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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게임을 좋아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한 것을 얼마 되지 않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게임을 별로 안 좋아했기에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뒤에나 집안에 하나둘씩 패키지 게임을 질러서 모을 수 있었죠.

 

그런데 문제가 있었으니

 

제가 패키지 게임을 모으기 시작한 때부터 스팀을 위시한 디지털 다운로드 플랫폼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런 과도기적 시대때 제가 패키지 게임을 사기 시작한 후 10년간 모은 패키지들을 제 나름대로 결산해볼까 합니다.

 

10년간, 정확히는 2009년~2017년에 출시한 작품들을 2010년~2017년 동안 모은 게임들입니다. 그 이후엔 스위치 게임을 사기 전까진 모두 디지털 다운로드로 구매했지요.

 

이렇게 늘여뜨려놓고 보니 하나하나 구매해서 플레이했을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어디 위에 난장판으로 널려진 게임들을 발매순으로 정리해볼까요?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발매순으로 정렬해 보았습니다. 디아블로 3 한정판 즈음부터 눈에 띄게 얇아진 패키지들이 보이네요.

 

제 첫 패키지 게임은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2 (2009)입니다. 이 게임의 트레일러와 클리프행어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는 대체 몇십 번을 보면서 발매를 기대했는지 이제 기억도 나질 않는군요.

 

이 게임과 함께 첫 조립컴퓨터(i7 920 + HD5870. 10년이 지난 지금도 세컨컴퓨터로서 살아있습니다)는 바야흐로 제 게이머 생활 전성기의 시작이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 멋진 연출, 흠뻑 빠지게 하는 스토리 등 지금 와서 보면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 해도 그때는 그런 것 모르고 무아지경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주로 방패 C4 플레이를 하곤 했던 멀티플레이 시간만 500시간을 찍었군요.

 

하지만 이 게임 통해 알게 된 스팀의 존재는 저에게 첫 패키지 게임부터 시대가 바뀌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스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유플레이, 배틀필드 시리즈의 오리진, 스타크래프트2 시리즈의 배틀넷을 하나하나 만나게 되고 나니 게이머도 판매자도 서서히 게임 패키지란 불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어간 듯합니다. 특히나 스팀은 스팀에서 게임을 모으는 게임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시 꽤나 공격적이었죠. 지금도 세일을 하긴 한다만 그때를 생각하면 이제 크게 감흥이 없습니다.

 

컴퓨터에 DVD 플레이어가 점차 사라지고 USB메모리의 용량이 늘어나며 CD/DVD를 굽는다는 말도 점차 없어지게 되고 게임 디지털 다운로드 시장이 흥해 지니 패키지도 점차 단순해져 갔습니다.

 

패키지는 점차 얇아지더니 이젠 게임 시디키 한줄 적혀있는 카드라도 있으면 성의가 있는 지경이 되었죠.

 

그런 면에서 배틀필드 1의 얇은 DVD 박스를 재활용한 듯한 이 패키지 박스는 이제 저에게 패키지 게임을 사야 하나 하는 물음을 던졌던 패키지였습니다. 현타가 참 찐하게 왔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네요.

 

반대로 오랫동안 게임 DVD 패키지 게임의 성의를 가장 저에게 최근까지 보여줬던 것은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 였습니다. 2015년 발매 게임인데 DVD 5장에 꽉꽉 채워서 발매했었죠. 게임성은... 슬플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사온 딱 30개의 게임 패키지들을 발매순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디지털 다운로드의 시대로 옮겨가던 과도기에 나온 패키지 게임들인지라 이미 모든 게임은 디지털 다운로드 플랫폼에 등록되고 말았습니다.

 

슬슬 더 좁은 곳으로 가야되기도 해서 처분하고 싶지만 그간의 추억의 물건들이어서 그냥 버리기도 아깝네요. 어디 이런 거 모으시는 분께 소소한 금액으로 대가로 드리고 싶지만 시디키는 디지털 다운로드 플랫폼에 다 등록된 상태인 DVD 박스뿐인 이것들을 가져가는 분이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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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때 가장 바깥쪽의 종이박스만 접어 추억용으로 남겨두고 속의 cd와 플라스틱은 전부 처분하고 말았네요. 버릴때도 고심했었지만 버리고 나니 또 아쉬운게 사람마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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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랜만에 게임들을 보며 추억이 떠오르니 한줄씩만 써볼까요.

 

H.A.W.X. - 비행기 3D 아케이드 슈팅 게임. PSP로 했던 에이스 컴뱃 X를 잊지 못해서 이 게임을 사고 비행용 조이스틱까지 구매해서 실감 나게 놀았었습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2 - 저를 며칠동안 엔딩의 버닝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한 모던 워페어 1을 잘 이었던 작품. 멀티도 캠핑해서 유탄만 주야장천 써대던 늅튜버도 많았지만 상당히 재밌게 했었습니다.

배틀필드 배드 컴퍼니 2 - 한 스쿼드의 우당당탕 싱글 스토리. 콜옵과 차별되는 충격적인 사운드와 온갖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던 멀티플레이가 꽤나 신선했던 작품

어쌔신 크리드 2 - 그 당시 안들리던 영어실력으로도 생각 이상으로 스토리에 빠졌던 어쌔신 크리드 1에 이어 흥미로운 복수의 스토리와 함께 맵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어쌔신-템플러의 음모론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 역사 속 인물이 어쌔신인가 템플러인가 보는 것도 재밌었죠. 지금은...

스플린터 셀 : 컨빅션 - 처음으로 해본 스플린터 셀 시리즈며, 아직도 가장 재밌는 싱글 플레이를 가진 스플린터 셀 게임.

스타크래프트 2 - 당시 트레일러를 보고 기대 안 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당시 곰플레이어에서 개최된 E스포츠를 따라다니며 임요환 선수의 무혈승리를 감상하고 사인을 받았던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H.A.W.X. 2 - 그럭저럭 무난했던 차기작. 멀티도 꽤나 열심히 했지만 당시 유플레기 서버 탓에 제대로 하긴 힘들었죠. 뭐 포트도 열고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메달 오브 아너 (2010) - 한층 더 발전한 사운드, 실감나는 컷씬, 쫓기는 긴장감, 절제된 스토리가 매력이었던 티어 1. 멀티는 아쉬웠지만요.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 반전있는 몰입감 있는 싱글 플레이 스토리가 기억에 남는 게임.

크라이시스 2 - 전작 크라이시스 보다 묘하게 최적화되며 떨어진 그래픽처럼 느껴지긴 했으나 여전히 상당한 그래픽.

어쌔신 크리드 : 브라더후드 - 로마관광을 제대로 시켜준 게임. 이후 진짜 로마에서 성지 순례하며 정말 재밌었습니다.

포탈 2 - 퍼즐도 그렇지만 마지막 엔딩에서 연주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포탈 3은 나올 수 있을까?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 - 기괴한 분위기와 지금까지 게임들에 비해 뭔가 불편한 조작감. 하지만 배경과 다양한 게임방식은 아름다웠네요.

배틀필드 3 - 저의 첫 배틀필드 시리즈 게임이자 푹 빠진 멀티플레이. 러쉬만 주야장천 했었는데 이후 시리즈는 컨퀘스트에만 신경을 쓰는지 이때보다 러시를 재밌게 못 만들더군요. 싱글 플레이는 탱크와 F/A-18 호넷에서의 그래픽이 지금 봐도 분위기가 죽여줬죠.

콜 오브 듀티 : 모던워페어 3 - 인피니터 워드 사람들이 빠져나간 원인인지 싱글 플레이가 전작들에 비해 조금 심심한 점이 있으나 그래도 요즘 생각하면 이 정도로 무난하게 잘 마무리를 한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했습니다.

세인츠 로우 : 더 서드 - 정신 나간 게임 시리즈의 시작. 신나게 놀았죠.

어쌔신 크리드 : 레벨레이션 - 에지오 3부작의 마무리. 이때만 해도 현대 스토리에서 차기작에서 데스몬드가 대체 무슨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가 하늘을 뚫고 있었습니다. 그리될지는 몰랐지...

디아블로 3 한정판 - 이 날개 하나 얻겠다고 한정판 가격이 천정부지로 떠오르게 될지는 예약 구매를 성공했던 저도 놀라웠습니다. 근데 주인공에게 언제나 말 걸어주는 친절한 디아블로가 참..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 - 어떤 스토리였는지 트레일러를 봐도 전혀 기억이 안 나네요. 이때부턴가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싱글 스토리가 전혀 머릿속에 남지 않게 됐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3 - 4편 동안의 VR 훈련을 통해 이제야 좀 쓸만해진 데스몬드 마일즈가 어떤 활약을 할지 매우 두근두근 거리던 작품이었는.. 데.... 그렇게 끝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이후 어쌔신 크리드 현대 스토리는 지금까지도 방향이 제대로 잡히지 않거나 그냥 대충 과거 재밌는 시대 하나 본다는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일 분인 것 같습니다.

데드 스페이스 3 - DLC 진엔딩. 아 저는 DLC는 거의 구매 안 하기에 어떻게 끝났는지 몰라요.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 간신히 돌려놨더니 돌아온 캐리건. 자유의 날개보다 싱글 플레이에 좀 힘을 뺀 것 같았습니다.

세이츠 로우 4 - 전작보다 더 정신 나간 나머지 더 이상 정신 나가지는 못 할 것 같은 게임.

배틀필드 4 - 전작을 잘 가져오고 대형 건물도 무너지고 재밌는 현대전이나, 러시는 재미가 없어졌어... 싱글 플레이는 어설프게 콜옵 따라 했다가 자기의 장점은 살리지 못해 아쉬웠죠.

디아블로 3 영혼을 거두는 자 - 지금 와서 보니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그려. 디아블로 2의 바알 같은 포스가 없었어.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 프로토스 스토리는 여러 밈도 생기고 군심보다 재밌었는데 엔딩에서 캐리건이 또 명언을 만들어 냈죠.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 - 현대 스토리가 게임에 없는 소설이라던지에서 진행돼버려서 그걸 모르는 사람은 이뭐병 만들었던 스토리. 현대 스토리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놓아버렸죠.

배틀필드 1 - 현대전보다 다소 답답하긴 했으나 그래도 꽤 볼거리가 많았던 멀티플레이. 싱글 스토리도 가끔씩 비주얼 적어로 상당히 볼만해서 좋았습니다. 그 공중전은 정말 멋졌죠.

철권 7 - 철권 연습해보겠다고 했는데 전 격겜은 아닌가 봅니다.

어쌔신 크리드 : 오리진 - 시간 텀을 두고 나온 덕분에 조금 살아나긴 했는데 여전히 현대 스토리는 갖다 버린 듯.

 

지금 봐도 정말 즐겁게 게임에 푹 빠져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이런 시기가 오기를 빌며 여기서 PC 패키지 게임 추억 이야기는 마무리하도록 하지요.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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