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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싶은 말,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있던 말

어쩌다 말하고 곧 후회한 한마디, 수 년뒤 이불 속에서 후회한 한마디


마음속에선 단 하나를 전하고 싶을 때


머릿속에선 여러 단어가 떠오르고 사라지고


입 안에선 단어가 뭉쳐 문장이 만들어지다 결국 목구멍으로 사라진 그 한마디




  이번에 리뷰할 것은음이 외치고 싶어해(こころさけびたがってるんだ) 입니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아노하나의 제작진이 뭉쳐 만든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본에선 15년 9월에 개봉했으나 한국에는 이제야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이죠. CGV전용이지만 무료관람권이 생겨서 보러 갔습니다.


  그 아노하나의 제작진인 데에다가 제목인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이 제목만으로 제 눈길을 끌기는 충분했죠. 입이 아니라 마음이 외치고 싶어합니다.




  전개 자체는 흔히 있는 학원 청춘물입니다. 하나의 공연을 하기 위해 학생들이 갈등도 화해를 거쳐 협동하여 공연을 준비하다가 공연 직전 트러블이 일어나고 어떻게 트러블을 넘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다는 이야기. 하하 벌써 몇 작품의 제목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하지만 상황설정으로 이 작품만의 개성과 감동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로 실어증에 걸린 소녀를, 누구보다도 말의 무거움을 알고 있는 이 소녀를 중심으로 '말'에 대해 고찰해나가고 있습니다. 한 마디 말이 주는 상처를 무겁게 여기면서도 그럼에도 서로의 마음 속을 말하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작품 내내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외치는 뮤지컬에서 다가오는 감동은 볼만하지요.


  특히 주목했던 것이 이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이뤄지는 곳이 문화제나 어딘가의 콘서트 같은 것이 아니라 단순한 지역주민교류회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학생 전체가 참석하는 축제도 아니고 큰 규모의 콘서트도 아닌 1,2학년 중 두개의 반 만 참가하는 작은 무대죠. 열심히 준비해도 전교가 다같이 즐겁게 준비하는 문화제도 아니고, 여기저기 유명해질 수 있는 콘서트도 아닌데에도 오리지널 뮤지컬이라는 꽤나 허들이 높은 걸 하는 거죠. 그야말로 자기만족.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전하기 위한 공연. 때문에 극중에서도 관중의 반응은 거의 묘사되지 않고 철저히 공연하는 학생들만 주목해서 비춰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한 상대만 보여주고 있지요. 처음엔 왜 지역주민교류회? 했다가 새삼 이런 상황설정을 한 철저한 계산에 탄복합니다.




 연예면에서도 자세히는 말 못 하겠지만 왕도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적절하게 꼬이며 표현되는 연예감정을 새심하게 잘 다루고 있습니다. 눈길하나로 말 한마디로 말이죠. 청춘군상극이라고 할 만큼 이 주연 4명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배분해서 하나하나 잘 다뤄주고 있습니다.


  극장판이라고 엄청나게 쩌는 작화나 연출로 승부하진 않습니다. 실어증에 걸린 트라우마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동화적이면서도 공포스러운 연출은 굉장했지만 그 이외엔 하루하루 지내는 일상처럼 어디까지나 담담하게 하나하나 진행되는 전개와 함께 나아갑니다. 이러한 전개 덕에 점차 조금씩 변하는 등장인물들의 마음이 더 잘 와닿긴 해도, 실어증이 극복되는 그 클라이막스 씬에선 고조되는 감정선에 비해 너무나 평온한 화면연출의 부조화 덕인지 분명 감동적인 씬일 터인데 웃음을 참지 못 했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에겐 죄송했지만 웃어버렸어요. 하하. 그 씬에선 좀 더 강력한 연출을 보여주면 어땟을까 했습니다. 그래도 그 뒤에 뮤지컬 씬에선 다만 감동할 뿐이였지만요.


  뮤지컬, 그리고 노래로 전하는 마음이 주제인 만큼 음악들은 꽤나 좋습니다. 저게 어디가 고등학생 작품이야 당장 프로로 가라 뮤지컬의 노래뿐만 아니라 엔딩 크래딧의 음악도 끝까지 듣고 가시길. 주토피아의 try everything도 그렇고 요즘 음악 듣다보면 왜 이리 눈물이 나오는지...




 마음을 외치고 싶어하는 소녀가 뭘 외치고 싶어하는지 직접 들으러 가봅시다.





p.s

아 참고로 CGV강남은 이미 1주차 특전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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