨어있는 사람을 같은 '나 자신'이라고 인식하는 것일 겁니다. 

  줄을 이루는 가닥처럼, 과거의 모든 기억이 지금의 줄 반대편까지 이어지고 있진 않을지라도, 약간의 남아있는 기억들과 연속적으로 이어저 자기 정체성을 이루고 있을 겁니다.


  그럼 기억이 바뀌어 버린 조니는 정말 조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지금 게임 엔딩 이후의 조니는 행복합니다. 행복하게 별이 되었지요. 그러나 저는 그 조니는 기계의 시뮬레이션에 의해 억지로 만들어진 새로운 인격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제 조니의 인생은 이래저래 엇갈려서 그렇게 잘 풀리지 않았지만, 그 중에도 분명 보석같이 행복한 기억들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Everything's Alright'노래가 흘러나오며 지워지고 덧씌워지는 장면에서 (이 장면에서 이미 해피엔딩이 어떻게 흘러갈지 다 예상한 분들도 많이 있으셨겠지요) 저는 조니의 평생이 아무 의미 없었다고 하는 듯한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 조니의 이야기도 슬프지만 이 슬픈 제목의 책과 같이 충분히 그 자체로 좋은 이야기로 끝맺을 수도 있었는데...


   안 그래도 조니는 그 '사고'이후로 반 쯤 정신을 놓은 어머니에게 형제 조이로서의 인격을 강요 받은 삶을 살았는데, 그 인생을 다른 인격으로 '또 한번' 덧 씌우는 장면에서 상당한 아이러니를 느꼈습니다.

  그런 식으로 리셋하는 작품이 한 두 개가 아니라고요? 그렇습니다. 때문에 언제나 저는 대부분의 타임머신 류 작품들에서 슬픔과 아이러니를 곱씹곤 합니다. 적어도 타임머신으로 바뀌기 전에 기억들이 어떤 형태로든 지금의 인물에게 남아있는 듯이 묘사 된다면 약간은 안도가 됩니다만 그조차도 없는 이런 투더문 식의 전개로는 정말 쓸쓸한 맛만 남아 있습니다.

- 그나마 조금은 그래도 조금은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짧은 씬





  그래도 제가 어떻게 생각하던 간에 일단 조니는 행복한 기억을 안고 별나라에 갔습니다.


  그러나 그러지도 못 한 이 작품 최고로 불쌍한 인물은 여전히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았습니다.




- just for once... to have the same name everyone else has - 한번이라도 다른 사람과 같은 이름이면 좋겠어


  바로 리버입니다. 두 주인공 해결사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 것이 아닌 단지 조니의 '과거의 기억'만 바꾼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미 등대를 바라보고 있는 무덤에 누워있는 리버에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지요.



- because one day... ...I'm going to befriend one of them - 언젠가 나는 등대와 친구가 될 거니깐


  리버는 경증의 자폐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가 힘들어 합니다. 때문에 평범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사람을 동경하며,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직접 표현하지 않고 돌려서 전달하려 하지요. 하지만 그 때문에 어렸을 때의 그 추억을 사고 때문에 잊어버린 조니와 환상의 궁합이 되어 마지막까지 엇갈리게 되어 버리는 것이 현실의 스토리 입니다.




   이 아름다운 추억을 끝까지 사랑하던 사람에게 공감 받지 못 하고 스러져 버린 현실의 리버의 이야기는 게임 엔딩 이후에도 씁쓸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투더문의 전체 이야기가 이런 조니와 리버의 슬프게 마무리되어진 현실의 이야기보다는 조니 기억 속의 덧씌어진 게임의 축복받으며 끝맺음 되는 달콤한 해피엔딩으로 메말린 감성을 치유해 주는 게임으로 기억되는 것은 왜일까요?


- 에....네.....르.....기....!

   그건 아마도 이 스토리의 전달방식이 '게임'이라는 점이 가장 컷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멋진 연출이 많은 게임들을 영화 같은 게임이라 하며 칭송하지만, 전 사실 '소설 같은 게임'이란 새로운 장르의 정착을 더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좀 복잡하다 싶으면 대각선 한번 하면 해결되는 퍼즐 -

전개가 매우 친절해서 다른 재미를 기대했던 분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이미 이런식의 소설같이 자유도가 거의 없는 스토리 중심의 게임에 이미 적응하고 즐기시는 사람들도 특정 장르에 꽤나 많지요.


   혹자는 이런 건 게임이 아닌 소설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전 게임이라는 형식을 채용해서 소설을 뛰어넘는 여러 연출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지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미 이런 장르를 만들고 있는 일본 게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인터렉티브 노벨, 비쥬얼 노벨, 등등 어떻게 불러야 할 지는 아직 정착이 안 된 것 같지만, 소설에 게임을 형식을 더하여 음악, 그림, 영상, 연출, 멀티엔딩, 등 을 구현하는 것에 대해 저는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잡담이 길어졌습니다만 아무튼 게임을 플레이하는 우리 플레이어는 소설과 같이 누굴 통해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 직접 기억을 바꾸는 전문가인 주인공을 조종해 조니의 기억을 바꾸는 것에 대해 집중하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지요.


-  달까지 그런 우주왕복선으로 괜찮은가? 괜찮아. 문제없어 -

 

  결국 우주로 날려보냈을 때는 드디어 해냈다는 성취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게임의 엔딩 이후에는 '그들'을 해피엔딩으로 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되고 그걸로 끝내버려서, 리버에 관해서는 더 자세히 생각하지 않거나 나중에 곱씹은 후에야 그 쓴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to the moon - main theme -

- What's it called...? To the Moon -


게임의 성취감에 가려져 있을 뿐 이 이야기는 틀림없이 비극입니다.


치유되다니요 오히려 현실의 리버와 조니 머릿속에서 수정된 리버의 괴리에 더 괴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혹 사후세계가 있어 조니와 리버가 만나게 된다면 대체 어떤 대화를 하게 될까요...



   게임 맨 처음 틀 때 별하늘을 지켜보며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버리는 조니와 리버와, 이후 게임 엔딩 부분에서 새로 덧 씌워진 추억에서 나타나는 조니와 리버가 앉아 있는 위치는 서로 뒤바뀌어 있습니다. 왜 저런 장면이 게임 시작 부분에서 잠깐 나오는지, 자리가 바뀐건 단순히 실수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현실에서 어렷을 때의 추억을 죽기 전까지 되살리려는 리버의 또 다른 노력으로 보입니다.

어랏 눈에 땀이...




 

 

 

 

 

 

 

 

 마지막으로 http://shadowofangel.tistory.com/1473 에서 Everything's Alright 를 한번 들어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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