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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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x]

1, 2일차 - 나고야 & 히다이치노미야 - 이키비나 (살아있는 히나) 축제 - 빙과 무대탐방

3일차 - 타카야마 - 빙과 무대탐방 + 너의 이름은 조금

4일차 - 히다후루카와 - 너의 이름은 무대탐방

5일차 - 이세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무대탐방

6일차 - 이세 신궁 내궁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무대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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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타카야마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극도의 지침 속에 어떻게 잠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오랜만에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잠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이번 여행의 본 목적이었던 [휴양]을 위해 게로 온천으로 가는 날입니다!!!! 드디어 쉰다!!! 오늘은 쉬어주겠어!!! 다리야 발야 기뻐해라 오랜만에 휴식이다!!

 

  하지만

 

  게로 온천의 예약한 료칸의 체크인까진 시간이 좀 있으니 오늘은 잠깐 히다후루카와에 들리려고 합니다. 너의 이름은 에서 중간에 나와 작중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곳이기도 하고 미즈하의 마을의 모티브가 된 것처럼 보이는 곳도 조금씩 있는 곳입니다. 흘러가듯이 나오는 장소긴 한데 생각보다 많이들 왔다간 모양이네요.

 

 

덕분에 배경으로 등장하지도 않은 오늘의 출발지 타카야마에서부터 이런 기념품을 팔고 있을 정도죠. 작중과 비슷한 끈의 가격은 35000원에 육박합니다! 끈은 어제 타카야마의 한 박물관에서 직접 만들었으니 구경만 하고 갑시다.

 

  꺼라위키에선 관광안내소에서 어제 이잡듯이 돌아다닌 빙과 무대탐방 지도가 있다고 하는데 이젠 없나 봅니다. 그 지도를 얻으려면 어제 간 자전거 렌탈샵이나 백파이프 카페로 가야 할 것 같네요.

 

  오늘은 타카야마-히다후루카와-게로온천 의 예정인데 기차 시간 계획을 짜기가 어려웠습니다. 시골이라 보통열차는 한 시간에 하나씩 다니고 중간중간 배치된 주황색 JR 타려면 거의 5배 가격인 1710엔을 내야 합니다. 으.. 일본 교통비 비싸요. 어제 빙과와 함께하느라 아직도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10시 20분 기차로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청하고 출발합시다.

 

  2량밖에 없는 기차를 타고 가니 공항의 셔틀전철이나 마을버스가 생각나는 규모. 옛날에 일본의 더 시골에서 한 량짜리 기차를 탄 적도 있긴 합니다. 색깔이 진한 갈색이었나?

 

  기차를 타고 가다 보니 도중 과수원이 눈에 많이 띕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아침 시장에서 타카야마 지역 사과를 들고 나오신 아주머니의 사과도 굉장히 달고 맛있었죠. 고도가 높은 지역이긴 한데 분지지형이라서 여기도 사과를 키우기 좋을 걸까요?

 

  자! 여기로 너의 이름은 무대탐방의 스타트를 끊습니다! 히다후루카와 역에 도착해서 나온 뒤에 오른쪽으로 향하면 이 광경을 볼 수 있는 육교가 있습니다. 그저께 갔었던 히다이치노미야역보다는 조금 더 나은 시골 역이네요. 

 

  그대로 육교를 그대로 건너 아주 정말. 정말로. 너무나도 잠깐 나온 신사 계단 장면을 위해 머나먼 신사를 향해 잠깐만 걸어가도 시골임을 일깨워주는 풍경을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시절의 논은 참 미묘한 기분이 듭니다. 추수한 뒤의 밑동이 겨울이 지나도 사라지지도 않은 채 여기저기 굴러다니는데, 날씨는 웬만큼 풀려 밟아보면 발목까지 쑥 꺼지는 지뢰밭이죠. 그래도 밑동만 조심 스래 밟으면 어린아이 몸무게로는 어떻게든 논을 횡단할 수 있기도 합니다. 흙까지 꽝꽝 얼은 겨울쪽이 밑동이 바스락 하면서 밟히기에 이때가 걸어가기엔 느낌이 더 좋지요.

 

  논과 함께 쭈욱 10분쯤 걷다 보면 벌써 분지지역의 경계를 형성하는 산 근처에 도달합니다. 이쪽은 신사 정문 쪽은 아니고 후문 쪽으로 가는 길인데 미즈하가 있던 신사의 모티브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어디에나 있을 돌계단이 있습니다. 

 

  이 계단 위에서 히다후루카와의 정경을 눈에 담을 수 있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가파릅니다 헥헥.. 아직 어제 탈진 직전까지 갔던 다리가 이 계단 올라왔다고 후들거리고 숨은 그새 가빠집니다.

 

   올라오고 나니 조그만 공원과 조용한 공동묘지, 그리고 한켠에 새로 태어난 아이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루보보의 그림이 같이 있습니다. 혼자 여행으로 인한 감수성 폭발의 영향인지 이곳이 히다후루카와의 사람의 일생이 함께하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걸어갑니다.

 

 공원을 끼고 돌면 신사로 올라가는 차도가 보여 따라가면, 옆에서 봄이 왔다고 자라는 여러 식물이 보입니다. 저건 원추리였던가요? 살짝 데쳐서 무치면 맛있죠. 어렸을 때 뒷산에선 원추리가 자라면 맛있는 건 아는지 미처 따기 전에 고라니가 한 발 앞서 뜯어먹곤 했습니다.

 

 산속에서 겨우내 내린 눈 녹은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이 주변 그늘에선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보여요.

 

  케타와카미야 신사 자체는 크게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신이 있는지라도 알고 가면 좋겠지만 딱히 관광객을 위한 푯말 같은 물건도 없군요. 그래도 꽤 넓고 큰 규모의 신사입니다.

 

  이 계단 때문에 여기까지 왔었죠. 아마도 신사의 딸이라는 것을 근거 삼아 여기에 타키가 물으러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 3초동안 나온 장면때문에 여기까지 걸어오게 될 줄이야. 애니메이션과 실제 계단 사진은 꽤 다르게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뒤쪽에 있는 저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계단 가위바위보를 위해 디자인을 좀 바꾸지 않았나 싶습니다.

 

 

  신사에서 다시 역을 향해 걷다 보면 산에서 내려온 눈 녹은 물이 길 옆에 같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경치라 잠시 감회에 빠져 물소리를 듣습니다. 물소리 한번 같이 들으며 가시죠.

  제가 자랐던 곳에선 이런 콘크리트 벽이 구석이 무너진 곳이 있어 물이 새기도 했었습니다. 그 물이 새는 부위가 살짝 언덕 위에 있었기에 아래 이어진 하수구까지 물길을 만드는 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자연스레 침식과 퇴적을 배웠었죠.

 

 느긋히 걸어가다 보니 지붕 배수로에 앉아 촐싹거리는 중국 공식 해로운 새 인정도 받았던 참새가 일광욕을 하고 있으니 한 장 찰칵.  도라에몽은 뜬금없이 놓여져있길레 한장 찍었습니다. 지금도 있을까요?

 

  다시 역 근처에 왔습니다. 아무리 철길과 역 근처에서 생활권이 형성된다고 하나 교차로 바로 옆은 좀 시끄럽지 않을까 쓸때없는 걱정을 합니다.

 

  교차로를 건너다 말고 역의 반대편에서 한번 더 찍어봅니다. 그런데 사진이 기울어져버렸네요. 벌써부터 힘이 다했나 봅니다. 헥.

 

  다시 역 안에 들어와 너의 이름은 에서 인형옷 입고 나왔던 히다규 홍보 인형옷 사진 패널을 찍습니다. 마치 한국의 치킨가게의 선전을 닭이 하는 듯하군요. 기본적인 디자인은 사루보보에서도 많이 따온 듯합니다. 마을 규모로 봐선 축제 때나 인형옷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역 안 시설도 애니메이션에서의 묘사보다는 훨씬 낡은 모습입니다.

 

  문득 멀리서 다가오는 전철 소리가 들립니다. 생각하기에 앞서 발이 먼저 빨리 어딘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목표는 여기 막 도착했을 때 사진을 찍었던 그 장소!

 

  빙고! 전철이 역에 들어오는 애니메이션 구도와 어느정도 흡사한 장면이 찍혔습니다. 기차가 한 시간에 하나씩 들어오기에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네요! 이 구도를 찍는 이 곳은 하도 사람들이 와서 그런지 아예 창문이 열린 채에 창문 아래엔 애니메이션 캡처 프린팅까지 있습니다.

 

  여기 와서 놀란 건 이런 조그만 시골 역에 기도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의 이름은 이 흥행한 곳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겠네요. 대체 어디에서 그렇게 많이 왔길래?

 

 너의 이름은 에서 잠깐 나온 꽤 깔끔한 택시 정류장. 택시 색깔은 다른 모양입니다. 너의 이름은에서 나온 여기서 멀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찾아 택시를 타시는 분이 있다는 모양입니다. 오늘 저는 이 히다후루카와에 10시 23분 도착 오후 1시 11분 아웃 일정이라 거기까진 가기엔 힘이 부치는군요. 마찬가지 이유로 먼 곳에 있을 고등학교도 패스.

 

  도서관을 향해 가는 길에 멋들여진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이토모리에는 까페 하나 없다 하는데 여긴 그나마 조금 더 사정이 나은가 보군요.

 

  여러가지 디자인의 주택을 맛보며 사람 없는 길을 걸어가다 보면

 

  이토모리 주민센터와 거의 일치해 보이진 않는 낡은 건물과 거의 일치하는 히다도서관이 같이 있습니다. 

 

  이제 너의 이름은 유명세도 다소 사그라들었는지 도서관 저 구석에 아주 조그만하게나마 코너가 있을 뿐입니다.. 예전엔 영화표도 갔다 붙인 곳도 있다 하던데 이젠 남은 건 이 정도네요. 저 사루보보 히다규 인형 사고 싶은데 아쉽게도 파는 곳을 찾진 못 했습니다. 온 기념으로 방명록에 작게나마 한 줄 쓰고 옵니다.

 

  아침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는 빵만 대충 먹었기에 슬슬 배가 너무나 고파옵니다. 일단 고헤이모치를 먹으러 이곳 후루카와 가게로 왔습니다.

 

  사실 떡집이라기보다는 기념품상점과 정식집이 같이 붙어있는 가게입니다. 저 오른쪽 아래에 고헤이모찌 용으로 포장된 떡도 팔고 있네요.

 

  이 된장소스 바른 고헤이모찌는 여기 메뉴에는 따로 없고, 말을 따로 하면 저렇게 구워서 주십니다. 대충 너의 이름은 에서 나온 그 떡이 있습니까? 하고 물어보면  "아! 키미노나와! 있어요~." 하며 차와 방명록과 함께 주십니다. 오랜만에 보충하는 귀중한 칼로리와 따듯함에 잠시 쉬고 갑니다.

 

  고헤이모찌를 먹은 곳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타카야마 라멘을 팔았던 곳의 배경이 된다는 그 면 가게 집도 있는데, 위치나 건물 모양이나 딱히 닮은 구석이 안 느껴집니다. 굳이 공통점이라면 면 가게라는 걸 텐데...

 

 

  심지어 메뉴엔 타카야마 라멘도 없고 메밀국수가 주 메뉴입니다. 어제 타카야마 라멘을 타카야마에서 먹어서 다행이었네요. 오늘 먹으려고 어제 안 먹었었다간 먹지도 못 할 뻔했습니다. 메밀국수 또한 어제 점심으로 먹은 지라 또 먹기는 꺼려지네요. 만만찮은 가격도 가격이고요. 그냥 아까 대충 300kcal 정도 돼 보이는 고헤이모찌를 점심 삼아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저녁때 료칸에서 화려한 만찬을 기대하죠. (나중에 듣자 하니 아까 들른 후루카와 가게에서 타카야마 라멘이 있는 모양입니다.)

 

  원래 여기서 점심을 먹고 1시 10분 기차를 느긋이 탈 계획이었습니다만, 시간이 현재 12시로 한 시간가량 남았네요. 검색하다 나온 어느 블로거가 너의 이름은 에서 나온 건널목으로 추정되는 장소라고 하는 곳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구글맵에서 대충 편도 20~25분으로 뜨니 아슬아슬하게 갔다 올 수 있겠지요? 발&다리가 "휴양이래매!!! 휴양이래매!!!!!" 절규하지만 가만히 있는 것도 아까우니깐요.

 

  목적지가 생각보다 멀다보니 무대탐방하러 간다기보다는 사실상 강변 따라 산책하러 가는 거 같습니다.

 

 

  철로 되어있지만 너의 이름은 작중 콘크리트 다리와 비슷하게 생긴 다리라 찰칵. 실제 배경이 된 곳은 나가노쪽이라고 하더군요. 대충 어디냐고 하시면 일본의 저어어어기 동북쪽?

 

 

매우 복고풍스러운 포스터가 가득한 술가게를 지나

 

 금방이라도 바퀴가 빠질 것 같은 도랑과 집 사이에 오밀조밀하게 주차를 한 집을 지나

 

강가에서 날아가는 새 한 마리와 계속 계속 걸어갑니다.

 

  참. 지금 바람이 역풍이 장난 아니게 붑니다. 날아가던 새가 바람만으로 공중에 멈춘 채 활강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바람이요. 으 역풍을 이겨나가며 걷다 보니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갑니다. 역시 구글맵의 계산 시간은 믿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바람을 맞으며 걸어 다니다 보니 천연 올빽 머리가 되었네요.

 

  마을의 외각에 있는 요양원으로 보이는 복지 시설을 지나면

 

  그동안 지겹게 시골시골 했지만 이제 정말 논밭만 보이는 경계에 도달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건널목까진 거리가 반 정도나 있군요.

 

  논길을 따라 걷다가 왼쪽을 보면 미즈하가 불평하며 지나가는 하굣길에 지나가는 논밭길(추정) 이라는군요.  조금은 비슷할 지도요?

 

 또 걷고 걸어 비닐하우스 옆에 있는 건널목을 건너서 더더욱 남동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드디어 논 흙길이 이어져 있는 그 건널목에 도착했습니다! 헥헥헥헥헥... 오기로 어떻게든 도착했습니다.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짧은 시간만이라도, 자전거를 빌릴 것 그랬습니다. 어제 자전거로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다운그레이드하여 걷기 시작하니 역체감 하난 확실하네요. 

 

  이 건널목 또한 여러 장소를 조합한 듯하게 그려졌기에 이곳도 조금 비슷한 장소일 뿐이긴 합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흙길에 이어져 있는 건널목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어찌 생각하면 나름 운치가 있는 장소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이제 돌아가서 게로온천에서 쉬는 일만 남았네요!

  

이제 터덜터덜 다시 역까지 돌아가는 40분이 남았습니다. 철길 따라 돌아가는 도중 2량짜리 열차를 찰칵. 갈 때 역풍이라 올 때는 순풍에 도움을 받을 줄 알았는데 개뿔. 돌아갈 땐 바람이 멈추었습니다. 

 

여기도 벚꽃 피면 좋은 정경이 펼쳐지겠네요.

 

강가 따라 걷다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뭔가 했더니 바로 옆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길이였습니다. 

 

  가는 길과 일부로 다른 길로 돌아오지만 기차여행에서 바깥 풍경은 10분 만에 질리듯, 처음엔 고향에 간 것만 같았던 반가운 내음과 풍경들은 어느새 이미 일상이 되어버려 지겨워지고 말았습니다. 아니 그전에 다리가 죽을라 카고 있습니다. 자전거... 자전거..... 전 왜 자전거를...

 

??? 뉘 집인지는 몰라도 야심 차게 지은 집이 도중에 있습니다. 정처 없이 걷는 와중 이런 서프라이즈는 대환영입니다.

 

 

  논 사이에는 이런 길 같지 않는 길이 있곤 하죠. 어렸을 때에 빙의되어 장난 스래 총총총 걸어갑니다.

 

  오랜만에 보는 the 놀이터처럼 보이는 놀이터입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정글짐이 살아있네요! 저 줄지어 있는 타이어는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노는지 모르겠습니다. 뜀틀 삼아 짚고 넘어가기엔 너무 넓고요. 타이어를 밟아가며 사이사이를 점프하며 놀았죠.

 

 옛날 놀이터에는 저런 유격(?) 놀이기구가 있곤 했죠. 어린 몸들이라 다행이지 지금은 저런 곳에 올라갔다 잘못 내려왔다간 전치 몇 달입니다. 으 보기만 해도 발목 삔 곳이 다시 쑤셔오는 것 같습니다.

 

 몇 번째인지도 모를 건널목을 건너고 또 건너 걸어가다 보니...

 

  구몬 학원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구몬이 일본산이었더군요. 일본 쪽 구몬 로고는 꽤나 귀엽네요. 저는 어렸을 땐 눈높이와 함께했었습니다. 또 어떤 게 있었더라요. 팩스로 받는 빨간펜? 

 

  언젠가 봤던 도쿄궁처럼 해자를 둘러싼 신사를 지나고 나면

 

  후우 역에 돌아왔습니다! 다리는 이미 후들후들하며 도착한 시간이 오후 12시 55분. 기차 시간에서 다행히 15분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역의 인포메이션 센터 옆에 이렇게 조그만하게 코인로커에서 올때 집어넣었던 캐리어를 다시 꺼내고 기차를 타러 갑니다. 여행하다보면 은근 코인락커에 넣을 때가 많아 너무 큰 캐리어는 가지고 다니질 않네요. 

 

  기차를 타기 전에 타키 일행이 지나가는 육교와 기차가 한 시간에 하나씩 있는 휑한 시간표를 마지막으로 한번 더 찍고 나면 이제 오늘 짧지만 멀었던 너의 이름은 히다후루카와의 무대탐방은 종료입니다~ 이제 게로 온천으로 가서 느긋히 보낼 거예요~~

 

  게로까지 가는 기차는 꽤 비쌉니다. 티켓은 지정석과 자유석이 있는데 자유석이 대략 오천 원~만원 정도 더 쌉니다. 이 시기엔 사람이 많이 없으므로 자유석으로 가지요.

 

  특히 자유석이 주로 기차 앞뒤 끝부분에 있는지라 이런 경치를 보려면 자유석을 고른 뒤에 타자마자 앞으로 가면 좋습니다.

 

  터널 안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앞 유리창에 반사되는 걸 보고 앞쪽 사람들이 사진 찍다 인사도 하며 기묘한 사진이 탄생.

 

  타카야마를 지나 그저께 들렸던 히다이치노미야도 지나는데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마을을 반 바퀴 주변을 돕니다. 살짝 쏠리는 코너링을 느끼며 그저께 와서 본 경치를 기차에서 한번 더 보니 맛이 또 다릅니다.

 

  건널목이 보일 때마다 무언가 손짓과 혼잣말을 하며 옆에 지도와 끊임없이 확인을 하시더군요. 

 

  그렇게 계곡 사이사이 기차여행을 즐기다 보면 

 

  게로 온천에 도착합니다! 음.. 그런데 이전에 가봤던 온천마을은 다 산속에 조그마한 1층~2층 건물들이 다닥다닥 있던 곳만 가다가, 여기에 오니 이런 커다란 건물이 있는 풍경은 좀 낯설게 느껴지네요. 3대 온천이라고 부를 만큼 규모가 커서 그럴까요?

 

 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조금 달리면 오늘, 아니 이번 여행 휴양이란 주제를 이룰 주역이 되는 보센칸 료칸에 도착합니다.  7층 건물에 호텔 같은 곳이라 예전에 갔던 조그만 곳을 멋대로 상상했다가 약간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타키도 이런 근처에서 하룻밤 묵었을 거라 생각.. 했지만 그곳은 완전 다른 곳이겠군요.

 

  여기저기 리뷰 사이트에서 받은 점수를 패로 만들어서 전시하는 모습. 료칸은 보통 1인 코스가 없는 편인데 여기 보센칸은 1인 숙박이 가능합니다. 물론 저녁과 아침식사 포함해서요! 빙과에서 등장했던 그 료칸이 1인 숙박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으면 아마 그곳으로 갔을 겁니다. 음.. 되나요? 굳이 물어보진 않아서 모르겠군요.

 

  생각보다 넓은 방이라 뒹굴뒹굴하기에 모자람이 없군요. 창밖은 시원한 리버뷰입니다. 창문 밖이 바로 벽이었던 여행자 호텔이나 창문조차 없던 게스트 하우스에서 엄청난 업그레이드네요.

 

  뭔지 몰라도 스마트폰이 하나 있습니다. 대충 이 호텔 시설 소개와 이 근처 게로 온천의 가이드인 것 같습니다. 가지고 다닐 수도 있는 모양. 

 

TV를 틀자마자 갑자기 한국어가 나오길래 봤더니 한국 드라마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장면만 보고 무슨 드라마인지 아시는 분이 있으려나?

 

  채널을 돌리다 보니 어느 고등학교의 취주악부 소개가 뜹니다. 어느 고등학교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유명한가 봅니다. 곧 나올 울려라 유포니엄 극장판이 문득 기대되네요.

 

  상 위엔 간단한 간식으로 떡과 표고버섯 조림이 있습니다. 타카야마 쪽 아침시장에서도 맛본 표고버섯 조림은 여기서도 꽤 좋은 맛입니다. 근데 간식으로도 먹긴 하나? 나중에 다시 온다면 몇 상자 사가야겠습니다.

 

  조금 쉬다가 아직 쉼이 부족하다 하는 다리의 주장을 묵살하고, 여기까지 온 김에 게로 온천 주변을 잠깐 돌아다녀 봅시다. 이 포스터는 누가 그린 건지는 몰라도 게로 온천 여기저지 장식되었있더군요.

 

  나가자마자 갑자기 축제 행렬과 마주쳤습니다. 뭔진 몰라도 일단 찰칵! 이번 여행은 은근히 운 좋은 만남이 있네요. 길이 좁은 만큼 행렬도 아담합니다.

 

  지금은 비성수기여서 그럴까요? 생각보다 열린 상점이 많진 않습니다.

 

  게로 온천. 게로게로. 무엇인지 아시는 분은 일본어를 꽤 하는 분일 겁니다. 여기서 온천물과 관련된 영물로 통하는 개구리를 위한 신사입니다. 히다이치노미야에서도 신사에서 저 개구리를 보았지요.

 

 평범한 안마 가게인가 했는데 18세 이상만 출입 가능하다고 되어있어 잘 봤더니 파칭코 가게입니다. Relax라..?

 

  다른 곳과 디자인이 혼자서 눈에 띄는 이곳의 온천물도 꽤 유명한 모양이더군요. 이 온천만 즐기고 가시는 분도 있는 모양입니다.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가 여길 배경으로 찍었다고 하지만 옛날 일이라는 걸 알려주는 양 변색된 포스터.

 

  지나가다 떡꼬치구이를 하나 삽니다. 점심을 벌써 고헤이모찌를 포함해 떡꼬치만 3개로 때우고 있습니다. 맛은 그냥 짭짤한 떡과 간장 탄 맛이었습니다. 그다지 취향은 아니네요.

 

 강으로 나오니 웬 찰리 채플린이 이런 곳에 너무나 슬픈 표정으로 쭈그려 있습니다. 위의 웰컴하고 너무나 대비되는 기묘한 모습.

 

  떡꼬치들만으로는 영 칼로리가 부족해 편의점에 들렸습니다. 그런데 많은 김치들과 순두부찌개 인스턴트 팩을 보고 놀랐습니다. 일본에서 순두부찌개를 상당히 좋아한다던데 이런 물건도 있군요. 예전에 오사카여행에서 들린 한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시켰습니다만 샐러드는 나오는데 김치는 따로 시켜야 돼서 참으로 슬펐던 적이 있었죠.

 

   넓은 강을 건너는 큰 다리를 건너다보면 건너편에 강가에 마련된 무료 노천탕이 있습니다. 그런데 탈의실도 없고 어떻게 사용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옛날에 주민이 걍 사용한 게 전통마냥 남아있는 걸까요? 보다 보니 간단히 족욕이나 하는 듯합니다.

 

  강을 건너면 매우 커다란 고양이가 앞을 지키는 커다란 기념품점이 있습니다. 이 길 건너편에도 못지않게 넓디란 기념품점이 있긴한데 저 고양이 때문에 눈길이 간 덕분에 여길 먼저 들어가게 되더랍니다. 여러분 이렇게 랜드마크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념품 종류가 먹는 거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 게 대단합니다만 그중에 특히 맛있었던 게 이 크런치 비슷한 과자. 공항에서 웬만한 기념품은 판다니 짐이 될까 봐 사진으로 찜만 해두고 갑니다. (하지만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이 곳에서 파는 것 중 대부분은 공항에 없습니다.)

 

 기념품 중에 가장 독특했던 물건. 일본도 가위라니 대체 누구의 발상이죠? 그것도 대충 만든 것도 아니고 옆에 있는 설명을 보니 이 지역의 장인이 만들었다고 하나 봅니다. 

 

  타카야마에서 좀 더 따듯한 낮은 지대로 오긴 했지만 아직 벚꽃은 필랑말랑 밀당중입니다. 봄에 일본에 왔는데 벚꽃은 못 보고 갈 것 같은 불안감이 언습하네요.

 

  처음엔 게로온천 료칸에 오자마자 쓰러져서 방에서 굴러다닐 계획이었는데, 그동안 돌아다닌 관성 때문인지 여기 도착해서도 너무 많이 걷고 말았습니다. 바깥에 있는 족욕탕에서 잠시 휴식. 키에 비해 작은 발이라 다리보다 발바닥이 먼저 아파옵니다. 수고했다 짜식.

 

 간신히 숙소에 기어 돌아와 쓰러져 있으려니 어딘가에서 덜컹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기차가 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방 괜찮네요.

 

  목욕탕은 지하에 대욕탕이 하나 있습니다. 호텔료칸의 규모에 비해선 조금 작아보이는 욕탕과 노천탕이 하나씩 있죠. 저녁을 먹기 전에 한번 몸을 씻으러 갑시다. 아쉽게도 하루마다 여탕과 남탕이 바뀌는 기믹은 없나 보군요. 가는 도중에 온천탁구대가 있어 반가웠으나 이번에 같이 칠 사람은 없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온천은 평범했습니다. 특이할 점은 노천탕이 생각보다 약간 불안해질 정도로 바깥에 개방적이었다는 정도겠네요.

 

  목욕하자마자 오늘 저녁 만찬을 즐기러 가봅니다. 예약할 땐 영어로 가이세키 형식이라 적혀있는데, 가이세키라고 하면  보통 생각하듯 방 안에서 음식을 먹는 건 아니고 식당에서 한상 차려진 음식을 약간의 서빙과 함께 먹는 방식입니다.

 

  저녁 코스를 히다규 코스로 해서 히다규 고기를 또 먹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사진과 같이 전통조리방식대로 무슨 잎에 소스와 함께 쪄서 먹는 방식이죠. 안 그래도 녹아내릴듯한 고기가 더더욱 부드럽게 익습니다. 미친 밥도둑이네요.

 

   고기를 익게 하는 동안 차가운 전채부터 먹습니다. 이 새우는 대체 뭐길래 집게 다리가 이리 길답니까? 민물새우 중 하나인 징거미새우랑 닯게 생겼는데 그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민물새우는 처음 먹네요.

 

  여러 요리들과 돈코츠 국물 찌개. 이 진한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kya~

 

  산이고 바다고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다양한 요리들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양념에 절은 소고기의 감칠맛은 장난 아니어서 한 점 한 점 밥과 함께 아껴가며 먹었습니다. 기념품점에 보면 바로 불 위에 올려 바로 요리할 수 있게 잎을 포장한 것도 팔더군요.

 

  후우~ 아침과 점심을 대충 먹으며 보냇 더니 저녁은 끊임없이 들어갑니다. 밥조차 맛있어서 계속 퍼먹다 보니 저 밥 한 사발을 다 비웠네요! 평소 먹던 것의 2~3배는 먹은 셈이니 오늘은 소화제는 먹고 자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저녁 과식 후 돌아오니 펴져있는 이부자리에 바로 쓰러져 뒹굴거리다가 슬슬 잠에 들려는 참에 또 덜컹덜컹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보기엔 좋네요. 보기엔... 이후 자려고 할 때마다 자정 근처 막차까지 덜컹덜컹 소리가 나서 잠에 들지 못합니다. 그냥 일어나서 한번 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오지요. 후으으...저번 여행 때 밤하늘 아래 노천탕에서 별을 올려다보는건 꽤나 운치있었기에 이번에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저녁쯤 구름이 몰려오는 바람에 별을 보이지 않습니다.

 

  기차소리 때문에 막차가 다닐 자정까진 자긴 글렸으니 내일 이세에 가서 돌아다닐 작품의 복습을 실시합니다. 저 또한 하도 본지 오래된 거라 잊어버릴 것 같으니 말이죠. 다행히 오랜만에 봐도 지금 작품과 꿀리지 않게 재밌는 작품입니다. 어떤 것이냐고요? 그건 내일을 느긋히 기대해 주시지요.

 

  이렇게 게로 온천에서의 그동안에 비하면 아주 조금은 마음 편한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오늘의 루트=

타카야마시 - (기차) - 히다후루카와 - 너의 이름은 무대탐방 - (기차) - 게로온천

참고한 너의 이름은 무대탐방 구글맵

1. https://www.google.com/maps/d/viewer?mid=1AW_DS7vu68SkEJmBlI7LavOolkY&ll=36.19630607824682%2C138.0820692328614&z=7

2.https://www.google.com/maps/d/viewer?mid=1cMuO7yZdi_Jvgh4KcCbAoXfK0t8&ll=36.75176688365327%2C136.0705921&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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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영업글입니다. 빠심이 흘러넘침니다! 스포는 없습니다!


  다음달 1월 4일 감독과 함께하는 시사회(12/31 1/1 유료시사회)를 기점으로 드디어 한국에서 개봉하는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 역대 영화 5위안에 당당히 입성하고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 중에 일본에서 2위로 들어선 그야말로 초대박을 친 이 영화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가슴을 북받혀 오르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죠. 왜냐고요?


  '너의 이름은'의 감독 신카이 마코토를 알고 난 뒤 곧바로 팬이 되어버리고 그후 대략 13년 동안 이 사람이 대박을 언제 칠지 두근거리면서 보아 왔거든요! 마치 혼자만 응원하던 아이돌이 하나하나 올라가더니 결국에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하면 과할까요 ㅎㅎ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나자마자 이 사람은 언젠가 대박을 칠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빛의 연금술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 '너의 이름은'이 나오기까지 그 앞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었고 어떻게 걸어왔을까요? '너의 이름은' 을 보기에 앞서 저와 함께 그의 영상을 문자 그대로 하나하나 따라가 봅시다.



꿈을 마음 속에 간직한 팔콤 사원 시절(1995~2000)


- 英雄伝説Ⅴ - 영웅 전설 5(1999) 오프닝 -



- YS Ⅱ: Eternal - 이스 이터널 2(2000) 오프닝 -


  처음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RPG게임만으로 창립이래 적자가 한 번도 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게임 회사인 팔콤에 입사해서 패키지 디자인 업무를 주로 맡았습니다. 그러다가 위와 같이 게임 오프닝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죠. 제가 비록 그 시절을 또렷히 기억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봐도 저 이스 이터널 2 오프닝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특히 이 감독이 그렇게 좋아하는 구름과 빛에 대한 연출이 벌써 이때부터 엿보이고 있지요.



- 彼女と彼女の猫 -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1999)-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던 그는 짬짬히 이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발표합니다. 고양이의 입장에서 회사원의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현대인의 삶을 투영한 듯한 작품입니다. 흑백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빛의 활용을 포함한 그의 스타일이 보이고 있습니다. 1999년 초여름~초겨울에 photoshop(?!), after Effects(?!) 같은 지금도 쓰고 계신 이 소프트웨어들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만으로 기쁨이 넘쳤던 시절이라고 ㅎ


  CD-ROM에 담겨져 동인으로 팔던 이 작품은 제 12회 DoGA CG 애니메이션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받고(2000), 별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퇴사하게 됩니다.



퇴사 후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어가는 시기 (2001~2005)



   잠깐 잡설하자면 그 동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나열 한 다른 글들을 볼 때 가장 불만이였던 점이  '왜 이분이 만든 게임 오프닝들은 쏙 빼먹는가' 라는 점이였습니다. 아니 좋은게 얼마나 많은데? 그렇다면 제가 모아야죠. 어떻게 하겠어요 ㅋ 하나하나 빠짐없이 모아봅시다.


- minori 사의 BITTERSWEET FOOLS(2001) 오프닝 -


  퇴사 후 혼자 별의 목소리를 의욕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지만 역시 문제는 그거죠. 돈입니다 돈. 그런 때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 게임 회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 당시 이제 막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We always keep minority spirit." 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는 minori 미소녀 게임 회사 입니다.


 위 영상은 그 minori 사의 첫작인 BITTERSWEET FOOLS 의 오프닝으로, minori도 급했는지 음악도 영상도 꽤 투박한 퀄러티입니다. 말을 들어보면 연필로 그린 선에 디지털 색체 작업으로 한달만에 만들었다고 하네요. 당시 임시 수입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덕분인지 이후로도 이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의 인연은 이어지지요.


- ほしのこえ- 별의 목소리 (2002) -


  2년동안 혼자 만들었다는 것 만으로 큰 화제를 불러왔던 별의 목소리. 음악과 여자 성우 빼고는 전부 신카이 마코토 혼자서 작업했다는 것에 경악을 일단 하고 시작합시다. 당시 보급되기 시작한 핸드폰과 문자메세지를 통해, 점점 우주 멀리 서로간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서 문자가 전송 되기까지 몇분에서 몇년까지 걸리는 슈퍼 원거리 연애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로봇물이면서도 일상을 상기시키는 묘한 작품이죠. 마지막에 아무리 시공간이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을 통할 것이라는 것을 표현한 연출이 감동적이였습니다. 어 이거 나중에 인터스텔......





  광원과 그에 맞추어 빛나는 것을 세밀하게 표현한 3D 물체를 통해 단순한 풍경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유의 화면은 벌써부터 느껴집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배경은 좋은데 인물작화에 약하다 - 라는 평이 시작한 작품이기도 하죠 ㅋㅋㅋㅋ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신은 이 작품을 지금 보면 이불 펑펑 차고 싶은 봉인하고픈 흑역사라 하나 아직도 이 별의 목소리를 가장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기에 그렇게도 못한다며 눈물짓습니다 ㅋㅋㅋ 아무래도 30분 안쪽의 적당한 빠르기의 스토리 전개와 이해하기 쉬운 감정선, 꽤 희망적인(?) 결말의 여운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 minori 사의 wind - a breath of heart - (2002) 오프닝 1 - wind -


- minori 사의 Wind - a breath of heart - (2002) 오프닝 2 - dream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두번째. wind - a breath of heart - 의 영상 두개 입니다. 필자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알게 만들어준 영상이기도 해서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BITTERSWEET이 좀 급하게 만든 티가 난다면, 이 오프닝은 1년만에 그 퀄러티가 무시무시하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minori 측에서도 딱히 지침을 주지 않고 "원하는 대로 만드세요~"라고 했다 하니 자유롭게 구성한 티가 납니다 ㅎㅎㅎ


  세심하게 빛을 내뿜거나 반사하거나 가리는 일상의 물건들을 그려낸 여러 화면을 짧게짧게 넘기며 속도감있게 화면을 진행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뮤직비디오 스타일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것에 더해 시간의 경과 (하루 or 계절)에 따라 변하는 화면을 넣는 방식은 최신작 너의 이름은 예고편까지 보이고 있지요.


  위의 별의 목소리를 완성 한 후 이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때 처음 애니메이터와 협력하여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상도 보다보면 구름 중에 별의 목소리에서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ㅋㅋㅋ 무서운 것이 이때는 타임 시트도 레이아웃 내는 방법도 잘 몰랐다고 ㄷㄷㄷ


- 레이아웃 - 한 씬 안에 모든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감독의 지시를 포괄하고 있는 설계도 -


- 타임시트 - 모든 동작의 타이밍, 입 모양, 동화 매수, 카메라 구도와 움직임, 화면 전환 등을 표시 - 이미지 출처-


  1인 제작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필요한 것을 점차 배워나고 있는 시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 岩崎宏美 - 笑顔 - NHK 모두의 노래 '미소' (2003) -


  "햄스터는 하루 몇 킬로미터 쳇바퀴를 달리지만, 멈춰 설 때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갔을 거라며 생각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을 친구로부터 듣고 그것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영상입니다. 매일 쳇바퀴를 돌리며 반복되는 것만 같이 느껴지는 일상에서의 의미를 찾는 절박함이 느껴지는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따듯하게 감싸 안아줄 것만 같은 곡에 귀여운 햄스터를 보여주며 혼자 사는 자취생의 마음을 힐링하는 것을 목표로 한 듯이 보이는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작화 감독과 둘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 minori 사의 봄의 발소리(はるのあしおと) (2004) 오프닝 - 春-feel coming spring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세 번째. 봄의 발소리 오프닝입니다. 백파이프로 시작하는 경쾌한 음악에 맞춰 봄이라는 주제에 맞는 생동감 있는 연출이 특징이죠.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1분 24초경 거울속 겨울에서 달려와 코너를 돌며 갑작스래 봄이 되는 연출입니다. 감독님은 지금도 마음에 드는 연출이라고 하네요.ㅎ 또한 이전까진 초당 15프레임으로 만들었지만 이 영상은 초당 24프레임으로 제작하여 더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 영상에서도 3DCG가 간간히 쓰였는데 위화감 없이 숨어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ㅋ


  그런데 일단 눈에 들어오는건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눈과 단순한 인체형상인데...

 게임 일러스트 그림체가 원래 그런데 할 수 없죠! 결코 신카이 마코토 감독 탓이 아님니다! ㅜㅜ


  이 때엔 wind 의 오프닝을 만들 땐 어색했던 레이아웃과 타임 시트에 꽤 익숙해져서 작화, 미술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답니다. 이후 나온 장편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와 제작 시기가 곂쳐 있어 구름의 저편을 만들 기 전 워크 플로우 및 찰영 기법 등을 써볼 테스트 케이스로도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고도 하네요 ㅎ 구름의 저편의 작업 현장이 너무나 빡세서 이걸 만들 땐 별로 고생한 기억이 없답니다. ㄷㄷㄷ 같은 시기에 제작해서 그런지 두 작품간에 비슷한 연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雲のむこう、約束の場所 -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2004) -


  신카이 마코토가 처음으로 프로 애니메이션 스텝과 함께 최초로 만든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입니다. 동시기에 나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치고 제59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받기도 했죠. 한국에서는 공식 극장 상영은 되지 않았습니다. 흑.


  신카이 마코토의 작풍에 더 세밀해진 물체묘사가 눈에 띠고 있습니다. 저 선풍기 작화는 움짤로도 많이 돌아다니죠. 특히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 만한 것은, 빛을 반사하는 금속성 물질에 대해 세밀하게 하이라이트를 넣고 있는 점입니다. 광원의 움직임까지 생각하며 따라 움직이는 것까지 그려넣었기 때문에 보다보면 참 반짝반짝 예뻐요*_*


  스토리는 과거와 현재와 꿈을 오가고, 가벼운 개그나 풋풋함을 표현한 것 같은 마음을 편하게 할 장면 거의 없이, 무겁고 진지하게 진행되며 전개 또한 시원하기보단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점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대중적이기보단 어려운 매니아 성향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니게 되지요.


 

초 고퀄러티 전설의 시작 (2006~2012)


 굳이 초 고퀄러티라 이름붙인 이 시기는, 이전의 영상들도 물론 영상미가 뛰어났지만


 이 시기 이후로는 그야말로 ㅁㅊㄴㅁㅊㅇ수준의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어디를 찍어도 배경화면이 된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오기 시작한 것이 아니죠.



- minori 사의 ef - a fairy tale of the two - (2006) 오프닝 - 悠久の翼(eternal feather)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4번째. ef - the first tale - 오프닝입니다. 게임 자체도 엄청난 고퀄로 유명했는데 그 게임을 매우 유명하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오프닝이였죠. 게임 발매 전 먼저 공개된 이 오프닝은 게임에 대한 기대치를 미치도록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처음 종이 비행기 날리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놓치기 아쉽지만 하나를 꼽자면 역시 1분 25초 경 하이라이트 롱 테이크 씬! 이 부분은 10년전에도 지금도 볼 때마다 두근거리는 장면입니다. 이런 영상이 딱 10년전 영상이라니!게임 애니메이션 오프닝의 정점을 과거 10년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꽤 오랜기간 차지하고 있을 영상입니다.


  이 때쯤에는 우수한 직원들과 분업 체제가 완성되고 이 양반도 그것에 익숙해졌는지, 마음껏 호화로운 작화와, 미술, 3DCG를 총 동원했다고 합니다 ㅋㅋㅋ 노래도 매우 열기가 높아서 콘티도 화려하게 만들고요. 이 영상을 제작할 때가 바로 다음 영상인 초속 5 센치미터의 막바지 마무리 시기라 정말 힘들었다고 ㅋ 앞의 봄의 발소리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뒤에 나오는 초속 5 센치미터와 비슷한 구도가 발견됩니다.



- 秒速5センチメートル - 초속 5 센치미터 (2007) -


  그 유명한 초속 5 센치미터. 아마 이 영화를 계기로 이 감독을 아신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첫 국내 극장판 정식개봉이였기도 하고요. 이때까지의 신카이 감독 작품중 가장 작은 스케일의 배경이나, 그러나 많은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현실의 배경을 가장 많이 가져온 작품입니다.



  일상에 있는 한 소년의 파란도 극적인 전개도 없으나 서서히 멀어져가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하고 울적한 스토리를 담아내면서 이와 비슷한 연애사를 가진 많은 보통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를 던지고, 현실의 풍경을 최대한 아름답게 그리는 것을 통해 세상은 살만한 깊은 맛과 아름다움이 여기 저기에 널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으나...


  정작 관객들은 그러한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파서 잊혀진 그 아픔을 되살려 버리는 역효과를 낳게 되어 버림니다=_=.. 여전히 인물 독백을 메인으로 여유롭게 전개되는 탓에 취향이 맞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한 영화지만, 취향에 맞으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등, 술을 마시고 싶어진다는 등, 심지어 이 영화의 주제가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사람이 꽤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이 작품을 상당히 좋아하나... 그 아픔이 콕콕 쑤셔서 다시 보기는 참으로 어려운 영화기도 하죠.


  많은 벛꼿, 흩날리는 눈발 등 많은 파티클이 있는 멋진 영상이 일단 눈에 들어옵니다 ㅎ 거기에 더해 영상을 살펴보다 보이는 특이점을 꼽아보자면, 위 ef 오프닝 때도 그런 점이 엿보이지만, 배경에 있어 물체들의 외각선이 거의 없어지거나 살짝 있는 수준이라는 점이죠.


- 왼쪽이 초속 5 센치미터, 오른쪽이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


  이전까지는 물체들이 존재감을 보이는 검은 외각선을 가지고 있어 멋진 풍경이라도 이것은 그림이라는 것을 느껴주게 하지만, 초속 5 센치미터로 와서는 이러한 외각선이 거의 없어지게 됩니다. 거의 무선에 가까운 배경들로 인해 덕분에 현실적이면서도 그만의 덧칠을 통해 환상적인 화면을 보여주고 있지요. 덕분에 갈려나갔을 배경러들에겐 묵념 ㅜ




- NHKアニクリ15 [猫の集会] - NHK 아니쿠리 15 '고양이의 집회' (2007) -


  가볍게 쉬어가는 영상입니다 :) 집사가 주인님을 대하는 태도가 되먹질 못해서 주인님들이 어떻게 집사들을 혼낼까 상상하는 내용 ㅋㅋ NHK에서 방영한 15명의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1분씩 만들었던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어렸을 때 즐겨본 애니메이션 처럼 소박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영상 중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



- 信濃毎日新聞CM - 시나노 매일신문 광고 (2007) -


  나가노 현에 방영되었던 시나노 매일신문 짧은 광고. 15초도 안되는 광고지만 이게 앞으로 나올 신카이 마코토의 광고 영상 전설의 시작일 줄은... 이때부터 짧은 광고 영상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멋대로 뒷이야기를 보충하여 마음을 동하게 하는 영상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 minori 사의 ef - the latter tale - (2008) 오프닝 - emotional flutter (Kor sub)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5번째. 그리고 마지막인 ef - the latter tale - 게임 오프닝. the first tale의 오프닝이 워낙에 넘사벽이라 두번째 시리즈인 이 오프닝은 어떨가 걱정반 기대반으로 기다렸는데 과연 굉장했던 영상을 보여준 신카이 마코토 감독입니다. 1분 20초경 계단에서 내려오는 롱 테이크 씬은 그냥 넋놓고 봤습니다.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수면, 비, 눈물, 바다, 물방울, 물튀김 등등, 물에 대한 연출을 이것저것 시도해본 듯한 영상입니다. 이후 언어의 정원에서 아주 잘 쓰이게 되죠. 사실 이때 신카이 마코토는 런던유학중이라 자신이 말하길 처음 콘티와 마무리 찰영만 맡고 나머진 minori의 스탭이 기합을 넣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립서비스를 생각해야겠지만 사실이라면 그동안 같이 일한 minori 스탭의 경험치도 상당히 쌓였단 거겠지요 ㄷㄷ


  이 이후에 minori는 홀로서기를 하며 신카이 마코토 풍(?) 초 고퀄러티 게임 오프닝 동영상을 두 개 쯤 더 만들게 됩니다. 이 minori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데 아쉽지만 이 글은 신카이 마코토에 관한 것이므로 이번엔 넘어갑니다. 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쪽으로~(eden 오프닝, 스피파라 오프닝)



- 星を追う子ども - 별을 쫓는 아이 (2011) -


  아 이 말 많은 별을 쫒는 아이가 등장했습니다. 딱 봤을 때 첫 작 별의 목소리와 뭔가 관련된게 아닌가 싶었지만 좀 달랐지요.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란 별칭이 하도 따라다니다보니 너무 의식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튜디오 지브라 작품의 오마쥬가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영상미는 제가 신카이 마코토 작품을 하도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힘을 빼고 동화적으로 그린 감이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스스로 상당히 타협했거나 마음대로 놀지 못 한 느낌마져 받네요. 하긴 판타지 영화라 초속 5cm 처럼 현실의 물체를 자세히 그릴일이 적은 것도 한 몫하겠지만.. 뭔가 그다움이 잘 느껴지지 않지요.


  거기에 스토리는 맥거핀의 남발, 긴장감 떨어지는 뜬금없는 전개, 거기에 특히나 지하세계의 아가르타의 여러 설정모순으로 보이는 듯한 장면에서 설명 혹은 공감 부족으로 인한 세계관 받아들이게 하는데 실패하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특히 아가르타로 불리는 지하세계로 간다면서 부력이 없는(?!) 숨을 쉴 수 있는(?!) 물 아래로 들어갔는데, 이후 지하세계란 곳에서 해가 뜨고 지고, 구름도 있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게 한 둘이 아님니다. 대체 어떤 세계인지는 오롯이 관객의 상상에 맡기고 있지요.


  잠깐 지하세계 아가르타라고?


- 별의 목소리의 한 장면. 시리우스 성계 제 4 혹성 아가르타 -


  첫 장편 작품 별의 목소리에서 히로인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 시리우스 성계 제 4 혹성 아가르타인데? 그렇구나!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별을 쫓는 아이에서 아스나가 그 베타 아쿠아라는 이상한 물을 지나 간 뒤 바로 여기로 워프한 것이였군요! 그렇다면 지하세계라고 하는데 해가 왜 뜨고 구름이 있는지 바로 이해가 되지요!


  그렇다면 왜 아가르타의 기술이 왜 쩌는지도 바로 이해가 되네요! 바로 타르소니언이나 불리는 외계인의 기술이였다는 것이죠! 별의 목소리에서 타르소니언에게 기술을 빼내 워프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별을 쫓는 아이에서는 아가르타에서 기술을 빼내어 인류가 발전한 것이죠! 아 이제야 이해가 되네!


  앞서 별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취소합니다 ㅋㅋㅋㅋ



- 大成建設テレビCM「ボスポラス海峡」- 타이세이 건설 텔레비전 광고 '보스포러스 해협' (2011) -

   신카이 마코토 광고 시리즈 2. 왠 건설회산가 하면 아무래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아버지가 니이츠구미라는 건설사를 운영하다보니 그래서 연이 닿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때 시도했던 것이 다른 물체에서 반사광을 받는 것을 강하게 그 물체의 색체로 표현하여 마치 일러스트와 같은 느낌이 나게 한 점이지요. 이러한 연출은 이후 언어의 정원에서 무진장 써먹게 됩니다.





대중 속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다 (2013~2015)


- 『言の葉の庭』"The Garden of Words" - 언어의 정원 (2013) -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는 작품인 언어의 정원. 전반적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성장이 두드려진 작품입니다. 적절한 스피드로 흘러가는 안정된 호흡을 가지고 진행하면서도 무리없이 이해가 가는 스토리, 거기에 더해 영상에 있어 무리해서 반짝이는 빛의 연출을 보여주지 않고도 적재적소에 빛을 정말로 잘 깔아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거기에 그의 특기로 꼽히는 세밀한 물체 표현과 음악과의 조화를 가진 영상으로 그때 그때의 인물의 감정을 보이는 연출까지. 이 분이 대박이 칠 날이 멀지 않았구나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 앞서 보스포러스 해협 터널 CM에서 언급했던 물체의 반사광 활용. 주연 두 명의 클로즈업땐 거의 무조건 등장한다 -


- 아 이건 움짤로 봐야 제맛인데... 이러면 누군가 올려주시겠지 -


  작중 스토리상 비오는 장면이 매우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그것만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잘 써먹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물의 세밀한 표현은 그의 장점을 상당히 살렸고, 빗소리가 내내 계속 감싸안고 있어 여전히 약간 정적인 듯한 전개도 안정되게 느껴집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라고 한 작품이기도 하죠 ㅋㅋㅋ 이전까지의 커플들이 그렇게 된 이유가 다 있었어 ㅜㅜ. 두 외로운 현대인이 인연도 약속도 없이 어떤 일상에서 빗나간 패턴으로 만나 서로 위로하는 듯한 이야기였습니다. 결말도 여운을 남기면서 잘 끝냈고요. 46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이 아쉬울뿐...




- 野村不動産 CM [だれかのまなざし] - 노무라 부동산 제공 '누군가의 시선' (2013) -


  광고를 만들냈더니 단편을 만들었어? 1편. 누군가의 시선 입니다. 이게 광고였어? 라는 광고 낚시로도 유명한데, 사실 정확히 따지면 광고라기는 좀 그렇습니다. 이 노무라 부동산 그룹이 프라우드 박스 추수 감사절이라는 이벤트를 하는데 그때 상영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준 것이지요. 뭐 유튜브에 올려서 노무라 부동산 띄었으니 광고라고 하면 광고겠지만...


  나레이션이 상황 설명이나 심리 묘사를 하기보다, 이 가족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던 친한 이웃 할머니가 설명하는 것 처럼 작품 인물 중 하나가 된 것처럼 작품의 구조가 된 연출이 재밌습니다. 속마음을 어느정도 추측해서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고양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지요.




- 大成建設のCM 「スリランカ高速道路」 - 타이세이 건설 광고 '스리랑카 고속도로' (2013) -


  타이세이 건설 광고 2번째 시리즈. 짧은 영상에서 많이 함축된 감성적인 스토리를 짜내는 솜씨가 아주 그냥 워워.

광고 첫번째와 언어의 정원에서 쓰였던 물체 반사광은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 株式会社Z会 「クロスロード」- 주식회사 Z회 수험생 응원 광고 '크로스로드' (2014) -


  광고를 만들냈더니 단편을 만들었어? 2편. 주식회사 Z회는 인터넷강의사이트인데 한국의 옛날 싱크빅 비슷하게 문제집을 우편으로 전달 받으면서 문제 풀어 다시 보내고 채점받아 공부하는 것도 판매한다고 합니다. 위 '누군가의 시선'과 달리 이건 확실히 광고라 Z 회 시험지가 딱 등장하지요 ㅋㅋ


- 평소엔 이런 광고 만드는 Z 회 =_=; -


  일단 수험생과 나아가 고민을 안고있는 청소년을 널리 응원 할 수 있는 작품을 목표로 한 작품입니다. 대학가면 연애할 수 있어 시골의 소녀, 도시의 소년. 이 두명이 크로스 하면서 만나는 연출은 바로 이 다음 장편 작품 '너의 이름은' 의 모티브가 되어 잘 써먹었죠.



- 大成建設のCM「ベトナム・ノイバイ空港」 - 타이세이 건설 광고 '베트남 노이바이 공항' (2014) -


  커다란 등을 가진 아버지, 그에 반발하던 청소년기, 이윽고 어느샌가 아버지의 길을 따라가게 된 자신. 단 30초지만 특유의 따듯한 연출로 저 진부하다면 진부한 주제가 감동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광고입니다. 특히 처음 유아기땐 정말 크게 보이다가 청소년기 시선에서 작아보이는 아버지의 등을 구도만으로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밝은 빛을 화려하게 뽐내기 시작하다 (2016~)





- 君の名は。- 너의 이름은. (2016) -


  두 말할 것 없는,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 중 2위의 매출을 달성한 너의 이름은. 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넘사벽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모험 빼고 모든 작품을 넘어 이 자리에 입성했지요. 저도 아직 이 예고편밖에 보지 못 했기에 자세히는 모름니다.ㅜ 국내 개봉 일자를 보고 일본에 이 영화를 보러 가야하나 진지하게 고민도 얼마나 했는지.


  일단 예고편만 보면 그동안 현실적인 연예를 그려왔던 것에 비해 좀 더 유쾌하며 역동적인 전개를 가지는 대중적인 테이스트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가 깔려있던 전작들에 비해, 유머스러운 장면도 많을 것처럼 기대됩니다. 어딘가 가슴 한켠이 시려와서 보기 힘들었던 전작들에 비해 그야말로 즐길 수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 サントリー天然水「君の名は」cm - 산토리 천연수 '너의 이름은' 광고 모음 -


  전작 언어의 정원에서 산토리의 맥주, 차, 생수 등을 자주 내보내서 목마르게 하더니, 결국 산토리 천연수 전용 광고까지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 영화보러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생수 하나 사서 들어가는 걸 추천드림니다. 전작 언어의 정원 보러 간 사람으로서 정말로 추천드려요(진지, 근엄). 보진 않았지만 저 목 넘기는 소리 분명 배경 무음 상태로 상당히 돋보이게 들릴 겁니다.ㅋ


  나오기 전부터 이 커플이 이루어지느냐 마느냐로 많은 예상이 오갔는데, 그걸 지켜보며 갑자기 떠오른 것이 '커플성립 이전에 말이야, 서로 꿈에 몸이 바뀌는 기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어도 그게 꼭 두 사람의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건 아니잖아?' 라는 꿈도 희망도 없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게 다 이 사람 이전 작품들 때문에 그래요 ㅜㅜ


  영화도 보지 않고 더 이야기하는건 힘들어 보이기도 하니, 이 작품의 대한 마무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홈페이지의 소개글의 마지막 글을 따오는 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홈페이지를 봐 주시는 옛날부터의 [DEEP] 팬 들에게. "너의 이름은."는 나의 과거 작품의 모티브도 듬뿍 담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요소도 많지만 과거 작품들을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그 연속성과 더 발전한 점을 알아 주실 겁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이 영화를 가장 즐길수 있는 것은 역시 여러분입니다. -




마무리


  신카이 마코토. 그가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앞으로 이런 흥행 작품을 적어도 2편 이상 꾸준히 낼 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름니다. 꽤 운이 좋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그의 작품을 뛰어넘는 흥행을 맛이라도 본 첫 감독이며, 이 글의 영상들을 보신 여러분이라면 그의 이번 '너의 이름은'의 대박이 그저 운은 아님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관련 이야기 출처 - 신카이 마코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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