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주의 - 영업글입니다. 빠심이 흘러넘침니다! 스포는 없습니다!


  다음달 1월 4일 감독과 함께하는 시사회(12/31 1/1 유료시사회)를 기점으로 드디어 한국에서 개봉하는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 역대 영화 5위안에 당당히 입성하고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 중에 일본에서 2위로 들어선 그야말로 초대박을 친 이 영화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가슴을 북받혀 오르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죠. 왜냐고요?


  '너의 이름은'의 감독 신카이 마코토를 알고 난 뒤 곧바로 팬이 되어버리고 그후 대략 13년 동안 이 사람이 대박을 언제 칠지 두근거리면서 보아 왔거든요! 마치 혼자만 응원하던 아이돌이 하나하나 올라가더니 결국에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하면 과할까요 ㅎㅎ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나자마자 이 사람은 언젠가 대박을 칠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빛의 연금술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 '너의 이름은'이 나오기까지 그 앞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었고 어떻게 걸어왔을까요? '너의 이름은' 을 보기에 앞서 저와 함께 그의 영상을 문자 그대로 하나하나 따라가 봅시다.



꿈을 마음 속에 간직한 팔콤 사원 시절(1995~2000)


- 英雄伝説Ⅴ - 영웅 전설 5(1999) 오프닝 -



- YS Ⅱ: Eternal - 이스 이터널 2(2000) 오프닝 -


  처음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RPG게임만으로 창립이래 적자가 한 번도 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게임 회사인 팔콤에 입사해서 패키지 디자인 업무를 주로 맡았습니다. 그러다가 위와 같이 게임 오프닝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죠. 제가 비록 그 시절을 또렷히 기억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봐도 저 이스 이터널 2 오프닝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특히 이 감독이 그렇게 좋아하는 구름과 빛에 대한 연출이 벌써 이때부터 엿보이고 있지요.



- 彼女と彼女の猫 -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1999)-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던 그는 짬짬히 이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발표합니다. 고양이의 입장에서 회사원의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현대인의 삶을 투영한 듯한 작품입니다. 흑백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빛의 활용을 포함한 그의 스타일이 보이고 있습니다. 1999년 초여름~초겨울에 photoshop(?!), after Effects(?!) 같은 지금도 쓰고 계신 이 소프트웨어들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만으로 기쁨이 넘쳤던 시절이라고 ㅎ


  CD-ROM에 담겨져 동인으로 팔던 이 작품은 제 12회 DoGA CG 애니메이션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받고(2000), 별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퇴사하게 됩니다.



퇴사 후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어가는 시기 (2001~2005)



   잠깐 잡설하자면 그 동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나열 한 다른 글들을 볼 때 가장 불만이였던 점이  '왜 이분이 만든 게임 오프닝들은 쏙 빼먹는가' 라는 점이였습니다. 아니 좋은게 얼마나 많은데? 그렇다면 제가 모아야죠. 어떻게 하겠어요 ㅋ 하나하나 빠짐없이 모아봅시다.


- minori 사의 BITTERSWEET FOOLS(2001) 오프닝 -


  퇴사 후 혼자 별의 목소리를 의욕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지만 역시 문제는 그거죠. 돈입니다 돈. 그런 때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 게임 회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 당시 이제 막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We always keep minority spirit." 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는 minori 미소녀 게임 회사 입니다.


 위 영상은 그 minori 사의 첫작인 BITTERSWEET FOOLS 의 오프닝으로, minori도 급했는지 음악도 영상도 꽤 투박한 퀄러티입니다. 말을 들어보면 연필로 그린 선에 디지털 색체 작업으로 한달만에 만들었다고 하네요. 당시 임시 수입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덕분인지 이후로도 이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의 인연은 이어지지요.


- ほしのこえ- 별의 목소리 (2002) -


  2년동안 혼자 만들었다는 것 만으로 큰 화제를 불러왔던 별의 목소리. 음악과 여자 성우 빼고는 전부 신카이 마코토 혼자서 작업했다는 것에 경악을 일단 하고 시작합시다. 당시 보급되기 시작한 핸드폰과 문자메세지를 통해, 점점 우주 멀리 서로간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서 문자가 전송 되기까지 몇분에서 몇년까지 걸리는 슈퍼 원거리 연애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로봇물이면서도 일상을 상기시키는 묘한 작품이죠. 마지막에 아무리 시공간이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을 통할 것이라는 것을 표현한 연출이 감동적이였습니다. 어 이거 나중에 인터스텔......





  광원과 그에 맞추어 빛나는 것을 세밀하게 표현한 3D 물체를 통해 단순한 풍경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유의 화면은 벌써부터 느껴집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배경은 좋은데 인물작화에 약하다 - 라는 평이 시작한 작품이기도 하죠 ㅋㅋㅋㅋ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신은 이 작품을 지금 보면 이불 펑펑 차고 싶은 봉인하고픈 흑역사라 하나 아직도 이 별의 목소리를 가장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기에 그렇게도 못한다며 눈물짓습니다 ㅋㅋㅋ 아무래도 30분 안쪽의 적당한 빠르기의 스토리 전개와 이해하기 쉬운 감정선, 꽤 희망적인(?) 결말의 여운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 minori 사의 wind - a breath of heart - (2002) 오프닝 1 - wind -


- minori 사의 Wind - a breath of heart - (2002) 오프닝 2 - dream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두번째. wind - a breath of heart - 의 영상 두개 입니다. 필자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알게 만들어준 영상이기도 해서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BITTERSWEET이 좀 급하게 만든 티가 난다면, 이 오프닝은 1년만에 그 퀄러티가 무시무시하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minori 측에서도 딱히 지침을 주지 않고 "원하는 대로 만드세요~"라고 했다 하니 자유롭게 구성한 티가 납니다 ㅎㅎㅎ


  세심하게 빛을 내뿜거나 반사하거나 가리는 일상의 물건들을 그려낸 여러 화면을 짧게짧게 넘기며 속도감있게 화면을 진행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뮤직비디오 스타일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것에 더해 시간의 경과 (하루 or 계절)에 따라 변하는 화면을 넣는 방식은 최신작 너의 이름은 예고편까지 보이고 있지요.


  위의 별의 목소리를 완성 한 후 이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때 처음 애니메이터와 협력하여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상도 보다보면 구름 중에 별의 목소리에서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ㅋㅋㅋ 무서운 것이 이때는 타임 시트도 레이아웃 내는 방법도 잘 몰랐다고 ㄷㄷㄷ


- 레이아웃 - 한 씬 안에 모든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감독의 지시를 포괄하고 있는 설계도 -


- 타임시트 - 모든 동작의 타이밍, 입 모양, 동화 매수, 카메라 구도와 움직임, 화면 전환 등을 표시 - 이미지 출처-


  1인 제작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필요한 것을 점차 배워나고 있는 시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 岩崎宏美 - 笑顔 - NHK 모두의 노래 '미소' (2003) -


  "햄스터는 하루 몇 킬로미터 쳇바퀴를 달리지만, 멈춰 설 때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갔을 거라며 생각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을 친구로부터 듣고 그것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영상입니다. 매일 쳇바퀴를 돌리며 반복되는 것만 같이 느껴지는 일상에서의 의미를 찾는 절박함이 느껴지는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따듯하게 감싸 안아줄 것만 같은 곡에 귀여운 햄스터를 보여주며 혼자 사는 자취생의 마음을 힐링하는 것을 목표로 한 듯이 보이는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작화 감독과 둘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 minori 사의 봄의 발소리(はるのあしおと) (2004) 오프닝 - 春-feel coming spring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세 번째. 봄의 발소리 오프닝입니다. 백파이프로 시작하는 경쾌한 음악에 맞춰 봄이라는 주제에 맞는 생동감 있는 연출이 특징이죠.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1분 24초경 거울속 겨울에서 달려와 코너를 돌며 갑작스래 봄이 되는 연출입니다. 감독님은 지금도 마음에 드는 연출이라고 하네요.ㅎ 또한 이전까진 초당 15프레임으로 만들었지만 이 영상은 초당 24프레임으로 제작하여 더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 영상에서도 3DCG가 간간히 쓰였는데 위화감 없이 숨어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ㅋ


  그런데 일단 눈에 들어오는건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눈과 단순한 인체형상인데...

 게임 일러스트 그림체가 원래 그런데 할 수 없죠! 결코 신카이 마코토 감독 탓이 아님니다! ㅜㅜ


  이 때엔 wind 의 오프닝을 만들 땐 어색했던 레이아웃과 타임 시트에 꽤 익숙해져서 작화, 미술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답니다. 이후 나온 장편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와 제작 시기가 곂쳐 있어 구름의 저편을 만들 기 전 워크 플로우 및 찰영 기법 등을 써볼 테스트 케이스로도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고도 하네요 ㅎ 구름의 저편의 작업 현장이 너무나 빡세서 이걸 만들 땐 별로 고생한 기억이 없답니다. ㄷㄷㄷ 같은 시기에 제작해서 그런지 두 작품간에 비슷한 연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雲のむこう、約束の場所 -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2004) -


  신카이 마코토가 처음으로 프로 애니메이션 스텝과 함께 최초로 만든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입니다. 동시기에 나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치고 제59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받기도 했죠. 한국에서는 공식 극장 상영은 되지 않았습니다. 흑.


  신카이 마코토의 작풍에 더 세밀해진 물체묘사가 눈에 띠고 있습니다. 저 선풍기 작화는 움짤로도 많이 돌아다니죠. 특히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 만한 것은, 빛을 반사하는 금속성 물질에 대해 세밀하게 하이라이트를 넣고 있는 점입니다. 광원의 움직임까지 생각하며 따라 움직이는 것까지 그려넣었기 때문에 보다보면 참 반짝반짝 예뻐요*_*


  스토리는 과거와 현재와 꿈을 오가고, 가벼운 개그나 풋풋함을 표현한 것 같은 마음을 편하게 할 장면 거의 없이, 무겁고 진지하게 진행되며 전개 또한 시원하기보단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점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대중적이기보단 어려운 매니아 성향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니게 되지요.


 

초 고퀄러티 전설의 시작 (2006~2012)


 굳이 초 고퀄러티라 이름붙인 이 시기는, 이전의 영상들도 물론 영상미가 뛰어났지만


 이 시기 이후로는 그야말로 ㅁㅊㄴㅁㅊㅇ수준의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어디를 찍어도 배경화면이 된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오기 시작한 것이 아니죠.



- minori 사의 ef - a fairy tale of the two - (2006) 오프닝 - 悠久の翼(eternal feather)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4번째. ef - the first tale - 오프닝입니다. 게임 자체도 엄청난 고퀄로 유명했는데 그 게임을 매우 유명하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오프닝이였죠. 게임 발매 전 먼저 공개된 이 오프닝은 게임에 대한 기대치를 미치도록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처음 종이 비행기 날리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놓치기 아쉽지만 하나를 꼽자면 역시 1분 25초 경 하이라이트 롱 테이크 씬! 이 부분은 10년전에도 지금도 볼 때마다 두근거리는 장면입니다. 이런 영상이 딱 10년전 영상이라니!게임 애니메이션 오프닝의 정점을 과거 10년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꽤 오랜기간 차지하고 있을 영상입니다.


  이 때쯤에는 우수한 직원들과 분업 체제가 완성되고 이 양반도 그것에 익숙해졌는지, 마음껏 호화로운 작화와, 미술, 3DCG를 총 동원했다고 합니다 ㅋㅋㅋ 노래도 매우 열기가 높아서 콘티도 화려하게 만들고요. 이 영상을 제작할 때가 바로 다음 영상인 초속 5 센치미터의 막바지 마무리 시기라 정말 힘들었다고 ㅋ 앞의 봄의 발소리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뒤에 나오는 초속 5 센치미터와 비슷한 구도가 발견됩니다.



- 秒速5センチメートル - 초속 5 센치미터 (2007) -


  그 유명한 초속 5 센치미터. 아마 이 영화를 계기로 이 감독을 아신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첫 국내 극장판 정식개봉이였기도 하고요. 이때까지의 신카이 감독 작품중 가장 작은 스케일의 배경이나, 그러나 많은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현실의 배경을 가장 많이 가져온 작품입니다.



  일상에 있는 한 소년의 파란도 극적인 전개도 없으나 서서히 멀어져가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하고 울적한 스토리를 담아내면서 이와 비슷한 연애사를 가진 많은 보통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를 던지고, 현실의 풍경을 최대한 아름답게 그리는 것을 통해 세상은 살만한 깊은 맛과 아름다움이 여기 저기에 널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으나...


  정작 관객들은 그러한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파서 잊혀진 그 아픔을 되살려 버리는 역효과를 낳게 되어 버림니다=_=.. 여전히 인물 독백을 메인으로 여유롭게 전개되는 탓에 취향이 맞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한 영화지만, 취향에 맞으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등, 술을 마시고 싶어진다는 등, 심지어 이 영화의 주제가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사람이 꽤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이 작품을 상당히 좋아하나... 그 아픔이 콕콕 쑤셔서 다시 보기는 참으로 어려운 영화기도 하죠.


  많은 벛꼿, 흩날리는 눈발 등 많은 파티클이 있는 멋진 영상이 일단 눈에 들어옵니다 ㅎ 거기에 더해 영상을 살펴보다 보이는 특이점을 꼽아보자면, 위 ef 오프닝 때도 그런 점이 엿보이지만, 배경에 있어 물체들의 외각선이 거의 없어지거나 살짝 있는 수준이라는 점이죠.


- 왼쪽이 초속 5 센치미터, 오른쪽이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


  이전까지는 물체들이 존재감을 보이는 검은 외각선을 가지고 있어 멋진 풍경이라도 이것은 그림이라는 것을 느껴주게 하지만, 초속 5 센치미터로 와서는 이러한 외각선이 거의 없어지게 됩니다. 거의 무선에 가까운 배경들로 인해 덕분에 현실적이면서도 그만의 덧칠을 통해 환상적인 화면을 보여주고 있지요. 덕분에 갈려나갔을 배경러들에겐 묵념 ㅜ




- NHKアニクリ15 [猫の集会] - NHK 아니쿠리 15 '고양이의 집회' (2007) -


  가볍게 쉬어가는 영상입니다 :) 집사가 주인님을 대하는 태도가 되먹질 못해서 주인님들이 어떻게 집사들을 혼낼까 상상하는 내용 ㅋㅋ NHK에서 방영한 15명의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1분씩 만들었던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어렸을 때 즐겨본 애니메이션 처럼 소박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영상 중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



- 信濃毎日新聞CM - 시나노 매일신문 광고 (2007) -


  나가노 현에 방영되었던 시나노 매일신문 짧은 광고. 15초도 안되는 광고지만 이게 앞으로 나올 신카이 마코토의 광고 영상 전설의 시작일 줄은... 이때부터 짧은 광고 영상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멋대로 뒷이야기를 보충하여 마음을 동하게 하는 영상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 minori 사의 ef - the latter tale - (2008) 오프닝 - emotional flutter (Kor sub) -


  minori와 신카이 마코토 협업 그 5번째. 그리고 마지막인 ef - the latter tale - 게임 오프닝. the first tale의 오프닝이 워낙에 넘사벽이라 두번째 시리즈인 이 오프닝은 어떨가 걱정반 기대반으로 기다렸는데 과연 굉장했던 영상을 보여준 신카이 마코토 감독입니다. 1분 20초경 계단에서 내려오는 롱 테이크 씬은 그냥 넋놓고 봤습니다.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수면, 비, 눈물, 바다, 물방울, 물튀김 등등, 물에 대한 연출을 이것저것 시도해본 듯한 영상입니다. 이후 언어의 정원에서 아주 잘 쓰이게 되죠. 사실 이때 신카이 마코토는 런던유학중이라 자신이 말하길 처음 콘티와 마무리 찰영만 맡고 나머진 minori의 스탭이 기합을 넣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립서비스를 생각해야겠지만 사실이라면 그동안 같이 일한 minori 스탭의 경험치도 상당히 쌓였단 거겠지요 ㄷㄷ


  이 이후에 minori는 홀로서기를 하며 신카이 마코토 풍(?) 초 고퀄러티 게임 오프닝 동영상을 두 개 쯤 더 만들게 됩니다. 이 minori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데 아쉽지만 이 글은 신카이 마코토에 관한 것이므로 이번엔 넘어갑니다. 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쪽으로~(eden 오프닝, 스피파라 오프닝)



- 星を追う子ども - 별을 쫓는 아이 (2011) -


  아 이 말 많은 별을 쫒는 아이가 등장했습니다. 딱 봤을 때 첫 작 별의 목소리와 뭔가 관련된게 아닌가 싶었지만 좀 달랐지요.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란 별칭이 하도 따라다니다보니 너무 의식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튜디오 지브라 작품의 오마쥬가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영상미는 제가 신카이 마코토 작품을 하도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힘을 빼고 동화적으로 그린 감이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스스로 상당히 타협했거나 마음대로 놀지 못 한 느낌마져 받네요. 하긴 판타지 영화라 초속 5cm 처럼 현실의 물체를 자세히 그릴일이 적은 것도 한 몫하겠지만.. 뭔가 그다움이 잘 느껴지지 않지요.


  거기에 스토리는 맥거핀의 남발, 긴장감 떨어지는 뜬금없는 전개, 거기에 특히나 지하세계의 아가르타의 여러 설정모순으로 보이는 듯한 장면에서 설명 혹은 공감 부족으로 인한 세계관 받아들이게 하는데 실패하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특히 아가르타로 불리는 지하세계로 간다면서 부력이 없는(?!) 숨을 쉴 수 있는(?!) 물 아래로 들어갔는데, 이후 지하세계란 곳에서 해가 뜨고 지고, 구름도 있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게 한 둘이 아님니다. 대체 어떤 세계인지는 오롯이 관객의 상상에 맡기고 있지요.


  잠깐 지하세계 아가르타라고?


- 별의 목소리의 한 장면. 시리우스 성계 제 4 혹성 아가르타 -


  첫 장편 작품 별의 목소리에서 히로인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 시리우스 성계 제 4 혹성 아가르타인데? 그렇구나!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별을 쫓는 아이에서 아스나가 그 베타 아쿠아라는 이상한 물을 지나 간 뒤 바로 여기로 워프한 것이였군요! 그렇다면 지하세계라고 하는데 해가 왜 뜨고 구름이 있는지 바로 이해가 되지요!


  그렇다면 왜 아가르타의 기술이 왜 쩌는지도 바로 이해가 되네요! 바로 타르소니언이나 불리는 외계인의 기술이였다는 것이죠! 별의 목소리에서 타르소니언에게 기술을 빼내 워프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별을 쫓는 아이에서는 아가르타에서 기술을 빼내어 인류가 발전한 것이죠! 아 이제야 이해가 되네!


  앞서 별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취소합니다 ㅋㅋㅋㅋ



- 大成建設テレビCM「ボスポラス海峡」- 타이세이 건설 텔레비전 광고 '보스포러스 해협' (2011) -

   신카이 마코토 광고 시리즈 2. 왠 건설회산가 하면 아무래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아버지가 니이츠구미라는 건설사를 운영하다보니 그래서 연이 닿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때 시도했던 것이 다른 물체에서 반사광을 받는 것을 강하게 그 물체의 색체로 표현하여 마치 일러스트와 같은 느낌이 나게 한 점이지요. 이러한 연출은 이후 언어의 정원에서 무진장 써먹게 됩니다.





대중 속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다 (2013~2015)


- 『言の葉の庭』"The Garden of Words" - 언어의 정원 (2013) -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는 작품인 언어의 정원. 전반적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성장이 두드려진 작품입니다. 적절한 스피드로 흘러가는 안정된 호흡을 가지고 진행하면서도 무리없이 이해가 가는 스토리, 거기에 더해 영상에 있어 무리해서 반짝이는 빛의 연출을 보여주지 않고도 적재적소에 빛을 정말로 잘 깔아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거기에 그의 특기로 꼽히는 세밀한 물체 표현과 음악과의 조화를 가진 영상으로 그때 그때의 인물의 감정을 보이는 연출까지. 이 분이 대박이 칠 날이 멀지 않았구나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 앞서 보스포러스 해협 터널 CM에서 언급했던 물체의 반사광 활용. 주연 두 명의 클로즈업땐 거의 무조건 등장한다 -


- 아 이건 움짤로 봐야 제맛인데... 이러면 누군가 올려주시겠지 -


  작중 스토리상 비오는 장면이 매우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그것만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잘 써먹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물의 세밀한 표현은 그의 장점을 상당히 살렸고, 빗소리가 내내 계속 감싸안고 있어 여전히 약간 정적인 듯한 전개도 안정되게 느껴집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라고 한 작품이기도 하죠 ㅋㅋㅋ 이전까지의 커플들이 그렇게 된 이유가 다 있었어 ㅜㅜ. 두 외로운 현대인이 인연도 약속도 없이 어떤 일상에서 빗나간 패턴으로 만나 서로 위로하는 듯한 이야기였습니다. 결말도 여운을 남기면서 잘 끝냈고요. 46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이 아쉬울뿐...




- 野村不動産 CM [だれかのまなざし] - 노무라 부동산 제공 '누군가의 시선' (2013) -


  광고를 만들냈더니 단편을 만들었어? 1편. 누군가의 시선 입니다. 이게 광고였어? 라는 광고 낚시로도 유명한데, 사실 정확히 따지면 광고라기는 좀 그렇습니다. 이 노무라 부동산 그룹이 프라우드 박스 추수 감사절이라는 이벤트를 하는데 그때 상영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준 것이지요. 뭐 유튜브에 올려서 노무라 부동산 띄었으니 광고라고 하면 광고겠지만...


  나레이션이 상황 설명이나 심리 묘사를 하기보다, 이 가족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던 친한 이웃 할머니가 설명하는 것 처럼 작품 인물 중 하나가 된 것처럼 작품의 구조가 된 연출이 재밌습니다. 속마음을 어느정도 추측해서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고양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지요.




- 大成建設のCM 「スリランカ高速道路」 - 타이세이 건설 광고 '스리랑카 고속도로' (2013) -


  타이세이 건설 광고 2번째 시리즈. 짧은 영상에서 많이 함축된 감성적인 스토리를 짜내는 솜씨가 아주 그냥 워워.

광고 첫번째와 언어의 정원에서 쓰였던 물체 반사광은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 株式会社Z会 「クロスロード」- 주식회사 Z회 수험생 응원 광고 '크로스로드' (2014) -


  광고를 만들냈더니 단편을 만들었어? 2편. 주식회사 Z회는 인터넷강의사이트인데 한국의 옛날 싱크빅 비슷하게 문제집을 우편으로 전달 받으면서 문제 풀어 다시 보내고 채점받아 공부하는 것도 판매한다고 합니다. 위 '누군가의 시선'과 달리 이건 확실히 광고라 Z 회 시험지가 딱 등장하지요 ㅋㅋ


- 평소엔 이런 광고 만드는 Z 회 =_=; -


  일단 수험생과 나아가 고민을 안고있는 청소년을 널리 응원 할 수 있는 작품을 목표로 한 작품입니다. 대학가면 연애할 수 있어 시골의 소녀, 도시의 소년. 이 두명이 크로스 하면서 만나는 연출은 바로 이 다음 장편 작품 '너의 이름은' 의 모티브가 되어 잘 써먹었죠.



- 大成建設のCM「ベトナム・ノイバイ空港」 - 타이세이 건설 광고 '베트남 노이바이 공항' (2014) -


  커다란 등을 가진 아버지, 그에 반발하던 청소년기, 이윽고 어느샌가 아버지의 길을 따라가게 된 자신. 단 30초지만 특유의 따듯한 연출로 저 진부하다면 진부한 주제가 감동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광고입니다. 특히 처음 유아기땐 정말 크게 보이다가 청소년기 시선에서 작아보이는 아버지의 등을 구도만으로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밝은 빛을 화려하게 뽐내기 시작하다 (2016~)





- 君の名は。- 너의 이름은. (2016) -


  두 말할 것 없는,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 중 2위의 매출을 달성한 너의 이름은. 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넘사벽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모험 빼고 모든 작품을 넘어 이 자리에 입성했지요. 저도 아직 이 예고편밖에 보지 못 했기에 자세히는 모름니다.ㅜ 국내 개봉 일자를 보고 일본에 이 영화를 보러 가야하나 진지하게 고민도 얼마나 했는지.


  일단 예고편만 보면 그동안 현실적인 연예를 그려왔던 것에 비해 좀 더 유쾌하며 역동적인 전개를 가지는 대중적인 테이스트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가 깔려있던 전작들에 비해, 유머스러운 장면도 많을 것처럼 기대됩니다. 어딘가 가슴 한켠이 시려와서 보기 힘들었던 전작들에 비해 그야말로 즐길 수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 サントリー天然水「君の名は」cm - 산토리 천연수 '너의 이름은' 광고 모음 -


  전작 언어의 정원에서 산토리의 맥주, 차, 생수 등을 자주 내보내서 목마르게 하더니, 결국 산토리 천연수 전용 광고까지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 영화보러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생수 하나 사서 들어가는 걸 추천드림니다. 전작 언어의 정원 보러 간 사람으로서 정말로 추천드려요(진지, 근엄). 보진 않았지만 저 목 넘기는 소리 분명 배경 무음 상태로 상당히 돋보이게 들릴 겁니다.ㅋ


  나오기 전부터 이 커플이 이루어지느냐 마느냐로 많은 예상이 오갔는데, 그걸 지켜보며 갑자기 떠오른 것이 '커플성립 이전에 말이야, 서로 꿈에 몸이 바뀌는 기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어도 그게 꼭 두 사람의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건 아니잖아?' 라는 꿈도 희망도 없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게 다 이 사람 이전 작품들 때문에 그래요 ㅜㅜ


  영화도 보지 않고 더 이야기하는건 힘들어 보이기도 하니, 이 작품의 대한 마무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홈페이지의 소개글의 마지막 글을 따오는 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홈페이지를 봐 주시는 옛날부터의 [DEEP] 팬 들에게. "너의 이름은."는 나의 과거 작품의 모티브도 듬뿍 담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요소도 많지만 과거 작품들을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그 연속성과 더 발전한 점을 알아 주실 겁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이 영화를 가장 즐길수 있는 것은 역시 여러분입니다. -




마무리


  신카이 마코토. 그가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앞으로 이런 흥행 작품을 적어도 2편 이상 꾸준히 낼 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름니다. 꽤 운이 좋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그의 작품을 뛰어넘는 흥행을 맛이라도 본 첫 감독이며, 이 글의 영상들을 보신 여러분이라면 그의 이번 '너의 이름은'의 대박이 그저 운은 아님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관련 이야기 출처 - 신카이 마코토 공식 홈페이지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