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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주말에 무료 타임 후 75% 세일이라는 뻔히 속이 들여다보여 걸리는 것이 바보같은 간단하고도 당연한 상술에, 평소에 장 볼 때도 가격대비 용량을 계산하고 마트와 시장을 왔다갔다 하며 가격을 비교해보고 사며 컴퓨터 부품이나 핸드폰 하나 사려고 해도 리뷰 몇개씩 보고 사던 전 코웃음을 쳤습니다만


머리보다 빠른 손이 움직여 어느사이에 스팀 게임 목록에 들어간 그 게임



디스아너드 입니다.



  간단히 1회차만 했기에 리뷰라기는 뭐한 감상문입니다. 약간 의식의 흐름 기법(?)처럼 생각나는 대로 가볍게 써내려가 보도록 하죠.





  나온지 꽤 된 게임이였고 이미 게시판 같은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꽤 칭찬 릴레이가 많았던 지라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일러 등으로 잔뜩 기대가 먹구름 처럼 뭉게뭉게 쌓여가다가 새로 나오자마자 게임을 플레이 한 뒤 트레일러와 게임 실제 플레이와의 간격에 하염없는 마음속의 쏘나기를 내리우며 분노와 슬픔에 쌓여 리뷰를 쓰는 것이 최근에 많이 하던 짓이라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런식으로 검증된(?) 게임을 할 땐 하기 전부터 인터넷에서 뭐 재밌는 거 본 친구가 '이것봐! 졸라 웃겨 ㅋㅋㅋ' 하면서 저에게 보여 줄 때의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첫 인상은 꽤 괜찮았습니다. 생각보다 그래픽은 수준이 낮아 평범하게 플레이 할만한 수준이였지만 모션이 경쾌하여 움직이는 것이 즐거웠네요. 특히 나중에 이미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2단 점프와 순간이동 하는 블링크 2단계를 뚫은 이후에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나 미러스 엣지보다도 건물 지붕을 뛰어다니는 것이 시원시원해서 좋았습니다.






   스토리의 전체적인 뼈대는 아쉬웠지만 그것을 게임을 통해 풀어가는 방식에는 꽤 만족하였습니다. 스토리 전체적인 맥락은 (주인공의 행동에 약간 달라지긴 하지만) 숙련된 스토리 덕후라면 하운즈 핏에서 미션을 막 시작할 때, 적당한 플레이어라면 공주님이 생각보다 빠른 타이밍에 구출 완료 된 시점에서 앞의 이야기를 예측할 수 있는 간단한 스토리입니다. 


  허나 그 스토리를 전개해감에 있어 스토리 전체의 분위기와 여러 인물들의 운명이 플레이어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점점 더 영화와 가까워 지려는 게임에 영화와 게임의 다른 점을 부각시켜줄 수 있는 장치들이였지요.







  특히 단순히 그 게이머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방식이 여타 몇몇 게임처럼 사람 다 잡아두고 맨 마지막에 [ 1번 존나 불쌍해 보이니 살려준다. 2번 얘가 뭐래 걍 죽어 ] 라는 선택지 두 가지를 성의없이 던지는 방식이 아닌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 저렇게 선택지를 주는 게임을 할 때 저는 선택지 앞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선택지를 보는 순간 ' 아 이거 멀티엔딩 있었던 거냐. 살리면 해피엔딩이고 죽이면 배드엔딩이겠지. 아 정말 그냥 XX하고 싶은데 그 XX엔딩을 보기 위해 이걸 골라야 하나' 라는 원하는 엔딩을 보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지요.


  허나 디스아너드는 처음에 이 게임에 몇 가지 엔딩이 있는 지 모르고 그냥 게임을 한다면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엔딩까지 귀결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약간 극단적으로 성향을 잡아서 빠르게 주요 웨이포인트만 따라스토리 진행 하는 사람이라면 암살 목표를 죽이지 않고 깨는 방법이 있는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몰살하여 엔딩에 도달하지만,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RPG 베테랑이라면 위의 플레이어와는 다르게 여러 NPC들을 만나며 목표를 암살하지 않고도 끝내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죠.







  '살해하는 것에 패널티를 너무 붙여서 불살 플레이를 지향하게 만들어 이렇게 재밌는 전투 시스템을 쓰지 못 하게 하는 것이 이 게임의 매우 큰 단점이다.'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 게임은 표면적으로는 암살게임처럼 보이는 주제에 전투 시스템은 정말 다양하고 재밌습니다.


  저는 한번 각 챕터별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풀어나가기로 해보았습니다. 들키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으며 유령처럼 지나가기도 했고, 들키는 것을 감수하며 달려도 소리나지 않는 부츠와 블링크를 이용해 암살 목표 이외에는 죽이지 않으며 전진하는 스피드 플레이도 해 보았으며, 업그레이드 한 가면과 석궁을 이용해 원거리 저격으로 모두 정리하여 들키지 않는 몰살 플레이, 온갖 무기와 마법을 사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몰살하여 벌벌 떨고 있는 암살대상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등등


  다양한 전투 시스템과, 웬만하면 어떤 짓을 해도 임무 실패가 뜨고 강제로 최근 저장 포인트로 되돌아가는 패널티가  없는 자유로운 미션 진행 방식 때문에 이 게임의 매력은 한층 늘어납니다.







  이러한 어떤 성향의 플레이어에게도 답답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마음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디자인된 덕에 이 게임은 정말 게임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용하여 게임답게 잘 만든 작품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한 번 엔딩을 본 다음 많은 것을 안 뒤에 다른 것을 해보기 위해 2회차를 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겠지만, 저는 이 게임은 1회차로 끝내고 싶고 여러분에게도 추천합니다. 처음 만나보는 상황에 다양한 선택중 여러분들이 자연스럽게 흥미로운 길을 골라 나온 그 스토리는, 자신이 재밌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로 투영하게 해주는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멋진 장점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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