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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미국 뉴욕. 한국에서 대학원 졸업 후 어쩌다보니 미국에 흘러들어왔습니다.

 

미국에 오면서 하나의 기대를 했는데요, 멸치에 가까운 체형을 가진 저이지만 미국에 오면 자연히 살이 찐다는 속설을 듣고 살을 찌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요. 하지만 막상 와보니 살벌한 랜트비! 외식물가! 직원식당따윈 없음!

 

과 같이 밥에 진심인 한국인의 피로는 납득 못하는 현실에 좌절. 그리고 마트에서 장을 봐서 삼시세끼 도시락을 포함 직접 해먹는 치즈냄새 없는 마늘냄새 가득한 한식러로서 미국에서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런 뉴요커가 아닌 뉴요코(리안) 생활은 나중에 또 올리고, 오늘은 처음 해보는 요리에 도전했습니다.

 

미국 주방의 상징! 오븐! 한국 자취생활 10년동안 에어프라이기도 써보지 않았으니 정말 미지의 물건이죠.

 

또한 한식 특성상 오븐을 쓸 요리가 많지 않아 몇달간 방치해두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큰맘먹고 써보기로 했습니다.

 

시작은 간단한걸로! 한인마트에서 사온 수육용 통삼겹살을 대충 간장 국물에 잠시 재워놓았습니다. 적어보여도 혼자 먹기 충분한 300g 분명 1인분입니다!

 

그리고보니 가까운 미국마트에서는 돼지고기를 순 한국에선 돈까스로만 쓸것 같은 등심만 가득한 현실에 또 좌절하곤 했습니다. 이 스테이크에 진심인 나라 같으니.. 앞다리살이나 삼겹살은 그들에겐 햄 베이컨 용일 뿐인가.ㅜ

 

오븐용 트레이는 구비해두지 않아서 대충 오븐에도 들어가는 손잡이 탈착식 프라이팬에 올려주고

 

오븐에 넣어주고

 

파이어!!!

가스식이라 가스냄새 너무 나는게 흠이네요. 인터넷 뒤져보니 온도는 175도 정도에서 20분+뒤집어 20분 인것 같은데 이 오븐은 200도 부터 시작하네요. 어쩔 수 없지만 200도로 맞춰서 구워줍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미나리를 대신할 이탈리안 파슬리를 데쳐서 나물도 하고

 

청소도 하고

 

페그오 주회도 돌리고

 

우마무스메도 키우고

 

...?

 

왜 안 익지?

 

한시간을 보냇는데 기름이 살짝 나오고 살이 조금 갈색으로 변하기만 할 뿐 익을 기미가 안 보입니다.

온도센서 문젠가 해서 온도를 250도로 맞추고 다시 20분을 기다려봅니다. 오븐마다 조금씩 다르다곤 하니깐요.

 

그럼 다시 블루아카 이벤트 돌리고

 

헤번레 이번트도 돌리고

 

사운드바로 오케스트라 빵빵하게 들으면서 놀고

 

하면서 기다리면..

 

안! 익! 어!!!!!!

 

뭐죠  뭘 잘못한 거죠. 고기가 아직 탱글탱글한 댑쇼? 생인댑쇼??

 

어 그러고보니...

 

네.. 미국에선 화씨 온도라는 걸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화씨 250도도 끽해야 섭씨 120도. 어쩌다보니 한시간동안 통삼겹살 수?비드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온도를 350도(섭씨 176도)로 잡고 20분 + 20분 하여 요리를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나..

 

 

완성!

 

의도치 않았던 수?비드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탱글탱글한 삼겹살이 완성

 

수육때에 있던 잡내도 거의 없고 겉은 약간 쫄깃한게 재밌는 식감.

 

그렇게 오늘도 해외에서 살아갈 힘을 얻었다 합니다.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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